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12. 청주 내수읍 '이석가마솥추어탕' [충북일보] 청주 내수읍 세교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이석가마솥추어탕'은 부모님과 금지옥엽 외동딸이 꿈꾸던 전원 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퇴직을 몇 년 앞두고 은퇴 후 삶을 고민하던 아버지에게 아내와 딸의 음식 솜씨는 든든한 밑천이었다. '장금이'가 집에 둘이나 있었다. 제일 좋아하던 추어탕을 점찍었다. 가마솥에 시래기와 미꾸라지를 푹 고아 뚝배기에 옮겨 끓여주는 방식이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 보양식으로 손색없었다. 아버지의 설계대로 대기업 비서직을 그만두고 전국의 맛집을 돌며 자신의 손맛과 비교해 본 양연숙 대표는 가족의 미래를 확신했다. 아버지 퇴직 전 딸과 어머니가 먼저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연고가 전혀 없는 도시에 우연히 마련한 전원주택이었다. 조용한 시골 풍경이 좋았지만 밤이면 도시 생각이 났다. 모녀가 서로 의지해 시골 생활에 적응해가며 추어탕 전문점을 시작했다. 장소가 외진데다 변변한 홍보도 안한 탓에 힘든 시간이었다. 외지인을 반기지 않는 동네 분위기도 어렵기만 했다. 밝은 모녀의 에너지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매번 정성을 다해 음식을 내고 손님을 귀하게 대접했다. 2년쯤 지나자 빨리 오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집이 됐다. 양연숙 대표의 깔끔한 성격은 식당에서 빛을 발했다. 7천 원짜리 추어탕을 한 그릇 먹어도 정갈한 한상을 받아야 대접받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숟가락은 물론 반찬 하나 담는 것도 양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꼭 자신이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6년이 지난 지금도 가게 안은 막 개업한 것 같이 깨끗하다. 워낙 깨끗한 내부 때문에 입구에서 신발을 벗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다. 특히 농사일을 하다가 찾아온 손님들은 미안하다며 장화를 벗는다. 말려도 듣지 않는 손님들을 위해 입구에 슬리퍼도 비치해뒀다. 밥도 예사롭지 않다. 갓 도정한 초정약수쌀을 이용해 압력밥솥에 짓는다. 11시부터 3시까지만 영업하는 덕에 밥이 그릇에 머무를 시간도 길지 않다.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오면 압력밥솥에 계속해서 밥을 한다. 배가 불러 밥을 남길 때면 밥이 아깝다며 비닐에 싸달라는 손님들도 있다. 추어탕을 담는 뚝배기도 특별하다. 건강에 유독 관심이 많은 가족이다. 아버지가 잠시 투병생활을 했던 탓이다. 가족이 먹을 수 없는 것들은 상에 올리지 않는다. 얼핏 봐도 여린 손목으로 가벼운 멜라민 뚝배기가 아닌 질뚝배기를 고집하는 이유도 혹시 모를 여지를 주고 싶지 않아서다. 세척도 남다르다. 뚝배기를 세제로 씻으면 세제가 배어나올 수 있어 베이킹소다와 뜨거운 물만을 사용한다. 손님이 많아질수록 영업시간보다 뒤처리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관절이 아파오는 어머니가 슬쩍 가벼운 뚝배기를 추천해도 "내가 하겠다"는 고집스러운 딸이다. 추어탕을 못 먹는 동행 손님들을 위해 고심한 메뉴도 이름부터 건강한 새싹비빔밥이다. 정갈한 모양과 깔끔한 맛으로 손님들을 사로잡았다. 가족 중 제일 예쁜 이름으로 투표를 거쳐 아버지의 이름을 내건 '이석가마솥추어탕'이다. 아버지의 이름이지만 가족의 이름이기도 하다. 온 가족의 정성이 담뿍 담긴 추어탕이 궁금하다면 서둘러야한다. 그 맛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네 시간뿐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충북일보]2025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경영계와 노동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천860원이다. 지난해 '1만 원' 선을 두고 이뤄진 최저임금 샅바싸움은 전년 대비 2.5%p(240원) 인상으로 결정됐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까지 '140원(1.4%)'을 남겨둔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워진 경제 상황은 더욱 치열한 공방을 오고가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6명을 새롭게 위촉했다. 13대 최저임금 위원회는 오는 21일 1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는 고용노동부의 심의요청서 접수, 위원장 선출 등 2025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최저임금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각 주장은 같은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동계는 급등하는 물가와 적정 생계비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40원 남은 1만 원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내수 부진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부채 부담 등을 이유로 '동결'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