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난 올해 67이여." "뭐여 이제 일곱이였어? 아직 어리네." "그려? 나는 아직 한창이여? 허허" 테이블에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어르신들 사이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연세를 묻는 질문 하나에도 웃음이 터졌다. 그녀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간 건 커다란 카메라였다. 카메라의 등장에 경직된 어르신들은 만두만 손에 쥔채 빠른 손놀림을 반복했다. 사진을 찍는 잠깐 동안 커다란 쟁반 하나가 새로 빚은 만두들로 가득 채워졌다. 10평 남짓한 공간은 기계 하나 없어도 작은 공장처럼 분주하게 돌아간다. 두 사람이 반죽을 하고 한 사람은 길게 밀어낸 반죽에 컵을 대고 만두피를 찍어낸다. 만두피가 되고 남은 반죽은 다시 뭉쳐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7명의 어르신들은 아침에 손수 만든 만두소를 산더미처럼 쌓은 대접을 하나씩 앞에 두고 빠른 속도로 만두를 빚었다. 익숙한 손놀림에 만두가 금세 쌓여갔다. 한 켠에는 완성된 만두가 하얀 김을 내며 쪄지고 있다. 매년 이맘 때가 가장 바쁘다는 '백세할머니 손만두'를 찾았다. 청남시니어클럽이 시장형 사업단으로 운영 중인 이 곳은 모두 16명의 어르신들이 교대 근무 중이다. 근무는 어르신들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한 달에 59시간을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백세할머니 손만두에서 5년째 근무 중인 김학윤(76·남일면) 어르신은 이전에 농사만 지을 때보다 삶의 활력이 넘친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근무 기간이 가장 길기도 하지만 나이도 제일 많다고 수줍게 밝혔다. "요즘 농사는 기계가 다하니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 집에 있으면 누워있기 밖에 더하겠나. 이렇게 사람들하고 둘러앉아서 일하는 게 재미나지. 친구따라 왔다가 우연히 시작하게 됐는데 참 좋아. 예전에 집에서 몇 개씩 만들어먹을 땐 만두 빚는 실력도 형편 없었는데 여기와서 배우면서 아주 기술자가 다 됐어." 고령의 나이에 재료 준비부터 수 백개의 만두를 빚어내는 일까지 수작업으로 한다는 게 수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어느 한 사람 힘들다는 이가 없었다. 김상녀(67·효촌리) 어르신은 "내 가족들 먹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만들면 힘들 일이 전혀 없어. 정성껏 재료를 준비하고 더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하게 되지. 엄마들이 다 그런거야. 다들 그런 생각으로 만들다보니 옆구리가 터지는 만두도 거의 없어." 라고 말하며 웃었다.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12월을 기준으로 65세이상 인구가 만14세 미만 인구를 추월하며 '역사적 역전'이라고까지 이름 붙여졌다. 2014년 기준 청주시 노인인구는 8만5천656명으로 전체 인구(83만1천957명)의 10.3%가 노인인구다. 노인들이 걱정하는 것은 '역할의 상실'이다. 수십년간 당연하게 수행해 온 자신의 역할이 사라지면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다. 시니어클럽은 그런 노인인구의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을 위한 기관이다. 청주에서는 6개의 시니어클럽이 운영되며 노인들의 사회적 자립을 돕고 있다. 청남시니어클럽의 경우 14개 사업단을 통해 7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지원한다. 청남시니어클럽 김학도 관장은 "노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업으로 만들어내는게 시니어클럽의 역할." 이라며 "시장형 사업은 사업 자체로 수익을 창출해 임금을 지불하는 방식이지만, 공익형 사업의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활동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수혜를 입는 분들이 한정돼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 분야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 급증하는 노인 인구가 사회적으로 배제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청주시가 민선8기 3대 핵심현안 중에 하나로 꼽고 심혈을 기울였던 '우암산둘레길'이 엉터리 공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당구 수동 우암산둘레길의 나무들이 제대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잡은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심지어 일부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에 잠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본보 취재팀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한 생육환경이 열악한 나무들만 수십그루에 달한다. 이같은 사례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는 데크길에 위치한 나무들이다. 최대한 나무를 피해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시의 계획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나무와 데크 사이 틈이 너무 좁아 과연 나무들이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곳곳에선 데크 구멍에 흙이 쌓여 투수가 불가능해보이는 곳도 보였다. 특히 일부 보행자인도에 위치한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가 덮여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나무의 뿌리 부분은 시멘트 아래에 묻혀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해당 나무들은 주변의 나무들과 비교해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기둥 부분이 갈라지고 이파리도 적게 달려있는 모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민선8기 3대 핵심현안 중에 하나로 꼽고 심혈을 기울였던 '우암산둘레길'이 엉터리 공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당구 수동 우암산둘레길의 나무들이 제대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잡은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심지어 일부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에 잠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본보 취재팀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한 생육환경이 열악한 나무들만 수십그루에 달한다. 이같은 사례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는 데크길에 위치한 나무들이다. 최대한 나무를 피해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시의 계획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나무와 데크 사이 틈이 너무 좁아 과연 나무들이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곳곳에선 데크 구멍에 흙이 쌓여 투수가 불가능해보이는 곳도 보였다. 특히 일부 보행자인도에 위치한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가 덮여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나무의 뿌리 부분은 시멘트 아래에 묻혀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해당 나무들은 주변의 나무들과 비교해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기둥 부분이 갈라지고 이파리도 적게 달려있는 모
[충북일보] 옥천군은 물가 안정과 지역의 소비 촉진을 위해 착한가격 업소에서 옥천사랑 상품권(향수 OK 카드)을 사용하면 기존 10% 적립금에 5%를 추가해 15%의 적립금을 제공한다고 9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군내 착한가격 업소는 모두 33곳이며, 15% 적립금제공은 9일부터 예산 소진 때까지 한다. 군은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위해 2024년 옥천사랑 상품권 할인 혜택을 지난해와 같은 월 구매 한도 70만원, 적립금 10%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착한가격 업소에서 결제 때 15% 적립금을 제공함으로써 주민의 착한가격 업소 이용을 촉진하는 한편 지역 상인들의 가격안정화 참여를 유도한다는 게 군의 방침이다. 군은 행정안전부의 착한가격 업소 추가 할인 사업비 1천500만원 등 국비를 포함한 2천50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1회 추경에 확보한 바 있다. 황규철 군수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우수한 착한가격 업소를 주민께서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 달라"며 "소상공인과 주민이 상생하는 지역경제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옥천 / 김기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