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선아

청운중 전문상담교사

지난 2월 4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했다. 코로나로 인해 개막 전부터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우려보다 무사히 진행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은 정신건강을 위해 보지 않겠다는 반응이 꽤 많이 보인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분노의 포인트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는 사실 스포츠를 즐겨보지 않는 편이기에 이번 올림픽도 굳이 기다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역시 우리편이 잘하는 종목은 재미있기 마련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메달밭이었던 쇼트트랙만큼은 챙겨보았는데 이번에는 기대만큼 메달이 나와주지 않아 한 번, 판정에 대한 이슈로 두 번 놀랐다. 피겨 종목에서도 똑같은 기술을 성공한 우리나라 선수와 실패한 타국 선수의 점수가 엇갈려 나온 것 또한 논란거리가 되었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이번 올림픽이 이슈거리가 되는 이유가 이전의 올림픽만큼 메달을 따지 못해서일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라 감히 추측해본다.

이전에 재미있는 실험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이 아닌 원숭이도 공정함과 차별을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미국 여키스 국립 영장류 연구소에서 진행한 실험으로 원숭이가 조약돌을 주워 오면 오이로 교환해준다. 그런데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부터 그 중 몇몇 원숭이에게만 오이가 아닌 포도로 교환해준다. 단순히 생각하면 먹지도 못하는 조약돌을 오이라도 교환하는 것이 이득이겠으나 흥미롭게도 오이를 받은 그룹은 이후 오이 받기를 거부하고 받은 오이를 내던지기도 하는 등 '분노'의 감정을 내비쳤다고 한다. 왜 똑같이 일했는데 나는 오이고 쟤는 포도냐 하는 일종의 시위였을 것이다. 공통의 규칙 아래 같은 노력을 했는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많은 재미있는 실험이었다. 인간 역시 이러한 감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부당한 대우에서 오는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기 위해 모두가 지켜야 하는 가치, 그것을 우리는 공정함이라 부른다. 이러한 공정함의 가치는 실제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지켜지고 있다. 가까이는 경제력과 관계 없이 모두가 초중고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부터 수능 날 듣기평가 시간에 비행기의 이착륙이 지연되는 것 등이 모두 같은 조건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취업 현장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존재하고 승진 평가 시스템의 표준화가 이루어진 것 모두가 공정함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일것이다.

한동안 TV에서 경연프로그램이 유행하던 적이 있었다. 방송사마다 주제는 다르지만 너나할 것 없이 경연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시청자들이 우승자에게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 사람들이 공정함에 대해 목말라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든다. 스포츠야말로 공정한 룰 아래 싸우는 대표적인 사례임에도 너무나 명확하게 그 원칙을 위반하는 모습을 보며 당연히 국민들은 분노했으리라.

어쩌면 요즘 시대에 가장 중요시 되는 가치 중 하나가 공정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것부터 젠더 이슈에 이르기까지 모든 논란에는 공정함과 차별에 대한 논의가 포함된다.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가 아닌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것으로 차이를 두는 것이 바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에서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규칙 아래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그것이 공정함이다. 국적에 따라, 인종에 따라 자신의 노력을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 몇몇 사례들이 건강한 스포츠 정신,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코로나로 지친 세계인들에게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올림픽이 주는 피로감이 심히 아쉽다. 김연아선수가 개인 SNS에 남긴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다' 라는 말을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응원하는 의미를 생각해볼 시기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