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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1.19 18:52: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2005년 11월 청원군청 입구 도로 한복판에는 농업용 트럭에서 수십 가마의 벼가 내려졌다.

이 볏가마들은 곧바로 뜯어져 나락들이 쌓였고 농민들은 석유를 붓고 불을 붙여 타 들어가는 농심을 반영했다.

일부 농민은 불에 타는 벼를 삽으로 퍼 군청에 들이 붓기도 하면서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달여가 지난 뒤 청원군의회는 군의장 관용차량으로 조달가 5천여만원(일반 판매가 6천800여만원) 상당의 체어맨 승용차를 구입했다가 보도가 되면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당시 청원군의회가 구입한 차량은 에어컨 바람이 운전석으로 나오는가 하면 DVD가 장착돼 있는 등 충북도의 관용차량 구입 규정까지 위반, 호화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승용차의 문제는 결국 당시 군의장을 5개월 뒤 지방선거에서 낙마시키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군의장은 기자에게 강력히 반발했으나 "농민 비율 25%인 농업군의 의장이라면 체어맨보다는 무쏘 스포츠를 구입하고 삽과 괭이를 싣고 다니다가 농사를 짓는 농민을 만나면 넥타이를 풀고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주민의 대표가 아니냐"는 질문에 고개를 떨궜다.

그토록 농민들이 울분을 토한지 4년여가 지난 뒤인 지난 10월부터 농민들은 다시 청원군청 주차장에 볏가마를 쌓았다. 이번에는 도청 정문 앞에도 볏가마를 쌓았다.

농민들은 추곡수매가를 놓고 또 다시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대학에 다니던 1982년에 서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처음 미국 쌀 수입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던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당시 대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쌀 값이 12만원 정도였는데 미국에서 쌀을 수입하면 6만원 이하에 판매될 것이며 계속 이런 상태이면 우리나라 농민들이 모두 쌀농사를 포기하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미국에서 수입한 쌀은 20만원을 넘게 가격인상을 해 결국 쌀에 의한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 때 기성세대들은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내용이었지만 최근의 쌀문제를 보면 이러한 우려를 아주 모른 체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앞세우고 농악을 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농자는 천하최소본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식생활이 변하고 웰빙을 즐기면서 쌀 소비가 줄고 있지만 식량이 없으면 나라가 위태롭다는 것을 인식하고 쌀을, 농민을 존중하는 농업정책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지난해 '친환경농업'에 대한 기획취재를 위해 전국을 다니면서 제주도와 충남 아산 등에서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모두 학교급식에 납품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부러워했었다.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모두가 소비에 앞장설 때 우리의 것은 지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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