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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1.05 14:27:17
  • 최종수정2024.11.05 14:27:17

류경희

객원논설위원

김건희 파우치가 다시 소환됐다. 박장범 KBS '뉴스9' 앵커가 현 KBS 박민 사장의 후임 사장후보자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국회에 접수된 인사 청문요청안에서 'KBS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적임자'라며 박장범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응은 이번에도 심상치 않다.

야당은 박 앵커가 지난 2월 윤 대통령과의 대담 인터뷰 질문 과정에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가 최재영을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함정 선물했던 디올 가방에 대해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가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한 일을 들먹이며 '명품백 수수 사건을 조그만 백으로 축소한 사람이 KBS 사장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파우치 발언 인터뷰 영상을 재생한 뒤 '권력에 아부한 자,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고 국민의 공분을 산자가 공영방송 사장이 된다는 것'이라며 KBS가 '김건희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이냐고 비아냥거렸다.

Korean Broadcasting System의 약자인 KBS의 K를 김건희의 K로 바꾸어 한껏 조롱한 이훈기는 이 정도로는 미흡했던지 '윤 대통령의 술친구인 박민이 김건희 머슴을 자처한 박장범에 밀린 것'이란 막말까지 보탰다. 국회의원의 막말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지만 대통령의 술친구나 김건희의 머슴이란 표현은 이래도 되나 싶게 거슬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제의 파우치 논란을 짚어보자. 박장범 앵커의 파우치 발언에 대해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 악물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사회자의 모습이 애처롭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명품백을 명품백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비루하다"고 공격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역시 "명품백을 '파우치'로, 받았다를 '놓고 갔다'고 표현하는 게 바로 마사지"라며 비난했다.

야당이 명품백을 파우치라 부른다며 박 앵커가 사건을 축소 은폐한 것처럼 일제히 공격의 포문을 열었으나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가방은 파우치가 맞다.

해당사건을 기획하고 폭로한 채널 '서울의 소리'측도 이 제품을 '파우치'라 소개했고, 선물을 판매한 매장 직원이 '파우치 제품'이라고 했던 제품설명내용이 구매 시 영상기록에 남아있다. 2022년 9월 5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서울의 소리 측이 구매했다고 주장한 이 백의 정확한 명칭은 '레이디 디올 파우치(LADY DIOR POUCH)'다. 송아지가죽 소재로 디올 공식 홈페이지에 '레이디 디올 파우치'로 올라있다.

백인가, 파우치인가를 두고 쓸데없는 다툼이 많지만 백도 파우치도 가방이다. 백은 큰 가방, 파우치는 백 속에 넣고 다니는 수납용 가방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원시 게르만어에서 유래했다는 파우치(pouch)는 호주머니(pocket)와 어원이 같다. 간단한 화장품이나 칫솔세트 정도를 넣어두는 용도로 쓰는 파우치는 보통 가방 안에 넣고 다닌다.

백 가운데 간편한 클러치 백(clutch bag)은 파우치처럼 작지만 가벼운 핸드백으로 이용하는 가방이다. 그래서 가방 속에 넣고 다니지 않는다. 요즈음은 큰 백 대신 작은 클러치 백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파우치와 클러치의 경계가 모호해지긴 했다. 김건희 여사가 받은 파우치도 끈을 부착하면 가벼운 산책용 정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대부분의 파우치는 가격이 저렴하다. 그러나 디올의 경우는 클러치백이나 파우치의 가격에 별 차이가 없는데, 아마 서울의 소리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굳이 파우치를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김건희의 디올백'이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가장 수혜를 입은 측은 디올 파우치를 생산한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일 게다. 한국 국회의 끈질긴 추궁으로 뜻하지 않은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만일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또다시 '파우치' 공방전이 벌어진다면 매출이 계속 오를 디올 사만 신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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