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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7.04 18:46:01
  • 최종수정2016.07.14 19:32:33

김남혁

청주하면 '무심천(無心川)'이다. 오래전의 무심천과 달리 청주시는 무심천 옆에 아름답고도 길다란 산책로를 잘 조성해 놓았다. 이 산책로에는 시민들이 24시간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탄다. 가로등 덕분인가, 한 밤중에도 사람이 다니고 새벽에도 사람이 나온다.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산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나간다.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연인들이 나누는 이야기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뜻없는 이야기일지라도 그 이야기는 깜깜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그들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신선한 공기와 같다. 매연으로 찌들은 도심 속인데도 마치 숲속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처럼 그들을 생동감 있게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휘파람 소리처럼, 귓가를 스쳐가는 노래 소리처럼 감미롭게 느껴진다. 마치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달콤한 솜사탕을 먹으면서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속에 녹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랑일 것이다.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의 언어가 걸으면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마음은 정지된 곳에서 살지 않는다. 움직이는 곳에서 산다. 인간은 움직이는 존재, 동물(動物)이지 않는가? 현대인들은 걷고 움직이는 시간이 자꾸 적어지고 있다. 걸으면서, 자전거를 타면서, 우리는 정을 나누었다.

왜 우리는 살아가면서 평소에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까? 가정에서, 직장에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짜증이 나거나 힘들게 하는 말들이 정말 많다. 생명이 있는 이야기에는 사랑이 설탕처럼 녹아있어야 한다. 현대인들이 바쁘게 살고, 돈을 많이 벌면서, 욕심을 부릴수록 잃어버리는 것은 결국 사랑이 아닐까?

젊은 사람들이 조깅을 한다. 나도 따라서 조깅을 하면서 땀을 흘린다. 이젠 뱃살이 많이 붙어서 헉헉 거리면서 뛰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성서는 "얼굴에 땀이 흘러야 살 것이다." 라고 말한다. 그렇다. 인간은 땀을 흘려야 산다. 참으로 아름다운 땀이다.

고대 사회에서는 수렵을 하느라 땀을 흘렸다. 농경 사회에서는 농사를 짓느라 땀을 흘렸다. 지금도 산업 역군들은 수많은 땀을 흘리면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땀을 흘리는 사람들은 성인병에서 비교적 멀다.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농사를 짓는 분들 중에는 비만이 있는 분들을 본적이 별로 없다.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비만이니 고지혈증이니 당뇨니 동맥경화니 하는 병들을 달고 살게 되지 않았는가? 오늘 내가 뛰는 것은 그동안 땀을 많이 흘리지 않은 벌이다. 불한당(不汗黨)이라는 말이 있다. 한자의 뜻은 '땀을 흘리지 않는 무리'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불한당이라는 말이 지금은 남을 괴롭히고 남의 것을 가로채거나 빼앗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땀을 흘리지 않고 한 탕 하려고 하면 그것이 사기요, 횡령이요, 도둑질이 된다는 것이다. 불한당이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정직한 땀을 흘리는 습관이 쌓여야 한다.

오늘도 무심천 변의 밤은 아름답다. 어디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가까이 가보니 젊은 주부들이 음악 소리에 맞추어 신나게, 폼나게 몸을 흔들면서 체조를 하고 있다. 오늘 쌓인 스트레스들을 그 날 그 날 날려버리는 모습이 보기 좋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건강한 청주 시민을 만들어주는 무심천 변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무심천 변주곡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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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