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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아

청운중 전문상담교사

요즘 TV를 틀면 나오는 사람 중 하나를 꼽으라면 오은영 박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십여 년 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한 이후로 대한민국 육아의 대표적인 인물이 됐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던 당시에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던 나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그 프로그램을 챙겨보았던 기억이 난다.

최근 그가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오은영 박사의 방송이 게시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그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는 육아하는 엄마들이 오은영의 소아청소년클리닉 상담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다, 예약을 받는 날 몇 백통의 전화를 걸어 겨우 상담 예약을 잡았다는 사연, 시간당 상담료가 얼마인데 전혀 아깝지 않았다는 간증과도 같은 사연도 종종 보인다. 나의 모습도 20대 심리학 전공생에서 30대 한 아이의 엄마로 바뀌면서 그가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하는지 설파하는 오은영 박사의 모습이 이전과는 다르게 마음속 깊이 다가오곤 한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셈이다.

육아상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제는 아동 상담을 넘어서 성인 연예인들이 나와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는 프로그램까지 인기를 끈다. 다수의 출연자들은 '절대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라며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과거의 상처까지 끄집어내 말하곤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궁금해지면서 핵심을 짚어내어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어내는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종종 10-20대들도 오은영 박사의 상담을 보며 힐링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연자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본인을 키우던 부모님에게 알게 모르게 받았던 상처들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은영 박사의 말에서 본인이 왜 받았는지도 모르는 상처들을 깨닫고 알아차리며 그 상처를 치료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볼만한 일이다.

사람들은 왜 그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동안 육아란 부모가 알아서 하는 것, 말 잘 들으면 좋은 아이, 말 안 들으면 나쁜 아이라는 보통의 인식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떤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일정기간의 교육과 훈련의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육아에 있어서는 그동안 체계적인 교육이 부재했다. 자식은 결혼하면 자연스레 생기는 것, 그저 부모의 가치관에 따라 아이를 기르는것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육아는 그 어떤 일보다 복잡하고 어렵다는것을 직접 아이를 낳고 길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직업에 있어서의 업무는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일수록 그 일을 다루는데 능숙해지는 반면, 아이는 계속해서 자라고 변화한다. 게다가 아이마다 개성이 달라 늘 새롭고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가정에서 의도치 않게 실수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아이를 길러왔을 것이다. 실제로 학교 상담 현장에 있다 보면 아이들은 가장 사랑하는 부모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그 영향력은 인생의 방향을 틀만큼 강력하다. 거기에 교사는 한줌의 도움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를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한 인간을 길러내는 위대한 일을 하는데 실수란 필연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그것을 알아채고 자신이든 환경이든 변화를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부모이다. 앞으로도 오은영 박사의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치료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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