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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9.26 15:33:42
  • 최종수정2021.09.26 15:33:42

송용섭

농업미래학자·교육학박사

요즘 밭에는 가을장마에도 불구하고 배추와 무가 탐스럽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해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고추 가격은 겨울 채비를 하는 우리의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올해 고추 가격은 생산량 증가로 평년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고, 배추 작황도 좋아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한국이 김치의 종주국임을 결의하고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최근 미국 내 김치의 인기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우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어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이고, 한국이 김치 종주국(Korea is the country of origin of kimchi)임을 명문화한 것이다.

'김치의 날'은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지난해 11월 22일 법정기념일로 처음 제정 시행됐다. 매년 11월 22일이 김치의 날로 정해진 것은 배추, 무 등 다양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면역력,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일부 중국인들이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김치의 날' 제정은 그릇된 주장을 바로잡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중국의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채택됐다고 홍보했으나, 영국 BBC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2001년 세계 규격으로 채택한 한국 김치의 재료와 김장 문화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파오차이와는 다르다고 보도하였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은 두 번째로 김치를 많이 수입한 나라였다. 2021년 1~7월까지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9천927만 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17.0% 증가했는데 특히 미국 시장에 대한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1천670만 달러였다. 영국에 대한 김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2% 증가한 355만 달러로 서구 시장에서 김치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는 연례 행사인 김장뿐 아니라 평소 김치를 담글 때도 재료에 따라 각각의 독특한 맛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재료의 맛과 함께 색깔에도 차이가 있으며, 같은 재료를 사용해 김치를 담가도 부수적으로 재료와 숙성 환경에 따라 김치의 맛은 천차만별이다.

김치의 종류는 무려 187종에 이른다고 한다. 배추, 무, 열무, 파, 오이 등의 재료에 따라, 김치, 깍두기, 동치미, 섞박지, 소박이, 보쌈, 겉절이 등 조리법에 따라, 그리고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르다. 봄김치는 저장하지 않고 담근 즉시 먹을 수 있는 달래김치, 돌나물김치, 얼갈이김치, 미나리김치가 있으며, 여름철은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열무김치, 부추김치, 오이소박이, 양배추김치가 있다. 가을철에는 고들빼기김치, 총각김치, 깻잎김치가 있고, 늦가을과 겨울에는 김장김치인 통배추김치, 보쌈김치, 총각김치, 백김치, 동치미 등이 주를 이룬다.

또한 김치는 지방에 따라 소금의 사용량과 젓갈 종류가 달라진다. 이북 지방은 기온이 낮아 소금간을 싱겁게 하고 양념을 적게 넣어 맛이 담백하고 조기젓, 새우젓을 많이 쓰는 반면에, 영호남 지역의 김치는 소금과 젓국을 많이 사용하여 짠맛이 나며 멸치젓이나 갈치속젓을 주로 쓰는 것이 특징이다. 그 밖에도 특수한 용도의 김치로 궁중김치, 제사김치, 사찰김치가 있다.

이렇게 종류도 많고 각양각색의 맛을 내는 김치를 담그는 일은 단순하게 준비한 재료를 일정 비율대로 섞는 것만이 아니라 전문성이 요구되는 발효과학의 결정체이다. 그러나 현재 전국 140여 개의 대학 중에 '김치'라는 명칭이 명확히 들어간 학과는 지방의 전문대학 단 한 곳만이 있을 뿐이다.

30여 년 전 대학원 재학 시 가르침을 주셨던 교수님 한 분께서는 하루빨리 대학에 김치학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아직도 그 말씀이 귓전에 선하다. 이제부터라도 김치 종주국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전문성을 가지고 김치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대학에 김치학과를 만들어야 한다. 학문이 살아나야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체계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며, 늦었다고 말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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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