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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8.23 18:09:48
  • 최종수정2020.08.23 18:09:51
[충북일보] 충북지역의 대표적 시민사회단체 고위직의 성희롱 논란이 일파만파다. 임원급 인사의 성희롱 발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인지감수성 부족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해당 단체의 임원들이 모두 해촉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충북·청주경실련 임원 A씨는 최근 직원들과 대화 과정에서 과한 농담성 발언을 했다. 이 모습을 본 상근 직원 B씨는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A씨는 B씨에게 곧바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논란은 3개월여 간 이어졌다. 점차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역사회와 언론은 세대 간 인식 차이나 성인지감수성 부족에서 발생한 일로 보고 있다. 경실련은 공직사회와 거대 기업 등을 견제하는 대표적인 비영리 단체다. 기본적으로 권력형 비리를 견제하는 시민사회단체다. 게다가 여성위원회를 운영하며 '미투'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랬던 단체에서 성희롱 관련 문제가 터졌다. 시민들의 비난이 거센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다. 남의 허물을 보기 전에 자신의 허물부터 살폈어야 했다는 책망이다. 경실련 특성상 강한 윤리관과 청렴은 기본이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구성원들의 성인지감수성 차이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충북·청주경실련 논란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를 중심으로 한 성인지감수성 제고가 가능한 교육환경을 선제적으로 갖춰야 할 것 같다. 충북·청주경실련에서도 아주 낮은 성인지감수성이 드러난 셈이다. 지금과 같은 식이라면 시민단체로서 존재 이유마저 부정당할 수 있다. 때마침 충북여성재단이 도내 남성들의 성인지감수성 제고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 마디로 성평등 문화 확산 및 남성들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성평등 활동 개발을 위한 '성공남 나비효과' 프로젝트다. 성평등을 주제로 하는 도내 첫 남성 모임 구성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연령대, 직업, 관심분야가 다양한 남성들이 함께 모여 자유롭게 성평등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주로 남을 지적하는데 주력했다. 정작 내 조직의 허물을 보지 못했다. 시민사회단체 임원의 성희롱이라면 아주 심각하다. 시민들을 향한 일종의 배신행위이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부족한 성인지감수성을 채워야 한다. 남들에게 관행 타파를 외칠 게 아니라 나부터 일신해야 한다. 도내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은 1980년대 1세대 시민운동가들이 이끌고 있다. 성인지감수성 부족은 점차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성인지감수성을 키우는 일은 삶의 필수조건이 됐다. 일종의 사회 트렌드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들의 경우 오랫동안 내면화된 성차별적 인식부터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성인지감수성은 성별 간의 불평등에 대한 이해와 일상생활 속에서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을 말한다.

좀 더 의미를 넓히면 '성평등에 대한 의식과 실행의지, 실천력'까지 포함하는 지적인 과정이다. 주로 '젠더 감수성'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영문으론 'gender sensitivity'다. 1995년 중국에서 열린 제4차 유엔여성대회에서 처음 사용됐다. 국내에선 2000년도부터 정책입안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에 대법원 판결에도 등장했다. 대법원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 심리를 할 때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제 성인지 감수성은 특정 직업군만의 전문 용어가 아니다. 전 국민이 인식하고 실천해야 하는 일반적인 용어다. 사회를 계도하는 시민사회단체엔 더 높은 성인지감수성이 요구된다. 내가 자라온 사회가 성차별적 사회라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제 사회를 비판하는 데서 그쳐선 안 된다.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성차별적인지 관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성에 대한 과거의 보수적 사고의 틀을 벗어 던져야 한다. 성인지 감수성은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시작이다. 내 지위로 인해 상대방이 불쾌한 신체접촉을 인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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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