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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28 17:54:02
  • 최종수정2015.06.16 18:34:04

전영미

충북도 문화예술과 주무관

'유교'라는 말에서는 왠지 낡고 고리타분한 것, 남녀 차별적인 것 등등 갖가지 부정적인 용어들만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가끔 도청 인근에 있는 향교를 지나치면서도 그저 두루마기 제대로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제사 지내고 한문교육 시키는 곳으로만 여겼지, 나와 연관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말 부서 내 자리를 옮기면서 유교라는 다소 진부해 보이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다. 도리없이 관련 책자를 들여다 봐야했고, 세미나 참석은 물론 타지역 활용사례를 이것저것 알아가면서 우리 충청권에 이렇게 많은 유교문화 자원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동안 관련 사업을 너무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

유교의 양대학맥 그 불편한 차이

충청유교의 흐름은 이렇게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을 세운 신진사대부들이 숭유배불주의를 내세워 유학 중에서도 특히 성리학을 국가운영의 기본이념으로 삼았고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충청(기호)유교와 영남유교로 크게 대변되기에 이른다.

이 중 충청유교는 율곡 이이를 종장으로 한 실천적 유학으로 김장생, 김집, 송시열 등이, 퇴계 이황을 종장으로 한 영남유교는 유성룡, 김성일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들 두 학맥은 유교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조선조 500년을 지탱한 정신적 사조로, 조선의 유교를 논함에 있어 어느 한쪽만으로는 그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충청유교가 지금껏 모든 이들의 무관심속에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반면, 영남유교는 이미 지난 2000년부터 1조 5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 개발이 완료되었음은 물론, 2010년 부터는 3대 문화권 사업(가야, 신라, 유교)이라 하여 3조 5천억원의 사업비를 또다시 투입하는 등 유교문화 자원을 활용한 지역개발에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교'하면 '영남유교'를, '양반'하면 '경북 안동이나 하회지역'만을 떠올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충북의 유교문화자원 개발로 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꿔야...

내가 유교업무를 처음 시작할 즈음, 충청권 4개 시도는 충청유교문화자원 개발을 위해 정부와 끈질긴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이와는 별개로 충북이 그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도 차원의 자체용역도 준비중에 있었다.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다행한 일이었다.

그 노력의 결실로 현재 국가에서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계획'을, 우리 도에서는 '충북 유교문화자원 개발계획'을 수립중이다.

우암 송시열 없이 충북의 유교문화를 논하기는 어렵다.

우암의 말년 은거지였던 화양동 일대에는 만동묘, 화양서원 등이 있으며, 옥천 이지당, 청주 지선정 등 도내에는 그와 관련된 수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물론, 화양서원과 만동묘가 부정적 인식의 표상이 되어 흥선대원군 때 가장 먼저 서원철폐의 대상이 된 예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학문을 배우고 토론하는 등 사회발전을 도모하게 하는 긍정적 기능도 있었다.

또한, 조선 유학사상 유래 없는 '송자(宋子)'라는 칭호와 함께 그의 문집 '송자대전'이 주자의 문집과 비견되는 등 조선 후기 우암의 높은 위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울러, 그 시기 유교 자체가 생활습관이고 문화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에 와서 그것이 옳고 그르다는 식의 잣대로만 볼 것은 아니며, 당시의 생활상을 토대로 옳은 것은 옳은 것대로 그른 것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재창조 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나를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을 최대한 불식시키면서 유교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우리 삶과 연관된 유교문화자원 활용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인 것 같다.

얼마 전 경북도에서 '만리장성 프로젝트팀'을 신설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유교를 비롯한 역사문화자원을 특화시켜 3년 내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인데 실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 중국의 유교가 청나라의 지배와 문화혁명과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많은 부분이 파괴된 반면, 우리의 유교는 다행히도 우리 실정에 맞게 제대로 보존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번 충청유교문화권사업 추진을 계기로 유교문화자원 활용사업들이 많이 발굴되고 추진되어 유교의 양대학맥이 다시금 고르게 발전되고 우리지역 관광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이끈다면 중국의 만리장성이 부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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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