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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30 18:20: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9일, 일요일인 탓에 평상시와 다르게 오후에 출근을 했는데 때마침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기 중국인데요"라는 상대방의 말에 '어· 왜 중국에서 우리 회사에 전화를 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뭔가 큰일이 있는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중국에서 무연탄 사업을 하는 우리나라 국민이었다. 이 사람의 첫마디는 "제가 직지가 있는 곳을 아는데요"였다. 순간 몸이 굳는 것이 느껴졌다.

'드디어 직지가 어둠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인가'라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제보자는 "지난달(7월) 조선(북한)의 거래상으로부터 들었는데 평양에 '직지심체요절' 상하권 각 1권씩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크기는 가로 24cm, 세로 32cm이고 제작년도는 1377년, 두 권을 합친 두께가 6cm 정도이며 소유자가 100만 달러를 요구한다"고 밝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제보자는 다음날 오전 10시20분께 다시 전화를 걸어 "이틀 내에 조선(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알려 긴장을 더하게 했다.

제보자가 말한 것이 진짜 직지인지는 알 수 없어 반신반의했지만 백만분의 1만 가능성이 있다 해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한-중 직지찾기는 3개월여를 끌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게 됐지만 결국 직지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제보자가 보낸 사진에는 '細祉尋警(세지심경)'이라고 씌여져 있어 한눈에 봐도 직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아직까지도 "제보자가 진짜 직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풀어버릴 수 없다. 제작연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 그렇고 '직지심체요절'이라고 말한 점 등이 그랬다.

이번 일을 취재하기 위해 만났던 청주고인쇄박물관 관계자들도 심정은 마찬가지였다.

전화 내용을 들어봐도 대부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1%의 가능성 때문에 끈을 놓지 못하고 현장으로 달려간다는 말에 한편 우리 국민들이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관심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진짜 직지를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1999년 4월 천안에서 알고 지내던 건축업자가 전 선문대 총장의 별장을 짓는다는 말에 이곳을 방문했다가 공사현장 옆에 쌓여있던 기와조각들을 보고 "옛날 기와인데 왜 여기에 있지·"라고 관심을 가졌다가 삼국유사에 전해져 내려오던 천안지역의 가장 오래된 절터인 개천사지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당시 향토사학계는 물론 단국대 역사학과에서까지 깊은 관심을 보였던 이 사건은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던 것임을 잘 기억하고 있다.

단순히 보상금을 바라고 연락을 해왔든지, 아니면 우리 국민 모두가 원하는 직지를 찾아 세계의 가장 자랑스런 민족임을 과시하기 위해서든지 간에 모두가 관심을 보일 때 직지는 세상에 나타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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