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섬나라로 갑자기 여행을 떠나게 되니 마음이 설렜다. 가장 깨끗한 나라로 알려졌고 동남아시아의 경제 강국으로 싱가포르 섬과 6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으며 약 580여만 명이 살고 있다. 국민의 약 3/4이 중국계이고, 말레이계·인도계가 나머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어·중국어·말레이어·타밀어가 공용어이다. 싱가포르는 면적이 721.5㎢로 서울의 1.2배 제주도의 40% 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국가이다. 1인당 GDP가 2018년 전망치 6만1천766달러로 세계 8위이며 매년 1천8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몰려드는 세계 관광산업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세계 3대 원유 거래 시장이면서 아시아의 대표적 금융 허브이자 세계 4위의 금융 중심지이다. 상하이에 이어 세계 2위의 컨테이너항을 가진 나라로 아시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인천공항은 여객터미널이 2개인데 비해 창이공항은 4개의 여객터미널과 9개의 화물터미널을 갖췄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여행을 하면서 싱가포르는 자연 관광자원이 아니라 인공 자원, 사회적 자원, 산업적 자원, 위락자원을 육성해 관광객을 끌어 들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제회의 유치나 전시회 등에 참석한 이들의 90% 이상이 관광에 나선다고 한다. 첫날은 민박 예약이 잘못돼 일반 호텔에서 자고 싱가포르 남쪽 해변에 세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둘째 날 투숙을 했는데 파격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세 번째 동 48층에서 내려다 본 전망은 장관이었다. 건물 3채가 범선을 떠받치는 호텔 57층(지상 230m)에는 수영장이 있어 도시전체를 조망하며 수영을 즐길 수 있으니 관광객이 몰려오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전체가 70% 이상이 숲으로 덮여 있어 녹색도시 '가든 시티'의 탄생으로 식물 테마파크 공원으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가 있다. 철근과 콘크리트 뼈대에 패널을 붙여 식물을 심은 15~16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인공나무 숲이다. 18그루의 슈퍼트리에서는 200여 종, 16만여 가지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슈퍼트리의 화려한 야경을 보려는 관광인파가 어마어마하게 몰려들었다. 불야성을 이룬 야경을 보며 전기생산은 어떻게 하나 궁금했는데 자연친화적인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한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회담 때 이곳의 야경을 관람하고 놀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스튜디오, 쇼핑몰, 컨벤션 센터, 호텔 등 문화 공간이 밀집한 복합시설이 싱가포르 경제에 상상을 초월한 부가가치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청렴한 조직으로 평가받는데, 공무원이 검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도 될 만큼 대우를 잘해준다고 한다. 두 딸이 항공편, 호텔, 식당, 놀이동산, 식물원, 레이저 쇼를 감상할 수 있는 크루즈까지 모두 예약을 해 네 명이서 자유로운 여행을 만끽했다. 편리한 콜택시를 이용하니 이동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이 번 여행은 금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 일요일 저녁관광까지 마치고 밤 10시 40분 비행기로 돌아와 월요일 아침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딸들은 출근을 하고 우리 내외는 고속버스로 귀향을 했다. 고속버스로 내려오면서 너무 좋은 세상이라며 딸을 낳았을 때는 서운했는데 이렇게 호강을 하니 너무 좋다며 아내의 표정이 너무 밝은 모습이었다. 짧은 일정이라도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알찬 여행이었다.
우리민족은 두뇌가 명석하고 예절바른 우수한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외국인 기자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이란 글을 읽고 치부(恥部)를 들어내는 느낌이 들어 얼굴이 붉어졌다. 한국에서 11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던 한 외국인 기자가 한국을 떠날 때에 목사님과 나눈 대화에서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정리(整理)하여 말하면서 한국인들의 장점(長點)만을 이야기하였다. 그의 얘기를 듣는 중에 한국인의 장점만 말하지 말고 당신이 느낀 한국인의 단점(短點)도 알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잠시 주저주저하던 뒤에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인의 단점을 4가지로 압축하여 일러 주었다고 한다. 첫째로, 한국인들은 '미래지향적(未來志向的)' 이지를 못하고 '과거지향적(過去志向的)' 이란 지적을 하였다. 한국인들이 모이면 앞으로의 설계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군대이야기, 지나간 정치사건 이야기, 과거의 동창(同窓)이야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꼬집었다. 둘째는, 한국인들은 핑계를 너무 내세운다는 지적이다. 무슨 일이 잘못되었을 때에 솔직한 자기반성(自己反省)과 실패(失敗)에 대한 인정(認定)이 없이 윗사람, 아랫사람에게 핑계를 대거나 형편에 핑계 대기를 잘한다는 지적이었다. 셋째는, 한국인들은 인간관계에서 도무지 질 줄을 모른다고 지적하였다. 타협을 모르고 양보(讓步)를 패배(敗北)로 생각하며 흑백논리(黑白論理)에 접어든다는 지적이다. 넷째로, 한국인들은 심지 않고 거두려는 공짜 심리가 강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들이 어린 시절에 듣고 자란 말 중에는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짜로 얻는 것을 운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비록 외국인이 우정의 마음을 품고 일러준 말이라 생각하면 이 밖에도 지적하지 않은 것이 더 있지 않을까? 우리는 스스로 반성(反省)하며 겸허히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자세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내 얼굴모습을 보려면 거울을 보아야 하듯이 외국인의 눈에 비친 지적은 잘못된 것이 없는 것 같다. 또한 우리의 교육의 단점을 지적해주는 것 같아 뒤통수가 부끄럽다. 또 하나 "부끄러운 우리나라"라고 지적한 글의 항목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 같았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을 거지보다 얕잡아 보는 나라, 새장 같은 아파트가 품위 있고 멋있는 단독주택보다 더 비싼 나라, 자기 멋대로 뉴스를 만들어 온 국민에게 거짓 정보를 알려도 책임 안지는 나라, 종교지도자들이 투쟁에 맛 들여져 좌우로 나뉘어 아귀다툼을 해도 신자(信者)들은 맹목적으로 끌려 다니는 나라, 여행가다 수상 교통사고 났는데 국민 세금으로 보상금 주는 원칙 없는 나라, 나라를 비판(批判)하고 대통령을 욕하는 것을 애국자인양 떠드는 나라, 죄 짓고 도망치는데 종교시설에만 들어가면 영웅(英雄)이 되는 이상한 나라, 회사가 적자운영(赤字運營)을 해도 성과급(成果給)을 달라고 파업(罷業)하는 나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 벌어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사는 것이 성공(成功)인 줄 착각하는 나라 등 부끄러운 지적들이 우울하게 만든다.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는 한 경제력만으론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성현(聖賢)들의 가르침은 성적위주의 경쟁교육에 밀려나고, 인륜도덕이 무너지는 줄도 모르며 외국의 문물(文物)만 받아드리며 쉽고 편하게 살아가려고만 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얼과 정체성이 실종되어 삶의 목적과 방향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반성하고 미래를 설계하여 반듯하고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겠다.
19호 태풍 솔릭(Soulik)은'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명칭으로 전설 속의 족장(族長)을 지칭(指稱)하는데 그 위력이 역대 급이라며 온 나라가 초긴장상태로 대비했다. 일본으로 뒤따라온 20호 태풍'시마론'과 쌍태풍의 영향으로 느려졌고 중부내륙을 관통한다는 태풍이 남쪽으로 내려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바닷물이 차가우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여 세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내륙으로 올라오면서 큰 피해 없이 지나가서 천만다행이다. 태풍은 위도 5-25도 해역에서 발생하는데 해면의 기온이 27도 이상일 때만 발생하여 주로 7~9월에 북상하며 소멸하게 된다. 열대지방의 지면이 더워지면 더운 바람 때문에 생긴 상승기류(上昇氣流)라는 바람의 아래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공기는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으로 몰려드는데, 이 공기들이 상승기류를 타며 다시 바깥쪽으로 나가면서 생긴 중심부의 공기가 희박한 부분의 저기압 부분을 태풍이라고 한다. 풍속이 17m/s가 넘을 때 태풍이라 하는데 심한 상승기류가 나타나 폭우(暴雨)를 동반하면서 이동하게 된다. 공기의 큰 소용돌이인 태풍은 높이가 약 10km, 반경은 수백km에 달한다. 태풍의 눈이라고 불리는 중심은 하강기류에 의해 맑은 날씨를 보이며 태풍주위의 바람은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이동한다. 태풍의 번호는 1940년부터, 이름은 1945년부터 주어졌다. 태풍 이름은 괌 섬의 미국 태풍 경보 센터에서 예보의 편의를 위해 붙였는데, 초기에는 여성(애인)의 이름을 붙였는데 1979년부터 2000년까지는 남녀의 이름을 교대로 붙였다가 2001년부터는 서태평양의 14개 회원국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아시아 사람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14개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하여 총 140개를 각 28개씩 5개 조로 구성하여 1조부터 5조까지 차례로 사용한다. 140개를 전부 사용하는 데는 대략 4~5년이 걸리는데 모두 사용하고 나면 다시 1번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루사, 매미와 같이 유난히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은 여러 나라가 합의하여 다시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바꾼다. 그래서 북한에서 제출했던'매미'는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무지개'로 바뀌었고, 일본 규슈에 큰 피해를 가져왔던 태풍 '나비' 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이 삭제될 경우 기상청은 명칭 공모 과정을 거쳐 복수 후보 명칭을 정한다. 이를 태풍 위원회서 최종적으로 이름이 정해지는데, 그 결과 '나비' 는 '독수리' 로 대체되었다. 태풍은 그 발생 지역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이 붙여지게 되는데, 대서양과 멕시코연안에서 발생하는 것을 허리케인, 극동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 필리핀에서는 바기오, 오스트레일리아 연안에서 발생하는 것을 윌리윌리,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것을 사이클론이라고 한다. 인류가 겪는 자연재해 가운데 인명과 재산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 중 하나가 열대저기압인 태풍이다. 그래서 태풍 태(颱)자를 만들어 태풍(颱風)이라 쓰고 있다. 강풍·저기압·강수(降水)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와 해일(海溢)·홍수 등에 의한 간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어 큰 상처를 남긴다. 일반적으로 36㎧ 이상의 강풍은 나무를 무너뜨리고 지붕을 날린다. 태풍의 바람은 벽에 400Pa 이상의 압력을 가해 일시에 큰 나무와 약한 건물들을 무너뜨린다. 태풍에 의한 엄청난 강수량은 토양을 침식시키고 산사태를 일으키며 강·호수를 범람시켜 피해를 가중시킨다. 농·어업은 물론 산림이나 건물 차량 등 의 피해와 이재민(罹災民)이 발생하는 자연재해인 태풍의 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111년 만에 겪는 폭염과 가뭄으로 대지는 목말라하고 있다. 체온을 웃돌아 40도에 육박하는 가마솥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20여일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농작물은 말라비틀어지고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속출하고, 하천과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으며 거북등처럼 갈라져 올 농사는 흉년이라며 농민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7일이 입추이고 16일이 말복인데도 폭염은 수그러들지 않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동양 철학에서 우주 만물의 변화양상을 다섯 가지로 압축해서 설명하는 이론을 오행(五行)이라 한다. 인간사회의 다섯 가지 원소로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운행변전(運行變轉)을 말한다. 목·화·토·금·수의 다섯 요소는 인간생활의 기초를 만드는 것이기에 오행에 해와 달을 합해 요일(曜日)이 만들어졌다. 오행 중에 물(水)이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되며 물의 고마움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여름철이다. 우리 몸의 2/3는 물로 되어 있고 지구도 강과 바다가 2/3를 차지하여 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각종 산업에도 농업용수, 공업용수가 필요하고 물은 수증기로 증발하여 구름을 이루다가 비나 눈으로 내려 식물의 성장을 돕고 자연의 동식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물이다. 계곡으로 흘러 냇물을 이루고 강이나 낮은 곳으로 모여들어 넓은 바다를 이룬다. 땅속으로 스며든 물은 지하수가 되어 땅속을 흐른다. 마그마에 덥혀진 물을 뽑아 올린 것이 온천수이다. 물은 막으면 고여 있고, 열어주면 흘러가며 남을 탓하지 않는다. 저수지나 댐을 만들어 흐르는 물을 저장해서 필요할 때 쓰고 전기도 생산하고 있다. 물은 이렇게 인간의 생명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겸손의 덕을 지니며 홍수가 나면 바위와 돌은 물론 흙을 실어 나르기도 한다. 물은 흐르다가 낭떠러지를 만나면 폭포수가 되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물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서 새털구름과 뭉게구름이 되었다가 기운이 차면 비가 되고 겨울철에는 눈이 되어 대자연을 덮어주는 역할을 한다. 온도가 내려가면 얼음이 되어 빙상운동을 즐기게 한다. 이렇게 기체, 액체, 고체로 변화무쌍하게 변하면서 대자연의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오행 중에 가장 유익한 것이다. 오행(五行)은 사람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라 할 수 있다. 목(木)은 뭉쳐있지만 유약한 것이었고, 화(火)는 정밀하지만 적은 것이었으며, 토(土)는 실하지만 흩어져 있는 것, 금(金)은 강하고 견고한 것, 수(水)는 많으나 허(虛)한 것을 뜻했다.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는 이 세상(世上)에서 으뜸가는 선의 표본으로 생각했다. '레이먼드 탕'은 물은 말없이 모두를 이롭게 하며, 고여 있을 때는 안정적이고 흐를 때는 깊이가 있으며, 표현에 있어서는 정직하다. 불화가 있어도 젊잖다. 통치에 있어서 상대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행동에 있어서 때를 맞출 줄 안다. 스스로의 본성에 만족한다. 그러기에 흠잡을 수 없는 것이 물이라고 했다.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물은 차지하는 영역이 크고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한자의 자원을 보면 법(法)자도 물 수(00)에 갈 거(去)자를 합하여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자연의 순리에 맞아야 한다는 뜻이 숨어있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이 순간도 폭염으로 대지는 목말라하고 있는데 생명의 근원인 물의 고마움을 알고 아껴서 사용하는 것이 도리(道理)가 아닐까?
덥다. 덥다 해도 너무 더워서 가마솥이나 찜통에 비유할 정도로 폭염이 지속되면서 열대야로 밤잠도 이룰 수 없는 더위가 20여 일 동안 식을 줄 모른다. 찌는 듯 무더위는 사람을 짜증스럽게 하고, 매사에 의욕이 없고 입맛이 없어지며 기력도 떨어지게 한다. 옛 속담에 삼복더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게 느껴진다."라 했다. 당시의 더위도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행(五行)에서는 여름을 화(火)에 가을을 금(金)에 비유해 쇠붙이 인 가을 기운이 닥아 오다가 불의 기운인 더위가 너무 극심해 가을 기운인 쇠가 녹을까봐 더위 앞에 세 번 엎드리는 것을 삼복(三伏)더위라 한다. 하지를 지나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初伏), 네 번째 경일이 중복, 입추를 지난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는 것이다. 경일의 경(庚)은 금(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조상들이 삼복더위에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먹었던 보양음식은 견(犬)이 아닌 황구(黃狗)였다. 7월이 8월보다 훨씬 더운데 학생들의 여름방학도 학사일정 때문에 체온보다 높은 온도를 견디며 수업을 받는 실정이다. 요즘은 선풍기가 아닌 에어컨을 가동하니 찜통교실은 아니지만 소모되는 전력이 얼마인가? 기후에 맞추어 가장 더울 때 방학(放學)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봄철에는 미세먼지가 사람들을 숨 막히게 하더니 여름철의 폭염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괴롭히고 있다. 시원한 한줄기 소나기라도 뿌려주면 좋으련만 하늘은 무심하기만 하다. 지난 22일 오후 6시 께 기이(奇異)한 경험을 했다. 출타한 아내가 6시 반에 동생가족과 저녁 약속이 있다며 아파트에서 10여 분 걸어 나왔으면 하고 전화가 왔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걸어가는데 작은 물방울이 날리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돼 달구어진 아스팔트를 식혀주며 갈증을 해소해주니 너무 시원했다. 우산이 없어 도로변 나무숲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으나 너무 반가운 소나기였다. 비를 맞은 채로 차에 올라 서충주 신도시를 벗어나니 도로가 뽀송뽀송하였다. 서충주신도시의 옛 이름이 용전리(龍田里)이다. 지명이 용의 밭이기 때문에 용이 승천(昇天)하느라고 비를 10여 분간 뿌려준 것이라고 하니 아내는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고 한다. 햇살이 강한데도 한줄기 소나기를 용전리 에만 뿌렸으니 축복받은 곳으로 이사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부러워하였다. 방송에서는 이런 무더위로 인한 열대야가 111년만이라고 한다. 무더위와 땡볕 속에 일을 하던 사람들이 온열질환이나 열사병으로 죽는 경우도 있고, 물놀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안타까운 일이다. 펄펄 끓는 찜통 속 같은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바다로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니 도로는 자동차의 물결로 지구촌은 더욱 열을 받는다. 위성에서 찍은 지구촌은 불덩이가 띠를 두르고 있었다. 우리 인간은 자연의 덕분에 살아가고 있음을 문명의 이로움 때문에 모두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공짜로 무한히 공급해 주는 공기덕분에 숨을 쉬며 살아간다는 것을 느끼고 감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땅에서 자란 식물과 동물에서 영양분을 얻어 섭취하며 생명을 유지함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천기(天氣)인 공기를 코로 호흡하고 지기(地氣)인 음식물을 입으로 섭취하며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그동안 자연으로부터 무상으로 받기만 하고 갚으려는 마음자세는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자연을 파괴하고 공장을 지어 매연과 열을 내뿜은 것이 찜통 가마솥더위로 우리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니 자연 앞에 좀 더 겸손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말에 가족이 모두 모여서 시원한 계곡을 찾아 쌍곡으로 향했다. 빠른 길로 가기 위해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를 지나갔다. 여름철의 별미인 대학찰옥수수가 출하되었다. 이미 그 쫀득쫀득한 맛에 젖어있는 딸, 사위, 손자들은 먹고 싶다며 아우성이다. 차를 세우고 가마솥에서 방금 쩌 낸 찰옥수수 한보따리를 사서 주었더니"역시 이 맛이야!"를 연발하였다. 옥수수하모니카를 불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흐믓한 마음이 들었다. 손자 한명이"누가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를 만들었어요·"라며 좋아했다. 예전에는 옥수수하면 강원도 찰옥수수였는데 이 고장 출신이신 최봉호 박사가 만드셨다고 말해 주었다. 일반옥수수보다 통이 가늘어 8줄~12줄로 당도가 높으며 껍질이 얇아 치아 사이에 끼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많은 사람이 즐겨먹는 여름 피서 철의 인기 높은 간식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고향의 자연환경에 맞는 특산품을 개발하여 농가 소득을 높여주고 있으니 이 지역에선 구세주 같은 분이다. 최봉호 박사는 미주리대학교 캔자스시티교대학원 작물육종학 박사학위를 받고 충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당시 1991년부터 시험재배를 실시하여 12년간의 연구 끝에 2002년부터 연농(延農) 1호의 농산물등록번호를 달고 고향인 괴산지역에 본격 식재 하였다. 옥수수를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니 어느덧 속리산국립공원 간판이 보이는 쌍곡 계곡에 들어섰다. 계곡엔 피서인파와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계곡으로 들어가니 더위를 씻어주는 시원한 느낌이 온 몸을 감싸주었다. 아이들은 맑은 계곡물로 들어가 물장난을 치며 좋아했다. 여름피서는 역시 계곡이 최고라며 딸들도 동심으로 돌아갔다. 괴산은 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 농업특산물이 우수하게 자라는 지역인데,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 IC가 위치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에 관광명소가 많은 지역으로 여름 피서 철에 도로변 원두막에서 옥수수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여름철의 맛을 사시사철 즐길 수 있도록 진공 포장한 냉동옥수수는 겨울철에도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어 택배주문이 쇄도하여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옛 광진초등학교 자리엔 정보화마을을 운영하여 관광자원화 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괴산대학찰옥수수는 다음 해 씨앗으로 쓰면 고유의 맛이 없다고 한다. 정년 후 미국오클랜드로 건너가 종자를 생산하여 괴산에만 보급하다가 2015년부터 농우바이오에 판매권을 넘기면서 전국으로 대학 찰옥수수가 확산되었다. 종자보급원년부터 매년 씨앗을 공급받아 파종하여 순수한 재배지역에서 생산된 대학찰옥수수만이 품종고유의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괴산군에서는 대학찰옥수수 재배지역을 선정하여 타 품종과 수분(受粉)이 되지 않도록 특별관리를 하여 품종고유의 맛을 한 결 같이 유지하고 있다. 대학찰옥수수의 맛의 특징은 찰기가 높아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쫄깃쫄깃한 느낌과 쫀득쫀득한 미감(味感)을 주며 약간의 단맛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나서 누구나 좋아하게 된다. 지난 2011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지리적 표시 77호로 등록됐으며, 2015년 이래 지금까지 미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고, 올해는 2천100여 농가에서 옥수수 재배로 약 250억 원의 판매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찰옥수수의 명칭은 주민들이 대학교수인 최 교수를 향한 고마움을 담아'대학 찰옥수수'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고향을 위해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분의 공적을 기리는 대학찰옥수수 기념(紀念)관이라도 세웠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전 세계는 월드컵의 열기로 들끓고 있다. 짧은 한여름 밤을 축구경기 관람으로 새우다 시피 보내니 아침10시까지 잠을 잔다. 토요일 둘째네 가족이 와서 온천욕을 하고 시원한 함흥냉면과 쪽 갈비로 저녁을 먹었다. 1학년인 손녀는 쪽 갈비가 맛있다며 성인 1인분을 먹어치운다. 서충주 신도시로 이사 온 후 친정에 오기가 가까워 졌다며 딸들은 좋아한다. 시내에서 들어오는 길목에 탄금호를 끼고 있는 중앙탑공원에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렸던 건물에 있는 커피 집에 들렀다. 시원한 호숫가에 자리 잡아 건너편의 골프장 야경과 어우러져 살랑바람과 함께 밤풍경이 너무 아름답다고 모두가 감탄한다.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아름다운 호수공원이 있어 충주의 자랑이 되고 있다. 10시가 넘어 아파트로 들어와서 과일과 맥주를 마시며 자정부터 시작하는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이긴 멕시코전을 관람하기 위해 모두 TV앞에 앉았다.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3학년 손자는 눈동자가 빛났다. 주말이라서 마음 놓고 월드컵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마음 푸근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어 마음조이며 태극전사를 응원하였다. 광화문거리응원은 2002년 월드컵을 연상시켰다. 강호 멕시코를 이기면 16강 진출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응원을 하였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페널틱 킥으로 패한 경험이 온 국민의 가슴에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는데 멕시코 전에서도 똑같은 실수로 점수를 잃게 되자 모두가 실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발 빠른 멕시코 선수들에게 역습을 당해 추가 골까지 허용하여 패색이 짙어지면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5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을 때 최후의 5분을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 선수가 정말로 멋진 꼴을 넣는 순간 한반도가 들썩임을 느꼈다. 얼마나 통쾌한 슛이었는지 조마조마했던 가슴의 응어리를 확 풀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유럽에서 이름을 날리며 활약하는 손흥민 선수를 일찍이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는데 대통령을 만난 손흥민 선수는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려주었다. 딸 가족과 함께 한 여름밤 멀리 러시아에서 개최하는 월드컵축구경기를 안방에서 관람하며 응원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경기에 싸움 전(戰)자를 붙이는 것은 인간의 역사에서 영토를 차지하려고 수많은 전쟁을 해 왔던 것을 운동경기를 통해 분쟁의 욕망을 승화시키는 스포츠예술이라고 생각한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경기는 전 인류의 축제인 올림픽 중간에 개최하여 4년을 기다리는 지루함을 해소시켜준다. 한편에 11명의 선수가 둥근 공 하나를 이용하여 상대의 골에 공을 넣는 간단한 경기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변화로 골을 만들어내는 기묘한 동작과 전술전략에 매료되어 관중들은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대형스크린을 보며 거리응원에 열광하는 것 같다. 우리 골키퍼인 조현우 선수의 눈부신 활약으로 대량실점을 면한 것은 다행이다. 27일 밤 1%의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FIFA랭킹 1위인 독일 전에서 기적이 일어나 한반도를 열광시켰고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멕시코에게 어부지리(漁父之利)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축구경기를 보면서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공이 오기를 기다리고, 공을 잡으면 오래 끄는 습관, 잘 안 되는 정확하고 빠른 패스, 축구는 팀ㅤㅇㅝㅋ 인데 내가 한골을 넣겠다는 욕심은 찬스를 잃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에도 많은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이세상의 모든 일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겨주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자란 고향은 산골짜기에 십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산간벽촌 마을이었다. 지금은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IC가 생겨서 교통이 많이 편리해 졌다. 당시만 해도 단오는 4대명절로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뛰기, 씨름, 수리취(戌衣翠)떡먹기 등 즐거운 명절로 보냈던 것 같다. 단오의 '단(端)' 자는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 자는 다섯이란 뜻과 통하므로 음력으로 오월 초닷새를 뜻한다. 단옷날을 또 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수리란 '신(神)'이라는 뜻과 '높다'는 뜻으로 이것을 합치면 '높은 신이 오시는 날'이란 뜻이 된다. 그밖에 단오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으로는 중오절(重午節, 重五節), 천중절(天中節), 단양(端陽), 오월절, 여아절(女兒節)이라 했다고 한다. 단오 날은 이웃에게 부채를 선물하며 여름을 시원하게 나도록 빌어주었다고 전한다. 내가 어린 시절 집근처에 산골도랑이 있었는데 삼촌께서 나와 동생을 데리고 밤에 가재를 잡으러 가자고 하셨다. 기름 솜방망이를 만들어 주셔서 내가 들고서 어둠을 밝혔고 동생은 가재를 담을 싸리가지로 만든 작은 바구니를 들고 따라나섰다. 어둠을 헤치고 도랑에 다다르자 가슴이 설레었다. 삼촌에게 가재를 낮에 잡지 않고 왜, 밤에 잡느냐고 여쭈었더니 낮에는 돌이나 풀숲 속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밖으로 나온다고 하셨다. 가재는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당시의 도랑물은 그냥 식수로 사용했을 정도로 깨끗하였다. 바지를 걷고 도랑물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가재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생이 가장 신이 나서 첨벙거리며 가재를 잡아 종다래끼에 넣었다. 삼촌은 경험이 많으셔서 여유 있게 가재를 잡아 담았다. 나는 횃불을 들고 있느라 가재를 못 잡으니 삼촌께서 솜방망이를 달라고 하시며 너도 잡아보라고 하셨다. 가재가 너무 많아서 양손으로 잡아넣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데 물고기들은 우리와 정반대로 생활하는 것 같았다. 물고기는 밤이 되면 모두 밖으로 나와 활동을 하였다. 더욱이 불이 밝으면 모여드는 것 같았다. 나하고 동생은 너무 재미있어서 소리를 지르며 가재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잡은 가재들은 종다래끼 속에 가만히 있지 않고 밖으로 자꾸 기어 나와서 물속으로 도망가는 놈도 있었다. 그런데 어떤 가재는 물가에 있는 풀잎에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는 놈도 있었다. 삼촌께서 단오가 되어 가재도 그네를 타러 나왔다고 하셨다. 가제도 단옷날 그네를 타는 신기한 모습을 봤던 것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풀잎에 매달려 사람이 그네를 타듯이 시원한 밤바람을 가르며 더위를 식힌다고 생각하니 영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주 깊은 산골짜기에 가야만 가재를 볼 수 있으니 그 동안 수질오염으로 생태계가 너무 많이 오염 되어서 안타깝다. 요즘 자라는 아이들은 내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밤 가재 잡이나 반딧불 이를 따라가며 밤하늘의 별을 세는 여름철의 아름다운 추억은 맛 볼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자연과 멀어진 생활을 하는 아이들 보다 가난하게 살았어도 우리세대의 어린 시절이 더 행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농경사회에서 농사일이 힘들 때 음식과 놀이문화를 통해 심신의 휴식을 취하며 씨름과 그네뛰기를 하며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한 가족처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사람의 정을 느끼며 살았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단오가 어제 지나갔다.
풀 향기가 코끝에 와 닿는 녹음이 짙푸른 유월이 되었다. 싱그러운 나뭇잎은 기름을 발라놓은 듯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계절이다. 들녘에는 농작물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모내기를 끝낸 논도 녹색들판으로 변해가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반도를 중심으로 숨 가쁘게 급변하는 정세가 어떻게 전개 될 것인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6·13 지방선거의 열기도 달아올라서 초여름의 햇살과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내일은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분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인 현충일(顯忠日)이다. 조기(弔旗)를 게양하고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偉勳)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는 날로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나라가 존재하는 한 수차례의 전란(戰亂)을 거치게 되어 있다. 모든 국가는 그 전란에서 희생된 사람을 추모하는 행사를 한다. 1948년 8월 정부수립 후 2년도 채 못 되어 6·25 한국전쟁을 맞았고 이에 40만 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하였으며 백만 명에 달하는 일반 시민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고 재산피해를 입었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이 지나 어느 정도 자리가 안정을 찾아가자 정부는 1956년 4월 대통령령 제1145호로「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을 개정하여 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여 현충원 및 충혼탑에서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전사한 국군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모든 선열의 넋을 기리고 있다. 6. 25 한국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적화야욕을 획책한 북한공산군이 남침을 감행하여 서울이 함락되었고 낙동강 전선을 지키며 공산화의 위기를 맞았을 때 UN군이 도와주어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을 수복하였고 북진통일을 하자며 압록강까지 올라갔으나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후퇴하여 정전 선언으로 휴전선이 그어진지 65년이 된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는 핵실험과 ICBM까지 쏘아 올리며 미국과 대치하면서 전쟁분위기가 고조 되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남북정상의 판문점 회담에 이어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63회 현충일을 맞이한다. 한반도에 찾아 온 모처럼의 평화무드가 성공하여 금수강산에 다시는 포화로 얼룩진 황폐한 산하가 되지 않도록 기원하는 마음이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하루만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북한에 억류되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송환을 트럼프 미대통령이 앤드루공군기지에 나와 직접 맞이하는 모습을 보고 자국민 보호에 어떤 희생도 감수하며 국가가 책임을 다하는 막강한 모습을 보고 세계최강국을 부러워해야만했다. 전쟁 중에 초계(哨戒)를 다하다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의 유족이나 독립운동 후손에 대한 보상보다 민주화운동희생자나 세월호 희상자의 보상이 균형을 잃으면 누가 유사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겠는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신 호국영령들의 거룩한 나라사랑정신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본받을 수 있는 나라사랑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현충(顯忠)의 뜻은 두드러진 충렬(忠烈)을 귀하고 높이 드러냄이다. 유가족만 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날이 아니라 현충원을 찾을 수 없다면 아이들 손을 잡고 가까운 충혼탑을 찾아 참배하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심어 주는 현충일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고귀한 희생덕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경건한 마음으로 현충일을 보냈으면 한다.
5월 8일은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고, 효(孝)사상의 미덕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인 46회 어버이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기념해오던 '어머니날' 행사가 확대되어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제정되었다. 어버이에게 효성(孝誠)을 다하는 고사성어(故事成語)에 반포지효(反哺之孝)가 있다. '어미를 먹여 살리는 까마귀의 효성'이라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의 뜻이 들어있다. 그 유래(由來)를 살펴보면, 이밀(李密)이라는 사람에게 진(晉)나라 무제(武帝)가 높은 관직을 내렸지만 늙은 할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관직을 사양했다. 그러자 무제는 이밀 에게 크게 화를 냈고 이밀은 자신의 처지를 까마귀에 비유하면서 무제(武帝)에게 "까마귀가 어미 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께서 키워주셨기 때문에 돌아가시는 날까지만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진정표(陳情表)를 써서 올렸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온갖 아부를 하는 세상인데 벼슬을 버리고 효를 실천한 인물이다. 명나라 때의 약학서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보면, 까마귀는 태어난 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새끼가 다 자라면 어미에게 먹이를 가져다준다고 한다. 까마귀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효도하는 마음을 비유하여 벼슬을 사양하고 할머니의 은혜에 보답한 훌륭한 인물이다. 공자께서는 효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 활동하실 때에는 공경을 다하고, 연세가 높아 봉양함에는 그 즐거움을 다해 드리며, 병이 드시면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셨을 때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엔 엄숙함을 다한다."(子曰 孝子之事親也에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이 글은 효경(孝經)에 나오는데 효자 노릇이란 부모님의 기거(起居)에서 돌아가신 후에 이르기까지 자식이 할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명제(命題)를 담고 있다. 집을 떠나 있는 자식의 소재를 모르는 부모의 걱정이야말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자식은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먼 곳으로의 외출을 될 수 있으면 삼가고 부득이 외출해서는 소재를 알려야 한다고 하였다. 부모님이 문간에 기대어 자식을 기다리는 모습을 의려지망(倚閭之望)이라 한다. 오늘날은 효(孝)가 많이 퇴색되어 어버이날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고 용돈을 드리는 것으로 효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한 면도 있다. 어린이날과 3일 간격이라서 젊은이들은 어린이날 자녀에게 선물 사주랴 어버이날 부모님에게 효도하랴 힘들 거라고 예상이 된다. 옛날처럼 한집안에 3대가 모여 살던 시절엔 효의 실천을 자식이 보고 배우며 이어졌는데 요즘은 핵가족 시대라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어 효의 실천이 어려운 것 같다. 필자의 집안 자녀들은 4촌까지 일 년에 몇 차례 만나는 모임을 해오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가족행사를 묶어서 하고 있는데 가족의 화목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30여 명이나 되니 펜션을 한 채 빌려서 1박을 하며 어린이들과 부모를 위한 이벤트를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데 너무 좋은 것 같다. 4촌의 자녀끼리는 6촌이 되는데 서로 가족의 정을 느끼며 하루만이라도 대가족이 되어보는 체험을 하는 날이라 가정의 달인 오월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자녀를 키워봐야만 부모의 은혜를 느끼는 것처럼 낳아서 길러주신 고마움을 부모가 늙어서 갚아드린다고 생각하면 효도가 즐겁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조상들은 몸(身)보다는 마음(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면 정확히 답을 하는 사람이 드물다. 가슴(심장)에 있다는 사람도 있고 머리(뇌)에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동양의 한자문화권에서는 마음 심(心)자를 심장모양을 본 따서 만들었다. 인간의 심장은 하루 평균 10만 번을 뛴다고 한다. 70세 까지 약 26억 번을 쉬지 않고 뛰는 셈이니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臟器)라 할 수 있다. 심장이 멈추면 생명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마음은 뇌에서 나오는 호르몬 분비물이라 한다니 동서양 문화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심장에서 뿜어내는 피가 온몸을 돌아 복귀하는데 6분 30초가 걸리며 초당 28km를 순환한다고 한다. 머리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여 몸의 동작을 명령한다고 보면 신체의 사령탑인 두뇌에 마음이 있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현대인은 마음공부는 소홀히 하고 겉으로 나타난 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성형기술이 발전하여 얼굴 모양을 예쁘게 고치는데 많은 돈을 들이고 마음은 예쁘게 가꾸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매일 몸을 씻고 얼굴을 예쁘게 가꾸기 위해 화장(化粧)을 하지만 마음에 낀 때를 닦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목욕을 하거나 집안 청소를 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 마음은 어떻게 깨끗이 닦아야 하는가? 나를 비춰 볼 수 있는 거울이나 밖을 볼 수 있는 유리창도 때가 끼게 마련이다. 청소를 해야만 깨끗해지는데 마음의 청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글을 읽거나 좋은 말씀을 들으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마음의 때가 닦아진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충주향교에서 명심보감을 강의하고 있는데 매주 금요일엔 마음의 때를 닦는 날이라 마음공부가 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은 성현(聖賢)의 금언(金言)과 명구(名句)를 모아 엮은 수양서(修養書)이다.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와 같은 거울이라는 책이다. 옛글이지만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이기 때문에 현대인의 마음을 밝혀주는 지침이 되어 인간관계에 도움을 주는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주옥(珠玉)같은 문장을 읽고 해석하며 관련사례까지 토론을 통하여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수강하시는 분들과 경험담이나 느낌을 주고받는 토론식의 학습을 모두가 좋아한다.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안하다는 내용도 있다. "마음이 안정되면 초가집도 평온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또 "마음을 고요하게 하면 수명이 길어지고 물욕을 멀리하면 정신이 오래도록 맑아진다(自靜其心延壽命 無求於物長精神)."는 글은 논어에 나오고, 채근담(菜根譚)에는 "마음은 비어있지 않으면 안 되니 비어있어야 정의와 진리가 거기 와서 살 것이요, 마음은 차있지 않으면 안 되니 차있어야 물욕(物慾)이 거기에 들어오지 못한다(心不可不虛 虛則義理來居 心不可不實 實則物欲不入)."라는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이 있다. 사람의 마음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속마음을 알 수 없다는 글도 명심보감 성심(省心)편에 있다. "바다가 마르면 마침내 그 밑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하느니라(海枯 終見底 人死 不知心)."하였다. 불가(佛家)에서는 "세상사(世上事)는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라 한다. 마음은 이렇게 중요하다. 현대인들이 소홀히 넘기기 쉬운 마음공부를 하여 선행을 베풀고, 따뜻한 가정과 밝은 사회를 만들어서 이웃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면 좋겠다.
고향친구, 학교동창, 직장동료 등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모임이 은퇴 후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70년대 후반에 작은 시골학교에서 근무했던 선생님들과 모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졌다. 불혹(不惑)이라는 40대, 예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하며 발의한 모임이 부부동반으로 30여년을 이어오고 있으니 보통의 인연이 아니다. 회원이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빠진 분도 있는데 지금은 단촐 하게 8명이 매달 모여서 식사를 하며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여행비를 적립하여 다섯 차례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아마도 해외여행이 재미있어서 모임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 같다. 해외여행의 붐이 일 때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여행의 맛을 들였다. 하롱베이에서 배를 타고 기암괴석의 절경을 감상하며 감탄을 연발했고, 소형비행기로 캄보디아로 넘어가 동남아에서 가장 크다는 톤레샵 호수에 황토색 물에 새집처럼 수상집을 짓고 사는 모습을 보고 상대적인 행복감을 느꼈었다. 앙코르와트의 찬란했던 문화유적을 둘러보며 그들의 위대했던 조상을 존경스럽게 생각했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피부로 느끼며 무더운 나라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와 다른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두 번째 여행지는 터키 이스탄불까지 12시간을 비행하는 먼 곳으로 날아갔다.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선에서 숲속의 별장과 요트를 보고 그들을 부러워하며 또 다른 여행의 맛을 느꼈다. 아야소피아성당, 카파도키아 지하도시인 데린구유와 열기구 투어 등이 기억에 남는다. 수도 앙카라에서 한국 참전 기념공원을 참배하며 우리와는 형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에서는 주식인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고 케밥도 별미였다. 돌아올 때는 항공사 사정으로 모스크바를 거쳐 돌아왔던 추억도 남아있다. 2~3년 간격의 여행은 가까운 대만에도 다녀왔다. 고궁박물관과 석회암 계곡 화련 등을 둘러보는 맛 기행을 하고 왔다. 2년 전에는 중국의 서남부 보이차로 유명한 운남성(雲南省) 곤명지역을 다녀왔다.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고원지대인 샹그리라[香格里拉]공항에 내리니 해발 3천400m가 넘는 고산지역이었다.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송찬림사'라는 절의 계단을 오를 때는 고산증으로 고통을 받은 일행도 있었다.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관람한 여강인상쇼는 무대 뒤로 옥룡설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500여 명이 출연하여 1시간이 넘게 민속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추며 무대둘레를 말을 타고 달리는 대륙다운 쇼를 감명 깊게 관람했다. 지난 3월에 다녀 온 괌 여행은 관람위주의 여행에서 휴식을 취하러 갔다. 사랑의 절벽으로 유명한 가까운 아름다운 해변에 모여 있는 큰 호텔에서 색다른 여행을 했는데 옵션관광을 세 가지나 하고 나니 재미도 있었지만 힘들었다는 분도 있었다. 해군기지가 있는 남부지역 관광을 할 때 현지인가이드가 우리말을 너무 잘하며 특유의 유머로 여행자들을 즐겁게 하여 많이 웃고 박수도 많이 쳤다. 밤 비행기로 출발하여 인천공항에 새벽에 도착하여 관광버스로 이동하여 해수사우나를 한 다음 을왕리 해수욕장 앞에서 점심으로 조개구이를 먹었다.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 들려 여행뒷이야기를 나누며 충주로 돌아오는데 춘분일인데도 눈발이 차창을 스치니 겨울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까지 이 모임이 이어질지 모르지만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여행을 마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이 들어 소중한 인연덕분으로 은퇴 후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도 행복이라 생각한다.
농산어촌으로 갈수록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으로 변하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이 없어서 지역문화의 중심역할을 하던 학교가 문을 닫아왔다. 정부에서는 귀농 귀촌정책을 펴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소외지역으로 돌아오지 않고 대도시로 몰려들어 각종 도시문제를 증가시키고 있다. 농산어촌에는 연로한 노인들이 고향을 지키며 이장과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실정이 낯설지 않은 일이 되었다. 도시의 고층아파트는 하늘을 찌르듯 솟아올라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낯선 나라에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 같아 사람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삭막한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단군 이래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자랑하지만 인간답게 살아야 할 윤리 도덕은 골동품 취급을 받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기 보다는 돈이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끔직하고 황폐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결혼연령은 늦어졌고 자녀는 키우기 힘들다고 하나만 낳거나 아예 자녀를 낳지 않고 부부끼리만 인생을 즐기며 사는 풍조도 있다고 하니 세상이 망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아닌가· 이러하니 인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고령사회는 도래하여 인구구조의 불균형은 위험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편리함만 쫒으며 경제발전에만 몰두하여 잘살게 되었으나 삶의 환경은 점점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릴 수는 없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은퇴 연령이 된 베이비부머(baby boomer)세대들이 태어 날 때만 해도 산아제한(産兒制限)정책을 폈었다. 이 당시 표어가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 이들이 노인 세대가 되면 인구구조가 역삼각형이 될 것이다.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개발의 부산물이 다음세대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자녀가 많으면 다복하다고 했던 시대에 다산(多産)이 주는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약 30여 년 전 인천의 한 병원에서 딸 네쌍둥이가 태어났다. 강원도 광산촌에서 어렵게 살던 가난한 집안이라 키울 걱정이 컸으나 네 쌍둥이 아이들이 퇴원할 때 병원 이사장은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 비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네 아이와 기념사진을 찍고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에게 네 아이가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고 한다. 병원 이사장은 바쁜 생활 속에 이들을 잊고 지내다가 사진첩을 정리하던 중 네쌍둥이와 퇴원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때 약속이 떠올라 이들 가족을 수소문(搜所聞)하여 용인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광부를 그만둔 뒤 장사와 노동일 등을 하고 있었고 집안은 생활 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어려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쌍둥이 자매들은 중 고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했으며 태권도를 배워 4명 모두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꿈은 다양했지만 4명 모두'백의의 천사'라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과 진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길 병원에서 퇴원 때 이사장이 농담처럼 "간호사가 돼 고마움을 사회에 갚게 하시라"고 했던 말을 가슴에 새겨두었다가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고 한다. 합격은 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이들에게 이사장은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해 18년 전 약속을 지켰다. 학비를 계속 대주기로 하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 병원 간호사로 뽑아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다행히 병원장의 따뜻한 배려로 잘 자라서 지금은 네 쌍둥이 모두 간호사가 되어 자기들이 태어난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리며 잘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자연환경이 더 나빠졌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경제발전의 부산물인 미세먼지가 점점 심하여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4일 고속도로를 타고 인천방면으로 운전을 하고 가는데 숨이 막히고 답답함을 느껴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깥공기가 차안으로 못 들어오게 막고 달렸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粒子)를 미세먼지라 하는데, 호흡 과정에서 폐 속에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등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대부분 자동차, 발전소, 보일러 등에서 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배출물질이 주요 원인이다. 그 밖에 공사장이나 도로에서 날리는 먼지와 화력발전굴뚝에서 배출되는 분진과 난방용 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미세먼지의 발생량이 많다고 한다. 중소도시에도 자동차 물결이 넘쳐나는 자동차엔진의 연소물질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황사(黃砂)나 오염물질도 우리나라 대기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민국의 실상을 보면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 남한의 외화 보유고는 세계 7등이고, 자동차를 작년에 800만 대를 만들어 230개 국가에 수출했다. 1등부터 6등까지의 조선소가 모두 대한민국 조선소이고, 작년에 라면 매출고만 2조 원이고 그 중 1조 원을 수출하였다고 한다. 작년에 국내 건설회사 들이 외국에서 70조 원의 공사를 따냈고 금년에는 90조 원을 예상한다고 한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민의 45%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평균 3명 중 1명이 대한민국에서 만든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대형 선박의 43%가 한국산이며, 서울의 지하철이 세계 1등이며 인천공항도 세계 1등이라 한다. 집이 8%가 남아돌아가고 있는데 아파트를 계속 짓고 있고, 타이어를 연간 1억 개를 생산하는 타이어 3대 강국이 되었다. 세계 1등을 한 현대 기아 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가스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고 하며, 세계에서 인터넷의 속도 기술 보급률이 가장 우수한 나라가 되었다. 반도체 1등 국이며 유엔은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기술이 세계 1등이라고 발표하였다. 세계 전문기관들은 한국은 2030년 안에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경제발전의 그림자인 미세먼지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기상예보가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사실을 북한 주민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고 한다. 2018평창올림픽 기간 중에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고 엄청 놀랐다고 한다. 김영남이 눈물을 흘린 것은 감격의 눈물이 아니라 절망의 눈물이라며 외국 방송에서 그들이 보고 놀란 것을 다뤘다고 합니다. 어느 분의 말처럼 단군 이래 가장 잘 사는 나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성장의 그늘 뒤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없도록 미세먼지가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더럽히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과 비교하면 경제발전은 없었어도 도랑물을 마셔도 탈이 없었고 청정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아파트가 아닌 초가삼간에서 보리밥과 산나물을 먹으며 살다가 가신 우리조상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안방까지 스며드는 미세먼지를 공기청정기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경제발전의 그늘에서 번져가는 미세먼지를 해결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발전의 속도를 조절하여 불과 몇 분만 호흡을 멈추어도 죽게 되는 인간의 목숨인데 공기의 중요성은 밥보다 우선한다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다녀왔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충주)과 충주문화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이종배 의원은 환영사에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중원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이 건립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알찬 결실이 맺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손창일 충주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충주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선사시대부터 삼국문화의 국보급유물과 유적이 5만 7천여 점이 발굴 되었는데도 국립박물관이 없어 타 지역 박물관에 보존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반드시 국립충주박물관이 건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1차로 5만여 명의 서명 부를 문화관광체육부 제1차관에게 전달하였다. 중원문화권의 중심인 충주는 역사적 지리적으로 복합적인 고유한 문화가 융합되어 있는 보고(寶庫)이고 남한강의 내륙수운이 발달했던 중심지였으며, 보물이 산재한 지역으로 후세의 역사체험 교육장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해 추진위원회가 발족한 뒤로 범시민 서명운동, 시민 결의대회,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며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충주시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토론회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발제자로 나온 정성권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타당성 연구 세부총괄팀장은 "중원문화권 지역 문화재의 특징과 보존 활용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가 있었고, 이어서 두 번째 발제자인 오세덕 경주대학교 박물관장은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제 문제"라는 주제발표를 하였다.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의 타당성을 주장할 때는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서 종합토론은 장준식 충북문화재연구원장을 좌장으로, 김성명 경기문화재연구원장, 홍성화 건국대 교양대학 교수, 강원표 문체부 문화기반과 학예연구관, 김병구 전 예성문화연구회장이 참여하여 질의와 응답으로 휴식도 없이 세 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국립박물관은 지역의 요구에 따라 건립할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문화권을 중심으로 타당성연구를 거쳐 중원문화권역처럼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균형 있게 건립하여 유구한 조상의 얼을 배울 수 있는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박물관처럼 전시위주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은 교육적인 효과가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문화권 마다 테마가 있는 박물관을 만들어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한 전시물만 보고 오는 곳이 아니라 관람객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차별화와 특성화가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유물을 전시하여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 혼란만 주기보다는 유물을 정기적으로 교체 전시하여 박물관을 다시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박물관의 소장유물을 실내에만 국한하지 말고 유적(遺跡)은 현장 보존을 원칙으로 셔틀버스, 전동차, 케이블카, 배 등의 이동수단으로 관람 할 수 있도록 운영하면 좋겠다. 직접체험이 어려운 것은 스크린 골프처럼 영상체험을 하면서 과거의 역사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 중원문화권도 경주로만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교실에서만 하는 역사 교육을 박물관을 찾아가서 체험으로 느끼며 배울 수 있는 국립충주박물관이 중원문화권의 중심지인 충주에 우뚝 세워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