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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철

청주시 친환경농산과 주무관

"우리 공무원님 고생하셨는데 이거 받아요. 내 작은 성의야."

갑자기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요즘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하겠지만 이것은 실제로 내게 벌어진 일이었다.

연초가 되면 농사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사업들을 시행하는데, 그 중 한 사업에 선정되신 분으로부터 사업을 완료했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 차 출장을 나가게 됐다. 농지에 나가 현장 확인 후 돌아가려 하는데, 잠깐 와보라 하시더니 수고 많았다며 돈을 건네는 것이었다.

처음 맞이하는 이런 상황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거절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다 보니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겨우겨우 거절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게 됐고 이 사건을 계기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감탄 아닌 감탄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공무원의 필수 덕목 중 하나인 청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청렴이란 무엇이고, 청렴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을 지키는 것일까? 청렴에 대한 정의도 여러 가지일 것이고, 지키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청렴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부당하게 돈을 받는 것은 청렴에 어긋난다.' 이렇게 누구나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당히 지키는 것을 말이다.

당시 상황으로 돌아와서 만약 내가 저 상황에서 돈을 받았다면 난 나에게 당당할 수 있었을까? 이미 한번 받았으니 앞으로도 받으려 하지 않을까? 또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새어나갔을지도 불안감에 벌벌 떨고 있진 않을까? 사실 이렇게 고민할 바에는 차라리 그냥 안 받고 편히 지내는 것이 낫지 않은가 싶다. 이런 당연한 것을 지키는 사소한 것으로도 나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고 이런 내 결정에 괜스레 뿌듯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청렴은 지키면 당당하고 뿌듯하지만, 조그마한 유혹에도 흔들리기 쉬워 지키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뿌리 깊은 청렴의식과 당장의 이득에 혹하지 말고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요즘 기사를 보면 거짓 초과수당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공무원들이 많이 보이는데. 조금 더 받으려다가 해임되거나 감봉되는 공무원 소식을 보면 답답한 생각도 든다. 보통 관행이라고 변명하지만 관행이라는 변명 뒤에서 '부당하게 초과수당을 받으면 청렴에 어긋난다'라는 당연한 것을 못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청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마음속 깊이 청렴을 새겨야 할 것이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하는 청렴자가 학습에 나온 문구 중 가장 와닿은 문구가 있다. '청렴을 지키면 어디서나 당당할 수 있습니다.' 내가 체험을 했기에 더 공감이 되는 문구이기도 하다. 이 문구를 되새기며 앞으로도 청렴을 지키면서 누구에게나 당당한 공직자가 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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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