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산은 청주의 중심이다. 무심천이 청주의 젖줄이라면 우암산은 기대어 쉴 수 있는 듬직한 아빠 역할이다. 곁에 있어서 소중한 줄 몰랐던 길. 우암산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봤다. 봄꽃이 만발한 휴일 아침 청주박물관 앞에서 출발했다. 청주박물관 앞에는 예쁜 자전거 거치대도 있다. 어서 빨리 이곳에 자전거가 가득 보이기를 바라면서 페달을 밟았다. 햇살도 봄이고, 바람도 더 이상 차지 않다. 보드라운 봄바람이 사랑스러운 아침이다. 박물관 길 건너에는 호수를 끼고 예쁜 자전거 길이 있다. 명암저수지다. 이른 아침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라이딩을 하고 있다. 저수지 길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사거리다. 이곳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우회전해 약한 경사의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본다. 용담명암산성동 주민센터가 나오면 주민센터 방면으로 우회전해 교동터널을 만날 수 있다. 터널 전까지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봄 날씨가 너무 좋아 힘이 들지 않다. 교동터널을 지나 교동로 47번 길에서 우회전하면 주택단지를 지나 우암산로를 만난다. 휴일 아침 조용한 골목을 자전거로 지나는 것은 기분이 좋다. 우암산로는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그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다. 카페와 인쇄소가 모여있는 길이다. 친구와 연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길은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는 추억의 길이다. 길은 작고 좁아 보이지만 정겹고 조용하다. 힘들면 쉴 수 있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언덕길이지만 차분히 페달을 밟으면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땀이 나기 시작할 무렵 오른쪽에 삼일 공원을 만난다. 삼일 공원은 충북 출신의 민족대표 신홍식 선생, 권동진 선생, 손병희 선생, 전병덕 선생, 신석구 선생 등 5인의 뜻을 기려 만든 곳이다. 청주 시내도 한눈에 들어오고, 민족대표의 면면을 생각하며 잠시 쉬어 가기 좋다. 우암산 둘레길 유일의 깨끗한 화장실도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삼일 공원을 나서서 계속 페달을 밟아 가면 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호젓한 가로수길이 이어진다. 조용히 산책해도 좋고, 걷다가 시내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도 보인다. 오른쪽에는 신록이 푸르른 숲이, 왼쪽으로는 수암골의 카페거리다. 그 정점에는 수암골 전망대가 있다. 수암골 전망대는 청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이 멋진 곳이라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일몰과 야경으로도 유명하고 자전거 동호인들의 쉼터로도 인기다. 쉬어 가지 않을 수 없는 멋진 곳이다. 전망대를 지나면 이제 힘든 오르막은 없다. 상쾌한 숲길이 이어지는데 왼쪽으로는 청주대학교가 내려다 보인다. 청주대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멋진 교정으로 유명하다. 멀리서 보아도 다시 학교 가고 싶게 만드는 풍경이 이어진다. 청주대학교 뒤편으로 난 우암산로는 전체 여정 중 가장 아름답다. 가끔 지나는 자동차만이 이곳이 도시라는 것을 알려줄 뿐, 걷는 사람도 자전거 타는 사람도 모두 숲의 향기에 취할 수 있다. 작은 고개를 넘으면 카페가 나오고 좀 전에 출발했던 국립청주박물관에 닿게 된다. 한 시간 정도 우암산을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머리가 맑아지고 이마에 땀이 맺힌다. 가까워서 좋은 길이고, 언제 지나가도 예쁜 길이다. 신록이 우거지는 오월, 한 시인의 말처럼 이 길은 청주 사람들에게 '곁에 있어도 그리운 길'이 분명하다. 우암산 둘레길 자전거 라이딩 주의사항 1. 오후나 저녁에는 차와 사람이 붐비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아침 일찍 가는 것이 좋다. 2. 청주 시내 어디서나 우암산 둘레길에 접근하기 좋다. 3. 자전거 초보는 위험하다. 중급 이상의 실력이 필요하다. 4. 헬멧, 장갑, 선크림은 필수. 5. 중간에 식수를 구할 곳이 없으니 식수와 간식은 챙겨야한다. 6. 길이 좁아서 나란히 주행하면 위험하다. 길 오른쪽으로 주행할 것. 7. 용담명암산성동 주민센터, 삼일공원 화장실이 있다. 8. 전 구간 금연. 간식 먹은 쓰레기는 주머니에. 9. 조용히 산책하는 분들이 많으니 너무 크게 소리를 내거나 노래 부르지 말 것. 10. 자동차와 함께 쓰는 공도 구간이니 오고 가는 차량에 주의. / 청주시SNS서포터즈 한형석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던 시기 제주도를 비롯해 여러 지자체에서 관광지의 유채꽃을 갈아엎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유채꽃을 보러 몰려드는 관광객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1주일이 지난 5월, 이태원 발 코로나19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이태원 클럽' 사태는 한시라도 경계를 풀면 더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럴 때 밀폐된 공간을 벗어나 답답함도 털어 버리고 생활 방역까지 지킬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봄철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유채꽃은 특별한 관광 자원이 없는 지역에서도 넓은 논밭이나 공터에 씨를 뿌리고 겨우내 길러 봄 한 철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다. 이런 노력으로 만발한 옥천 유채꽃 단지를 소개한다. 동이초등학교를 지나 유채꽃 단지로 향하는 길은 전형적인 농촌 모습이다. 한적한 도로 주변으로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수변공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외길이다.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일방통행으로 운영하고 있어 마음을 놓았다. 출구는 금강 건너편으로 준비돼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옥천에서 만끽하는 유채꽃 세상이다. 향수의 고장, 정지용 시인의 고향으로 유명한 충북 옥천군 동이면 친수테마공원에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황톳길 사이 우아하게 서 있는 버드나무 풍경이 인상적이다.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와 적하리 일원 친수공원 내 8만 3천㎡ 규모로 조성된 유채꽃 단지는 옥천군이 지난해 국가하천 유지관리사업으로 유채 꽃씨를 뿌려 야심 차게 만든 관광자원이다. 유채꽃은 3월 중순 꽃이 피기 시작해 4월 말이 되면 만발한다고 하는데 5월 현재 옥천 유채꽃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몇 년에 걸쳐 계획했던 축제는 취소됐다고 한다. 넓은 유채꽃 단지는 멀리서 바라만 봐도 노란 물결에 가슴이 설렌다. 금강이 흐르는 초록 물결에 노란색을 더했더니 아름다운 명소로 거듭났다. 이제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옥천에서 유채꽃 세상 속에 빠져볼 수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산 아래 세차게 흐르는 금강 수변으로 넓은 친수테마공원이 있다. 유채꽃이 아니었다면 캠핑이나 낚시를 좋아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아는 곳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인적이 드물다. 굽이치는 금강을 배경으로 노랑 물결이 만든 풍경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이색적인 아름다움이다. 드넓은 유채꽃 물결 위로 우아하게 선 버드나무 사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카메라에 손이 간다. 상쾌한 강바람과 신선한 숲 공기를 마시며 걷는 유채꽃 길에서 지친 마음을 잠시 날릴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보았던 유채꽃은 무릎 높이가 전부였는데 옥천 유채꽃은 어른 키만큼 자랐다. 물 위에 떠 있는 주산저수지 왕버들처럼 유채꽃 물결 위에 떠 있는 버드나무 풍경은 경이롭다. 2011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금강 둔치에 광장, 산책로, 조경 시설이 조성된 곳에 동이면 직원과 주민들이 땀 흘려 가꾼 결과 조성 3년 만에 빛을 본 것이 옥천 유채꽃 단지다. 유채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옥천군과 주민들은 방문객 발열 체크, 마크스 착용 등을 확인하며 방역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2021년 옥천의 봄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울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봄에는 유채꽃 보러 옥천으로 향해보자. / 충북도SNS서포터즈 장해완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전쟁에선 물러나지 않으며 선비이자 장군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해낸 역사의 충신은 오래도록 기억돼야 할 인물이다. 많이 알려진 장소가 아니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장소를 만났다. 주말을 맞아 가볍게 떠나는 역사 나들이에 나섰다. 청주를 빛낸 주역을 소개한다. 시원한 산세와 푸름을 자랑하는 부모산 남쪽으로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주봉마을이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널리 알려진 청주의 명소 가로수길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가로수길이 아니더라도 여름엔 아름답고 탐스러운 연꽃이 가득 피는 곳으로 매년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멋진 풍경과 힐링 나들이 장소로 알려진 이곳에 작지만 아담한 사당이 있다. 청주성 탈환의 주역들을 모신 사당 '민충사'다. △ 민충사 민충사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청주성을 탈환한 박춘무, 박춘번 선생과 청주 출신 의병들의 위패를 모신 장소라고 한다. 화천당 박춘무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 우의대장으로 청주성 탈환과 진천 수복에 힘썼고 의주에서 선조를 호위하는 등의 공을 세웠다. 동생인 경원 박춘번 선생은 형을 도와 청주성 탈환에 공을 세우고 후에 호조판서로 추증됐다고 한다. 두 형제뿐 아니라 아들인 박동명 선생과 수많은 의병들이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싸우고 청주성 탈환이라는 공을 이루어냈다고 하니 그 뜻이 높고 숭고하다. 민충사는 그분들의 희생과 역사적 순간을 남기기 위해 2001년 순천 박씨 문중이 건립했다. 해마다 청주성 탈환일인 9월 5일 충절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민충사는 널리 알려진 장소는 아니지만 담긴 뜻이 높고 우리 고장의 역사가 담긴 곳이라 그런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관리를 위해서인지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내부를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담벼락 넘어 사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웅장하진 않지만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이 마을의 따뜻한 느낌과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박동명 충신각 민충사를 둘러본 후 마을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또 한 명의 충신을 만날 수 있다. 청주시 향토유적 제147호 '박동명 충신각'에서다. 박동명 충신각은 본래 청주 강서1동 호암마을 남쪽 언덕에 있었다. 민충사를 준공하며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고 한다. 박춘무 선생의 아들인 박동명은 임진왜란 당시 참전해 많은 전공을 세운 인물이다. 전란이 끝난 뒤에는 여러 관직을 역임했으며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청나라 군대와 싸우다 전사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모셔진 사당 바로 아래 위치한 아들의 충신각을 보니 부자의 충심이 얼마나 깊었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민충사부터 충신각까지 아버지와 아들을 비롯해 많은 의병의 충심이 담긴 멋진 장소다. 나라를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옛 위인들의 마음은 언제 느껴도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과거를 거닐며 충절의 뜻을 기리고 더불어 따뜻한 분위기의 마을 산책도 즐길 수 있는 민충사를 방문해보시기 바란다. / 청주시SNS서포터즈 박미림
항상 뿌옇게 흐렸던 서울 하늘을 보니 무정한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재앙이지만 자연에게는 축복이었던 모양이다. 기계와 사람이 멈추자 미세 먼지도 줄었고 베이징이나 히말라야도 전에 없던 모습이다. 충주의 하늘은 혹시 가을 하늘보다 더 투명하진 않을까 궁금해졌다. 마침 그런 생각이 들었던 5-10일은 충주 시장 장날이었다.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한 시간 기다려 8천 원, 우리 집에서 동서울 터미널까지는 걸어가도 10분 거리다. 수차례 가 본 충주는 대중교통이 괜찮다. 필자가 이제껏 다닌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이 발달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맑은 충주를 걸으리라 마음 먹고 장날의 분주함을 기대하면서 충주로 떠났다. 이게 웬일인가. 터미널에서 30분 걸어 무학시장에 도착하니 현수막이 필자를 실망으로 떨어뜨린다. 다시한번 코로나19가 미워지는 순간이다. 처음 마음 먹은 것처럼 그냥 무작정 걷기로 한다. 그때 머리를 스치는 것이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삼탄역이다. 첫 차 시간인 10시 38분은 이미 지났다. 충주역에서 삼탄 가는 두 번째 차를 타면 되는데 시간이 오후 1시 33분이다. 거의 2시간이나 시간이 남는다. 가급적 시내를 피해 외곽 도로를 걷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충주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아닐까. 걷는데 최단거리는 당연히 직선이지만, 짐짓 오늘만은 충주 시내를 걸을 때 곡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곡선을 선택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눈 앞의 모든 횡단 보도 건너기를 실행에 옮겼다. 충주 시내 외곽 도로를 가로지르며 모든 횡단보도도 건너 계속 걸었다. 충주의 몰랐던 길을 에두르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걷기도 중독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걷지 않았던 모든 길을 걸어보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무학시장서 출발해 충주천을 따라 30분쯤 걸으니 충주역이 보인다. 걷는 동안 만난 사람이라곤 자전거 타고 가는 1명 뿐이다. 주차장에 차조차 많지 않다. 지난 3월 탄금대 올레길을 따라 걸었던 기억을 더듬어본다. 끝내고 겨울 길을 천천히 걸으며 자전거와 자동차의 속도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보석 같은 공간들을 발견했었다. 이처럼 충주역까지 걷는 '사회적 거리 두기' 걷기는 또 다른 충주 체험의 의미를 줬다. 사람이 없는 것은 다른 곳과 같다. 충주역에는 열 감지하시는 분과 할머니 그리고 필자, 달랑 셋 뿐이었다. 매표소 직원까지 넷. 코로나 이후 운전뿐 아니라 도보 이동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한다. '혼자 여행'마저 가로막으며 어쩔 수 없이 '집콕'을 강요한 코로나19. 더 이상 각자의 집에서 섬에 갇힌 로빈슨 쿠르소같은 생활은 일상의 황폐화를 부를 뿐이다. 역 바깥에 충주시 관광 안내판을 보며 혼자서 한적한 곳을 찾아가는 것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탄역으론 충주역에서 가는 것이 가장 멋지다. 제천으로 가는 무궁화호 기차다. 상하 차가 필자를 유혹한다. 조치원 쪽으로는 주덕역에 서는데 삼탄역보다는 볼 거리가 적다. 집에 늦겔 가도 삼탄역으로 가는 것이 낫다. 역내엔 충주의 볼거리가 전시돼 있다. 잔뜩 봄 치장을 하며 사람을 기다리는 곳이 이렇게 많은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충주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방법이 또 하나 있다. 걷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사회적 거리두기다. 자동차를 타고 충주 세계 무술공원 주차장에서 매주 토·일요일에 열리는 '충주 농산물 직거래 장터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곳에선 걸으면 안된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만 사면 된다. 전염 공포가 한풀 꺾이고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됐지만 아직은 조심할 때다. /충주시SNS서포터즈 퍼진라면
이번에는 옥화9경 중 제5경 금봉부터 제9경 박대소까지 둘러본다. 옥화 제5경 금봉은 칼같은 봉우리란 뜻을 가진다. 아름다운 숲으로 수목이 울창한 동산을 맑은 개울이 휘돌아 흐른다. 옥화대에서 금관리로 가는 길에 월용심소류지가 있다. 여기에서 마을 안길로 따라 들어가면 금봉을 만날 수 있다. 옥화대부터 금봉 주변으로 가는 달천천 물길은 오랜 세월에 걸쳐 주변을 휘감아 돌아가는 물길을 만들었다. 금봉 날카로운 산에 막혀 한 번 더 휘돌며 산쪽으로는 높은 바위 절벽이 한폭의 병풍을 보는 느낌이다. 옥화 제6경 금관숲은 금관리 개울가에 있는 2천400여평의 숲이다. 수목이 울창해 한여름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다. 금관숲캠핑장이 있어 야영객들이 많이 찾는다. 숲에는 갈참나무와 떡갈나무가 주를 이룬다. 수령 500년 갈참나무는 오래된 숲을 말해주고 느릅나무, 팽나무, 시무나무도 볼 수 있다. 도로 옆에는 40~50년 전에 심은 느티나무 숲이 조성돼있다. 가마소뿔은 특이한 이름에 얽힌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에 막 혼례를 마친 신랑과 신부가 이곳을 지나다 신부의 가마가 흔들려 물 속에 빠져 죽었는데 이를 애통해하던 신랑도 함께 뛰어들었다는 전설을 가진 곳이다. 절벽 밑에 위치해 그 전설과 함께 경관을 자랑한다. 지난 시간 보았던 금관숲에서 어암리 방향으로 약 2.6km 길을 따라오면 오른 편으로 높게 솟은 산이 가마소뿔이다. 앞에서 보면 삼각형 모양으로 솟은 모습을 볼 수 있고 아래는 달천이 흐른다. 이전 달천의 모습은 굽이굽이 휘돌아 감는 모습이었는데 여기서는 직선으로 넓은 내를 이루면서 유유히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옥화 제8경 신선봉은 해발 630m의 봉우리로 옛날 신선이 놀았다 하여 신선봉으로 불린다. 계곡이 큰 바위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 때문에 그곳을 찾는 누구라도 절로 신선이 되는 듯한 곳이다. 앞에서 보았던 가마소뿔에서 어암리 방향으로 보게 되면 앞에 높다란 산이 신선봉으로 뒤편에 있는 금단산과 이어지는 산맥을 이룬다. 신선봉이 보이는 어암리는 보은과 괴산의 경계를 이루면서 바로 인근 속리산국립공원과 가까이 있어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옥화 제9경 박대소는 달천천의 마지막 절경으로 푸른색의 청석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깊은 못이 있어 박대소라 일컬어진다. 이곳은 신선봉에서 서북쪽으로 약 1km 떨어져 있다. 신선봉이 보이는 어암리에서 박대소까지 거리는 멀지 않으나 차량으로 이동은 가까운 길로는 불가하다. 약 4.6km 가량 돌아가야 하는데 내비게이션으로 '박대소송죽헌펜션'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작은 마을 길을 통해 이정표를 따라가면 달천 옆으로 갈대숲 사이 자갈길을 지나고 그 끝에는 달천을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방죽이 박대소다. 파란 하늘이 달천에 비치고 앞으로 보이는 초록의 소나무와 청석이 조화를 이루고 산에는 진달래까지 피어 있어 혼자 보기엔 아까운 모습이다. 길에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풀이 무성한데,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에 절경을 숨겨 놓았다. 가마소뿔과 신성봉은 드론으로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2회에 걸쳐 옥화 9경을 다 살펴보았는데, 전체적으로는 제1경부터 제9경까지 하루 코스로 여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찾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내가 제대로 돼있지 않아 찾는데 조금은 헤매일 것 같다. 한 군데씩 지날 때마다 다음 코스로 가는 길을 자세하게 설명한 표지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옥화9경 자연친화적 관광길이 조성 예정이라고 한다. 접근하기 편하고 초행자들이 찾아가기 쉽게 안내도가 보완됐으면 좋겠다. 청주 경치 맛집 옥화9경으로 놀러가보자. /청주시SNS서포터즈 김충모
옥화 9경은 좌구산에서 발원해 미원면 옥화리, 운암리, 월용리, 금관리 어암리, 계원리를 흐르는 달천 주변에 있는 아홉 곳의 경승지다. 차례대로 1경부터 9경까지 둘러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번에는 제1경 청석굴부터 제2경 용소, 제3경 천경대, 제4경 옥화대를 소개한다. 옥화 제1경 청석굴은 미원면 운암리에 있는 동굴로 구석기 시대 유물인 찍개와 볼록날, 긁개가 발견됐다. 옛날 우리 선조가 생활했던 그대로를 간직한 동굴로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고 굴 안에서 용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청석굴을 보기 위해서는 앞에 있는 감천 건너편에 마련된 주차장에 주차하고 다리를 건너와 동굴을 볼 수 있다. 옥화9경을 둘러보는 동안 감천, 달천천 등에서 살고 있는 민물고기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안내판을 살펴봤다. 이곳에는 모래무지, 돌마자, 참마자, 참종개, 점줄종개 등 다양한 민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맑은 계곡이다. 동굴 입구에는 황금박쥐를 볼 수 있다. 멸종 위기 1급으로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됐으며 청석굴에는 3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동굴 길이는 약 60m인데 입구는 넓으나 안쪽으로 10여 미터 들어가면 좁아서 더 이상 들어가기 힘든 구조다. 입구 절벽에는 산에서는 암벽 타기를 많이 하는 공간이 있으며 그 옆으로 인공폭포가 있는데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다. 옥화 제2경 용소는 신비한 날에 용이 승천을 하는 것을 지나가던 여자가 보게 돼 영험에 부정을 타서 승천하던 용이 그대로 떨어져서 이무기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용소는 달천천을 따라가다가 오른 편에 표지판이 있다. 이것을 보기 위해선 학정교를 건너서 봐야한다. 용소에서 볼 것은 절벽에 그려진 특이한 바위 문양이다. 나무의 나이테 같기도 하고 멋진 산수화 같기도 한 느낌이다. 어쩌면 전설에 따라 이무기의 흔적이 아닐까도 싶다. 조금은 널찍하고 깊은 곳이라 절벽의 모습과 달천천이 굽이치며 멋진 모습을 보인다. 이곳에서 절경을 보며 낚시를 하는 분의 모습이 여유롭다. 옥화 제3경 천경대는 수직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달빛이 맑은 물에 투영돼 마치 하늘을 비추는 거울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천경대는 용소에서 가깝게 있으며 옥화1교를 사이에 두고 제4경인 옥화대와 나란히 있다. 바위 절벽 위의 소나무와 함께 아래에 잔잔히 흐르고 있는 물이 정말 달밤이면 달빛이 비칠 정도로 고요한 모습이다. 맞은편에는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가 있는데 그늘 아래에서 천경대를 바라보고 있으니 신비로운 느낌이다. 옥화 제4경 옥화대는 조선시대 선비였던 이규소 등 유학자들이 추월정, 만경정, 세심정 정자를 지어 후학을 양성했던 곳이다. 옥화리 절벽 위에 있는 동산인 이곳은 들판 위에 옥처럼 떨어져 있다하여 옥화대라 이름을 지었다. 지조 있는 선비들이 아끼던 장소로 옥화9경 중 대표적인 절경으로 꼽힌다. 절벽에는 고목들이 있으며 그 사이에 두 개의 정자가 약 50m 떨어져 있다. 천경대 쪽에 있는 것이 세심정으로 마음을 닦고 씻는다는 뜻을 가진다. 다음은 청명한 가을 달을 닮았다하여 추월정이라 이름을 지었다. 앞쪽에 큰 정자는 만경정으로 세상의 모든 경치를 볼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옛 유학자들은 정자의 이름 하나에도 좋은 뜻을 가지고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곳에는 3개의 정자 외에도 경모사와 옥화서원이 있다. 경모사는 돈암 윤사석을 기리는 사당이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모습도 좋지만 다리를 건너서 보는 모습이 달천과 고목 숲 그리고 정자의 모습이 멋지다. /청주시SNS서포터즈 김충모
제천에는 청풍호뷰를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카페들이 많다. 청풍호를 끼고 드라이브 혹은 자전거를 타기 좋은 코스를 따라 가다보면 곳곳에 카페가 숨어있다. 이번에 우연히 발견한 카페하인츠도 청풍호가 보이고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한 카페다. 제천시 수산면 옥순봉로 10길 2에 있는 카페하인츠는 도로와 인접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카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가구와 소품이 앤틱하고 개성넘치는 인테리어 덕분에 구석구석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여 오래 머무르고 싶어진다. 더군다나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도로 너머로 청풍호가 보인다. 청풍호 여행에서 잠시 쉬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차를 마시기 더 없이 좋다. 다양한 차 메뉴도 있는데 커피는 본사에서 직접 로스팅한다고 한다. 예쁜 잔에 곱게 나오는 커피로 한 번 더 눈이 즐겁다.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문했는데 커피 맛은 연한 편이다. 오후가 되면 카페 주변에서 청풍호의 일몰 풍경을 볼 수 있다. 잔잔한 호수 위로 빛나는 석양이 아름답다. 제천을 여행하다가 우연히 들어선 카페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 감성 넘치는 소품으로 꾸며진 분위기 좋은 실내 인테리어와 청풍호 뷰가 매력적인 카페라 다음에 또 찾고 싶다. /제천시SNS서포터즈 진은주 떠나고 싶은 욕구가 더욱 강렬해지는 요즘이다. 캠핑을 즐기고 싶지만 준비가 여의찮은 이들을 위해 글램핑도 인기다. 제천 백운면 운학리에 위치한 더 프라우드 리조트를 소개한다. 반려동물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글램핑장에 다녀왔다. 들어가는 입구에 곰 모형과 사슴모형이 보인다. 가격은 비성수기, 준성수기, 성수기, 요일마다 다르고 반려동물과 함께라면 만원의 추가비용이 있다. 한마리 이상이라면 그에 따른 추가비용도 있다. 체크인을 하면 머물 곳을 지정해주신다. 반려동물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울타리 안 공간도 있고 앞에서 지켜보에도 매우 적합하다. 동물을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구역은 나눠져있다. 공동샤워실과 공동 화장실도 깔끔하게 분리돼 있어 좋다. 흡연장소는 따로 있고 그 외 구역에선 금연이다. 조리실도 따로 준비되어있는데 조리 도구들이 다양하게 준비돼 식사 할 때도 편리할 듯 하다. 글램핑장 내부에는 쇼파와 침대, 냉장고, tv 등이 설치돼있다. 에어컨과 보일러도 있어 여름이든 겨울이든 상관없다. 냉장고엔 더프라우드 리조트 이용시 유의 사항이 적혀있다. 테라스에는 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큰 테이블을 뒀다. 5시 30분쯤 되면 숯으로 불을 피워주시고 장작을 따로 구매하면 캠프파이어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보는 노을은 환상적이다. 자연치유의 도시 제천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해 밑으로 보이는 산들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기도하다. 가만히 노을을 지켜보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루빨리 이 시간이 지나고 가족단위 혹은 친구와의 캠핑을 떠날 수 있다면 편안하게 방문해 제천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더프라우드를 강력 추천한다. / 제천시SNS서포터즈 표소연
동화책 속에 신령스러운 존재로 종종 마주하는 두꺼비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맹꽁이. 청주 도심 아파트 단지 속에서 이 두 동물을 만나볼 수 있다. 맹꽁이 연못이 있는 성화 근린공원이다. 구룡산을 끼고 있는 성화동 산남동 일대가 두꺼비와 맹꽁이 등 양서류 서식지였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있다. 성화 근린공원에는 맹꽁이 생태문화관이 있다. 지금은 한시적으로 이용 불가다. 봄을 맞은 맹꽁이 연못에는 올챙이가 가득하다. 두맹이 생태길은 두꺼비와 맹꽁이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 붙여졌다. 두맹이 생태길 탐방을 시작해 본다. 두맹이 생태길은 성화동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자연환경을 두루 살필 수 있도록 길이 약간 꼬여있다. 천천히 걸으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성화 근린공원을 출발해 처음 도착한 곳은 장전공원이다. 이곳에도 습지 기능을 하는 방죽이 있다. 성화 초등학교 앞을 지나도록 돼있다. 구룡산 사거리 쪽으로 길을 따라 걸으면 횡단보도 앞에서 왼쪽으로 두맹이 생태길이 이어진다. 이곳을 시작점으로 두맹이 생태길을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겠다. 길에 들어서니 매화와 산수유가 봄을 알린다. 벚꽃도 개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화 초등학교 뒤쪽 산길을 따라 걷는다. 두맹이 생태길 표지판의 화살표를 보는 법은 두 갈래 길이 있다면 오른쪽에 있는 길이 아니고 오른쪽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그렇게 길을 따라 구룡산까지 오게 됐다. 구룡산에는 유아숲 체험원이 있어 아이들이 놀이터처럼 놀 수 있도록 꾸몄다. 구룡산도 두꺼비 서식지다. 두맹이 생태길은 구룡산 능선으로 올라가야 한다. 가파른 듯하지만 반갑게 핀 진달래 덕분에 기분이 나아진다. 두맹이 생태길은 구룡산 정상과 반대 방향이다. 올라온 김에 구룡산 정상을 왕복해볼까 싶었지만 목적에 충실하기로 했다. 두맹이 생태길이 생각만큼 만만하지는 않아서다. 1시간이 조금 안되게 걸어 도착한 곳에서 지나칠 뻔했던 화살표를 찾았다. 구룡산을 내려와 다다른 곳은 성화동 저수지다. 저수지와 방죽 모두 사람이 만든 인공물이지만, 일정하지는 않아도 늘 물이 고여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습지 역할을 하게 된다. 위 아래가 뒤집인 표지판도 눈에 띈다. 성화동 저수지 근처에는 매실농장이 있다고 하는데 두맹이 생태길에서 매실밭은 보이지 않지만 매화나무가 몇 그루 있다. 이 길을 지나면 성화 터널 앞이다. 두맹이 생태길 화살표를 따라가면 어디가 나올까. 지금까지는 이정표를 보고 따라갔지만 여기서는 구룡산 화살표를 따라가야 한다. 둘러 가는 길인데 갈림길에 표지판이 없어서 헤맬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주택공사 충북지역본부를 둘러서 간다. 이렇게 오면 정상적인 두맹이 생태길로 합류하게 된다. 그렇게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 육교를 건너가면 처음 출발했던 성화 근린공원에 도착한다. 청주의 자연을 감상하며 한 바퀴 돌고 나니 며칠은 운동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청주 성화동 구룡산 반대 자락에는 산남동 두꺼비 생태마을 둘레길이 있다. 원흥이 방죽과 두꺼비 생태공원, 두꺼비 생태문화관이 있다. 도심이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이곳 역시 올챙이가 쑥쑥 자라날 준비를 하고 있다. 동화책 속 두꺼비와 맹꽁이를 살펴볼 수 있는 청주 두맹이 생태길에서 봄을 맞이해 보면 어떨까. /청주시SNS서포터즈 박필선
맑고 포근한 봄 날씨에 청주의 도심형 테마공원인 문암생태공원로 가벼운 산책을 다녀왔다. 문암생태공원은 새롭게 태어난 공간이다. 1994년부터 생활쓰레기를 매립하다 2000년 12월 매립을 종료했다. 2007년까지 부지 안정화 및 환경 정화 기간을 거쳤고 넓은 공간을 아름다운 친환경공원으로 만들었다. 2008년 11월 완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민의 품에 돌아왔다. 쓰레기 매립장 부지에 조성된 약 7만 평 가량의 넓고 평평한 공원은 평소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당초 시민이 기피하는 쓰레기 매립장을 주변 무심천과 어우러진 친환경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것은 신선하다. 이제는 청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휴양공간으로 자리잡아 지역 이미지 개선과 함께 시민의 정서함양과 건강증진, 생태학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문암생태공원 곳곳에서 봄이 피어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문암생태공원에는 가족공원, 체육공원, 생태공원 등 테마공원이 조성돼있고 특히 무심천변에 인접해 주변 환경을 조망하기에도 좋다. 문암생태공원 곳곳에서 많은 소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삼 형제 소나무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 먼저 뿌리를 내리는 개척 수종이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땅에서 환경을 지키는 든든한 나무들이다. 많은 소나무들이 언젠가 아름드리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룰 것 같다. 문암생태공원은 생태문화해설을 들으며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숲생태체험과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힐링공원이다. 생태체험학습장을 지나 생태숲으로 가는 길에 바라보는 풍경 또한 아름답다. 생태공원에는 생태습지원, 수목원, 생태탐방로 등이 조성돼있다. 웰빙공원에는 건강숲 체험장, 테마 웰빙숲, 농구장 등이 보인다. 생태숲을 걸으며 가벼운 산책을 즐겨볼 수 있다. 숲길에는 노란색 생강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생강나무 꽃은 산수유나무 꽃과 함께 봄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중 하나다. 화려하지 않지만 수줍은 노란색이 유독 반갑게 느껴진다. 청주시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책임지고 있는 생태숲 곳곳에는 정자와 의자가 마련돼 걸음을 멈추고 언제든 편안히 쉬었다 갈 수 있다. 생태숲을 지나 웰빙 광장, 웰빙숲 코스도 산책하기에 좋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문암생태공원은 각종 편의시설과 자연이 어우러져 가족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문암생태공원도 한적한 모습이지만 늘 생동감이 느껴지는 인파로 가득한 곳이다. 한편에 마련된 캠핑장은 늘 자연을 찾아온 캠핑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때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어 도심 속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터다. 문암생태공원 내에는 운동시설이 마련돼있고, SK 숲도 조성돼있다. SK 숲은 주민, 자연, 기업이 더불어 사는 삶 '상생'을 통해 '행복'이라는 기업가치를 실현하고자 조성된 공간이다. 문암생태공원은 한마디로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다. 줄잡고 오르기, 슬라이드, 네트 놀이대, 출렁다리 등 다양한 놀이기구들이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던 유아놀이터가 쓸쓸해보인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채워지길 바란다. / 청주시SNS서포터즈 최용옥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시작되는 시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로 마무리되는 이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일찍이 일제강점기에 이상화 시인이 발표한 시다. 코로나19로 잠식당한 현시점에서 다시 이 노래가 떠오른다. 아직 몽우리를 꼭꼭 잠그고 수줍어하는 녀석들도 많지만 하나씩 가르마를 풀고 뽀얀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들이 봄을 알린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꽃도 사람도 환하게 만들어 주고 봄의 길목을 축하해 주던 모든 행사가 멈춰져 아쉽기만 하다. 옥천의 한가로운 거리에서 담아온 꽃들을 사진으로나마 감상해보시길 바란다. 가깝게는 옥천체육센터부터 옥천문화원을 거쳐 제이마트에 이르는 거리에서 봄을 맞은 꽃을 즐길 수 있다. 옥천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으니 가볍게 산책하며 아름다운 사람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겠다. 연분홍 사이의 노오란 개나리도 올해는 어쩜 이리 사랑스러운지. 봄의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니 아직 피우지 않은 꽃들까지도 예술이 되는 순간이다. 그 옆으로 충북도립대학교 담장 안쪽에도 꽃길이 조성돼 있다. 문화원, 교육도서관 쪽에는 예쁜 카페도 몇 곳 눈에 들어온다. 커피 한 잔 들고 꽃길을 거니는 순간도 행복할 듯하다. 안내, 보은 방면 국도에는 유명한 꽃길이 꽃을 피울 준비 중이다. 초입에는 볼 수 없던 벚꽃들을 장계리에 거의 왔을 때 하얗게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다시 옥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교동저수지 옆의 데크길도 화려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저수지 안쪽 조형물은 주변의 풀이 너무 무성하게 자라서 약간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발하지 않은 덥수룩한 모습이 연상된다. 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이 지나면 조만간 이곳 교동저수지 팔각정 근처에서 버스킹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동저수지 팔각정 근처는 옥천군의 지원으로 지난해 전기 시설까지 완비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봄이 오자마자 버스킹에 나서고 싶었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아직은 빼앗긴 들이다. 팔각정을 지나 벚꽃 산책로로 들어서본다.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학의 형상을 닮은 무대 주변이 외롭다. 봄을 맞아 바닥까지 밝아 보이는 예쁜 산책로가 구석구석 뻗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산책로마저 고요하게 만들었다. 꽃 사진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그야말로 보물이다. 매년 이런 기적 같은 선물들을 자연으로부터 받아오고 누려왔으면서도 그저 지나치기만 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작금의 사태로 당연하던 것들조차 누릴 수 없게 되니 이제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사람을 기다리는 꽃길은 서서히 완성돼 가는데 사람간의 거리는 멀어지기만 한다. 조용한 시간 호젓이 거닐어 본 인적 드문 벚꽃길을 소개했다. 매해 봄이 그랬듯 사람들과 어우러져 꽃길을 거닐지는 못하더라도 차를 타고 달리며 옥천의 꽃길에 취해 보시기 바란다. 코로나에 빼앗긴 꽃길에도 봄이 왔음을 알린다. 내년 봄에는 봄꽃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기를. / 옥천군SNS서포터즈 김원택
천년고찰 괴산 각연사 문화재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집에서라도 조금이나마 힐링의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괴산 시내에서 연풍면 방향으로 10여 분 가다 보면 천연기념물 제221호 율지리 미선나무 자생지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여름철 휴양지로 유명한 쌍곡구곡으로 가고, 직진해 연풍 방향으로 각연사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천년고찰 각연사 일주문에 도착한다. 일주문 주변 주차장에 주차하고 경내로 100m쯤 올라가면 각연사 대웅전과 비로전으로 가는 돌계단이다. 국립공원 속리산에 속하는 보개산과 칠보산 자락에 위치한 각연사는 보물 제433호인 비로자나불좌상, 보물 제1295호인 통일대사탑비, 보물 제1370호인 통일대사부도 등 국보급 보물과 충북유형문화재 제125호 괴산 각연사 비로전, 충북유형문화재 제126호 각연사 대웅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12호인 석조귀부(石造龜趺)와 팔각옥개석(八角屋蓋石) 등이 있는 문화재의 보고이기도 하다. 천년고찰 각연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 유일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다. 신라 법흥왕 때 유일대사가 현재의 충북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 근처에 터를 잡고 절을 지으려 했는데, 재목 다듬는 공사 중 까마귀 떼가 날아들어 쉬지 않고 대팻밥과 나무 부스러기를 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 모습을 기이하게 여겨 따라가 보았더니 연못이 있었는데 연못 안에 돌부처 한 분이 계시고, 몸에선 광채가 퍼져 나왔다고 한다. 유일대사는 부처님을 뵙고 깨달은 바가 있어 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절을 세웠는데 연못 속의 돌부처를 보고 깨침을 얻었다 하여 깨달을 각(覺), 연못 연(淵) 자를 써, '각연사'라고 이름 지었다. 보배산, 칠보산, 덕가산에 둘러싸인 각연사는 마치 연꽃이 피어있는 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주차장에서 천천히 걸어 계단을 오르면 넓은 마당에 저 멀리 대웅전이 보이고 비로전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각연사에는 현재 대웅전, 비로전, 칠성각·산신각 및 요사채 2동 등이 있다. 각연사 대웅전은 충북유형문화재 제126호로 조선시대 후기 건축이며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다포집이다. 다듬지 않은 덤벙초석을 놓고 가볍게 배흘림 된 기둥을 썼는데 네 귀퉁이의 평방 머리 위에 자못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 용머리들을 올려놓은 것과 기둥 사이 평방과 창방, 문틀 등에 꽃판을 하나씩 달아 장식한 점이 재미있다. 각연사 대웅전 옆에는 삼성각이 있는데 이곳은 세분의 성인을 모신 곳으로 칠성, 산신, 독성을 모신다고 한다. 1988년에 새롭게 만든 곳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구성돼있다. 삼성각 앞에는 황금나무가 심어져 있어 균형이 아름답다. 충북유형문화재 제125호인 각연사 비로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으로 이곳에는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모신다. 낮은 기단 위에 정남향을 바라보며 주춧돌은 신라시대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 위에 둥근 기둥을 올리고 기둥은 가운데만 약간 굵게 했다. 앞면 3칸·옆면 3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 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기둥 위에서 지붕 처마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의 건물이다.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은 광배(光背)와 대좌(臺座)를 모두 갖춘 완전한 불상으로 신라 말부터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비로자나불상의 하나다. 계란형의 단아한 얼굴에 알맞게 묘사된 이목구비, 조용한 미소 등에서 단정한 스님의 얼굴을 엿볼 수 있으며, 결가부좌 한 자세와 삼각형 구도의 체구는 안온한 모습이다. 신라 전성기의 전형적인 불상처럼 긴장된 활력과 세련된 기교는 줄었지만 일면 단아하면서 일면 화려해진 조각 양식을 묘사하고 있어서 선적(禪的)인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작지만 절제된 아름다움과 고요함이 있는 각연사는 주변의 국립공원 속리산 계곡과 어우러진다. 조만간 코로나바이러스가 사그라들면 천년고찰 각연사의 아름다움에 빠져보시길 추천한다. /충북도 SNS서포터즈 권영진
요즘 같은 시기, 날은 좋고 집 안에만 있기엔 답답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으면서 뻥 뚫린 오창의 공원 세 곳을 소개해 볼까 한다. △송대공원 첫 번째로 송대제를 끼고 있는 송대공원이다. 공원 앞쪽으로 주차장이 있어 방문하기 어려움이 없다. 관심없이 매번 지나치기만 했는데 이런 좋은 곳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 큰 규모의 공원은 아니지만 오창의 공원들은 화장실이 잘 돼있는 점도 좋다. 봄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니 산책 나온 분들이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있다. 날이 맑고 따뜻해지니 집에만 있기가 더 어려워진다. 걷는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지만 탁 트인 공간에 나오니 기분이 좋은 듯하다. 매일 지나는 곳이었는데 안쪽으로 들어오니,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물가에 오리도 한가롭게 노니고 있다.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쪽에는 운동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이나 연인끼리 가벼운 산책으로 나들이 나오기에도 좋은 장소다. 외국의 유명 공원 못지않은 멋진 풍경으로 주민들을 위해 언제나 열려있는 송대공원이다. 새벽 조깅을 나온다면 미국 센트럴파크를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으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 봤다. 중간중간 벤치가 있고 한눈에 송대공원이 내려다보인다. 올라온 반대쪽 길로 내려가면 처음 시작했던 주차장으로 갈 수 있어 어렵지 않게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 △주성공원 다음은 오창 2산단 아파트 단지 옆의 주성공원으로 향한다. 이곳은 옆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다. 꽤 큰 규모로 공원을 크게 둘러 트랙도 설치돼있다. 한쪽엔 푹신한 탄성포장이 돼있어 가볍게 달리기에 좋을 듯하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서인지 이미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마련돼 있고 분수대도 보인다. 여름에는 색다르고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할 모양이다. 놀이터 옆으로 마련된 코트에서는 족구나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즐길 수 있다. 깨끗한 화장실도 있어 누구나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신경써서 꾸민 듯한 공원이 하나의 시설로 충분하다. △구룡공원 노란 개나리가 반겨주는 장소는 오창 5호 근린공원 구룡공원이다. 이곳은 자연학습원이 잘 가꾸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원고등학교와 천주교 구룡 성당을 끼고 있다. 북쪽과 서쪽 두 곳에 주차장이 있다. 수변 데크가 있어 좀 더 가까이에서 구룡 소류지 풍경을 볼 수 있다. 구룡공원 인증샷을 남기기엔 딱 적합한 장소인 듯하다. 구룡 소류지를 따라 자생초화원과 쉼터 생태학습원이 구성돼 있다고 하니 한 바퀴 둘러본다.운동시설과 벤치 등이 있어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조용히 시간 보내기에 좋다. 구룡공원에도 봄꽃이 피었다. 푸른 새싹도 돋아 싱그러움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주차장 반대쪽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이름 모를 야생화가 한바탕 피어 예쁜 핑크빛의 물결을 이루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된다. 잔잔한 수면에 물결을 일으키는 오리도 볼 수 있었던 오창 산책 장소 구룡공원. 그 간 집에 머문 답답함을 잠시 떨쳐버리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피해야겠지만 탁 트인 야외 산책로에서 따스한 햇살 받으며, 가볍게 걸어 보는 것만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청주시SNS서포터즈 최윤희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지만 어디로 놀러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는 날들이 계속된다. 바깥 공기로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를 챙겨 용두공원으로 산책을 나섰다. 영동읍 중심에 있는 용두공원은 넓은 면적에 산책로, 놀이시설, 생태연못, 야생화 단지 등을 갖췄다. 야트막한 언덕의 용두정과 운동시설까지 있어 도심속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한 걸음 들어서자 입구부터 봄이다. 매화와 개나리가 하얗고 노랗게 몸을 펴고 있다. 이토록 푸릇푸릇한 봄날 집에만 있었다니 억울한 생각마저 든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미세먼지도 없어 마음까지 맑아졌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용두정이 보인다. 용두정에서 용두공원을 내려다보면 잘 짜여진 모양새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가동하고 있지 않지만 여름이 되면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는 음악분수도 멀리 보인다. 2007년 설치된 음악분수는 지름 21m 규모로 제범 큰 원을 그리고 있다. 280개 노즐과 285개 LED 수중 등을 갖춰 야간에 더 빛을 발한다. 해마다 여름무렵부터 가동되는 음악분수는 용두공원의 명소이기도 하다. 20m 높이의 물줄기가 다양한 조명과 어울려 낭만적인 밤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멀리서 음악분수를 내려다보니 지난해 여름밤을 수놓았던 음악분수의 리듬이 그려진다. 올 여름에도 시원한 물줄기와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대쪽으로는 영동읍 전경이 보인다.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아래로 향한다. 용두공원과 충혼탑가는 길은 연결돼있다. 충혼탑을 찍으러 가는 길 곳곳에 영동 매천리 미선나무 자생지 표지판이 보인다. 영동 매천리 미선나무 자생지는 삼봉천 냇가의 낮은 구릉지에 있다. 미선나무가 무리지어 있거나 띄엄띄엄 떨어져있는 것이 보인다. 이곳은 자연 그대로 보존돼있는 곳이라고 한다. 미선나무는 물푸레나뭇과의 미선나무속에 속한다. 1속 1종의 희귀한 식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미선나무는 낙엽이 지는 관목으로 끝이 뾰족한 타원형 모양의 잎이 마주난다. 잎이 나기 전인 이른 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향기가 좋은 꽃이 핀다. 보통 흰색이지만 분홍색, 푸른색을 띄는 것도 있다고 한다. 용두공원에서 볼 수 있는 꽃은 대부분 하얗게 피었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꽃이 한창이다. 미선나무는 세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야생보호 식물이다. 천연기념물로 보호하는 미선나무는 열매의 모양이 둥글고 납작하며 맨 위가 움푹 들어간 것이 마치 선녀가 들고 다니는 부채와 비슷하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자라는 곳이 산기슭의 돌 많은 곳이라 열매가 떨어져도 잘 발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귀한 나무로 대접받는 이 나무가 영동 용두봉의 정기를 머금고 자라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지정됐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미선나무는 충북 영동, 진천, 괴산과 전북 부안에서 자생하고 있다. 알림판을 한참 들여다보고 고개를 드니 용두공원을 하얗게 물들인 미선나무들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자세히 볼수록 단아하고 예쁘게 생긴 꽃잎이 마음을 끈다. 맑은 날씨에 공기 중 가득한 미선나무 향기가 오랜시간 집에 머무른 마음까지 어루만져준다. 오래간만에 나선 산책에서 용두공원을 걸으며 제철을 맞아 활짝 핀 미선나무 덕에 향기 테라피까지 한 듯한 소중한 경험이다.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한다.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김선미
조헌 신도비, 조헌의 묘, 조헌을 기리는 공간을 찾았다. 한 사람의 일생이 돌에 새겨진다고 하면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을 경우나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누렸을 경우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오래 전에 세워진 신도비의 신도는 묘 앞에서 입구까지 낸 길을 의미한다. 한반도에 자리한 국가들이 묘비 혹은 신도비를 세우는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에 특히 신도비가 많이 세워졌는데 사대부이거나 생전에 세운 공로와 인품을 기록하기 위한 비석을 크게 세웠다. 옥천에 세워진 신도비 중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싸우던 중 전사한 조헌의 묘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신도비가 있다. 조헌 신도비를 지나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조헌의 제사를 지내는 재실과 그를 모신 사당이 나온다. 조헌은 조광조(趙光祖)와 이황(李滉)을 사숙했고, 김황(金滉)·이지함(李之菡)에게도 배웠다고 한다. 조헌은 임진왜란 당시 금산에서 700여 명이 한꺼번에 전사한 전투인 칠백의총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는 절의와 도학을 겸비한 학자였다. 조헌은 금산에서 전사했지만 이후 병자호란 때 김상헌(金尙憲)이나 송시열(宋時烈), 그리고 한말 의병장 최익현(崔益鉉) 등이 모두 그를 숭상했다고 한다. 조헌은 충청북도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며 1582년 보은 현감으로 근무할 당시 1584년 대간의 모함을 받아 파직돼 옥천 밤티(栗峙)에 들어가 후율정사(後栗精舍)를 짓고 학문에 몰두했다고 알려졌다. 금산전투의 승병장인 영규대사의 묘는 공주에 있고 조헌의 묘는 옥천에 있다. 묘역은 약 100평으로 상석·문인석·망주석이 있으며, 봉분 앞 좌·우에 각각 묘비가 있는데 묘소는 마을 뒷산 중턱의 무성한 노송 사이에 있다. 올려다보면 누운 듯한 노송이 묘소쪽으로 기울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묘소를 향해 계단을 올라가 본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591년 조선에 온 겐소[玄蘇] 등의 일본 사신이 명나라를 칠 길을 빌리자고 청하여 조선 침략의 속셈을 드러냈다. 이때 일본 사신의 목을 베라는 상소를 하고 영·호남의 왜적 방비책을 올렸으나 묵살됐다고 한다. 현재 묘역에는 묘비 2기가 있는데 하나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이곳으로 이장할 당시 선생의 공적을 기록한 것이다. 그의 묘는 1976년 12월 21일 충청북도 기념물 제14호로 지정됐다. 받아들이지 않음에도 계속 직언을 하고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면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결국 조헌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이 발생하자 의병장으로 일어섰다. 묘소 아래 집처럼 보이는 건물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된 재실이다. 1812년(순조 12)에 건립된 영모재는 1970년에 다시 고쳐 세웠다고 한다. 팔작지붕의 기와집은 앞면 5칸, 측면 2칸 반의 크기다. 10칸이 약간 넘는 규모로 안방, 윗방, 건넌방, 대청, 부엌을 갖추고 있으며 옥천 지역에 자리한 조금은 특이한 가옥 구조의 형태다. 조헌을 기리는 잘 꾸며진 공간에서 그의 일생을 돌아보면 어떨까. /옥천군 SNS서포터즈 최홍대
충청북도 기념물 제32호로 지정된 음성군의 문화재를 찾아 여행을 떠났다. 특이하게 한 집안에서 3대에 걸쳐 묘소와 사당을 모시고 가꾼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의 양촌 권근 삼대 묘소와 신도비다. 이곳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며 학자였던 양촌 권근 선생과 선생의 아들 권제, 그리고 손자인 권람의 3대 묘 및 사당이 있다. 조선거국공신이며 삼대가 좌의정과 영의정을 지낸 명문가라서 묘소와 사당 등을 웅장하게 잘 관리 해왔다고 한다. 정중앙으로 3개의 사당이 보인다. 좌측부터 권근의 사당인 문충공사당, 가운데는 권반(권제의 셋째아들) 사당인 안양공사당, 그리고 맨 우측은 권준(권근의 넷째 아들) 사당인 안숙공이다. 사당 앞쪽으로는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상대별곡 비문이 세워져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권근 선생이 직접 작성한 것이다. 상대별곡은 임금에 대한 선생의 충성이 녹아들어가 있는 비문이기도 하다. 뒤로는 사당들이 나란히 배치돼있다. 권근 선생은 원래 조선 건국공신으로 찬성사·대제학을 역임했으며 문장이 뛰어나고 경학에 밝았다고 한다. 또한 공민왕 17년(1368) 성균시에 합격한 후 여러 관직을 맡았고 태조 7년(1398)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난 후에는 사형제도를 폐지할 것을 주장해 왕권확립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사당 옆쪽으로는 권근 기념관인 추원재가 나타난다. 원래 기념관과 사무실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어 문이 닫혀있다. 사당 반대편 야산에는 권근 선생 후손들의 묘가 많이 눈에 띈다. 그 중 특이한 것은 권람의 충복이었던 천쇠의 묘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견의 무덤인 충견총도 보인다. 여기서 권근의 손자인 권람과 충견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권람의 이야기인 것은 몰랐던 이야기다. 권람 선생이 봄날 연회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길섶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불길이 번져 왔다. 권람 선생의 개가 냇물에 몸을 적셔 선생 주변을 구르며 불을 꺼 위기를 모면했다. 화상을 입은 개를 치료해 준 선생은 추후 자기가 죽으면 자기 무덤 아래쪽에 개를 묻어주고 넋을 달래 주라고 했다고 한다. 사당 앞쪽으로 약 50m 이동하면 작은 저수지와 함께 권근 삼대 묘소와 신도비를 만나볼 수 있다. 낮은 언덕에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거대한 3개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권근 선생과 선생의 아들 권제, 그리고 손자인 권람의 3대 묘다. 묘소의 크기와 여러 비각 등을 보니 흡사 왕들의 무덤처럼 웅장하다. 조선건국공신이며 영의정, 좌의정 등을 역임한 가문이기에 그 위엄은 아마도 대단했을 것 같다. 권재 선생은 권근의 둘째 아들로 우찬성의 벼슬에 올랐고 '고려사'편찬에 참여 했다. 또한 '용비어천가'를 지었고 1443년 좌참찬으로 전라도 관찰사가 됐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해 학문이 뛰어났고 과거에 급제한 후 여러 관직을 역임했으며 단종 1년 계유정란 때 세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여러 차례 세조를 도와 공을 세운 덕으로 좌의정의 벼슬까지 올랐다고 한다. 묘 옆쪽의 평지에는 3채의 비각이 있는데, 비각 안에는 각각의 신도비가 있다. 각각 문충공, 문경공, 익평공의 비석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편안한 풍경 속 삼대의 묘소를 둘러보며 마음까지 과거로 여행다녀온 느낌이다. 잘 꾸며진 권근 삼대묘소를 찾아 산책을 즐겨보길 바란다. /충북도SNS서포터즈 변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