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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규

충북도 보건복지국장

지난 일요일 오후 운동이라도 할 겸 집을 나서는데 어디선가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왔다. "메르…스". 집중하여 다시 들어보니 "메르…츠". 멀리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였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그동안 메르스로 긴장하고 있던 터라 멍한 느낌마저 들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소리 나는 곳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들으니 "메르…치"로 들리었다. 트럭 행상이 아파트 주변 노상에서 "멸치"를 "메르치"로 방송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옛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지난 6월 초부터 메르스로 인해 전국이 시끄러웠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한동안 멘붕 상태였다. 물론 초기 정부 대응 미숙이 초래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감염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전달과 과민반응이 불러온 산물인거 같다.

충북도는 메르스 극복을 위해 지난 5월 29일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메르스 대책 본부'를 구성해 24시간 근무체계에 돌입하는 등 총력을 다했다. 도지사 주재로 군, 경, 의료기관 등 유관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대책 회의를 수차에 걸쳐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 협조체계도 강화하였다. 그리고 정부지침보다 기준을 더 강화해 정부에서는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사람만을 격리대상으로 관리하였으나 충북도는 한발 더 나아가 간접 접촉자까지 모두 관리하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6월 8일 옥천에서 도내 최초로 확진환자가 발생하였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지금까지 충북에서는 확진자 3명을 포함 격리자 357명, 일반접촉자 1.121명 등 총 1,478명을 관리해 왔다. 다행히 6월 23일 이후 추가 확진자 발생이 없고 격리자 및 일반접촉자 모두가 지난 18일 해제되어 이제 도내에는 메르스 관리대상자가 한명도 없다.

충북도가 조기에 메르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라 생각한다. 도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의료현장에서 감염위험을 감수하고 끝까지 함께 해 주신 의료진 여러분에게도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누구보다 불편이 크셨을 격리자와 일반접촉자 분들께도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메르스는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전통시장 이용객 감소와 관광객 감소, 병·의원 이용자 감소, 각종 행사 축소 등 지역경제가 많이 위축되었다. 이로 인해 관련업종 종사자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지난해 세월호 여파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조짐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지역경제가 메르스 이전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충북도에서는 지난 6월 23일부터 메르스 피해 후속조치를 위한 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소상공인 지원과 소비촉진 캠페인, 전통시장 장보기 운동,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여름휴가 도내에서 보내기, 의료관광 활성화 시책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앞으로 메르스로 인한 후유증 종식 시까지 분야별로 후속조치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제는 메르스 후유증 극복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메르스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 제고를 기대해 본다. 또한 메르스 극복에 도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듯이 메르스 후유증 극복에도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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