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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23 16:18:15
  • 최종수정2021.06.23 16:18:15

양회술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비상이 걸린 와중에 인터넷으로 한 이미지(속칭 '짤')가 돌아다녔다. 그 '짤'에는 "당신의 조직에서 디지털 전환을 누가 주도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정답은 '코로나19(COVID-19)'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부터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뜨거운 주제였다. 수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고, 조직을 개편하고, 혁신적인 기술들을 도입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 주인공'이라는 이 '짤'은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이 큰 효과를 내지 못했음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AI(인공지능), RPA(로보틱 업무처리 자동화), 클라우드 등 기술의 발전으로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매우 좋아졌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혁신을 위한 노력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디지털 혁신은 추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 혁신의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은 지하수를 퍼 올릴 때 초기의 '마중물'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기본적인 힘'은 되지 못한다. 마중물을 많이 부어도 펌프질을 계속 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면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없는 것처럼, '기술'만으로는 기업의 디지털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디지털 혁신·디지털 전환을 이루어내는 근본적인 힘은 무엇일까? 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직문화'이다. 디지털 기술은 사람(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파급력이 달라지며,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양식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곳의 '조직문화'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에 있어서 조직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글로벌 혁신 기업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넷플릭스의 성장 비결을 다룬 「파워풀(POWERFUL)」이라는 책을 보면, 프롤로그의 제목이 '일을 하는 새로운 방식, 자유와 책임'이다. 이 책에는 넷플릭스가 어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서 성공했는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넷플릭스가 '어떤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가'이다. 심지어 책을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의 제목도 '변화를 실행하고, 문화를 만들라'이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은 세계 어디나 동일한 조건에 놓여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은 유독 실리콘밸리에 많이 모여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실리콘밸리 지역과 그 외 지역의 회사 문화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유난히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문화 속에서 그 구성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우리나라에도 조직문화·커뮤니케이션 문화의 변화를 통해 실질적인 디지털 혁신을 수행하고,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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