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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악성 민원인 '확' 줄었어도 "악"

악성민원인 전체 건수 10건으로'급감'
웨어러블 카메라·대응 훈련 등 효과
'칼 들고 찾아온다'…폭행·폭언·성희롱
市, "시 차원의 고소·고발 등 강력대응"

  • 웹출고시간2023.04.13 17:50:01
  • 최종수정2023.04.13 17:50:01

악성 민원인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시 일부 행정복지센터에 증거확보용으로 영상촬영이 가능한 목걸이형태의 웨어러블 카메라가 보급돼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청주시의 악성 민원인, 이른바 몬스터 민원인이 크게 줄었지만 공무원에 대한 협박이나 폭행, 위험물 소지 방문 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시의 악성민원인 신고 건수는 96건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0건에 불과했다.

1년 사이 90%가량 급감한 것이다.

올해 역시 1월부터 3월까지 악성민원 신고 건수는 3건으로 조사됐다.

시는 악성민원인을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들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시에서는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별로 해마다 2차례씩 악성민원인 대응훈련을 하고 있고, 16대 행정복지센터에는 증거확보용으로 영상촬영이 가능한 목걸이형태의 웨어러블 카메라를 보급했다.

시는 올해 50여대의 웨어러블 카메라를 추가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악성민원인이 발생하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기 위한 매뉴얼도 마련됐고, 관련 조례도 제정됐다.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된 '청주시 민원업무담당공무원 등의 보호 지원에 관한 조례'가 그것이다.

이 조례에는 비상대응팀 구성과 운영, CCTV·자동녹음 전화 설치, 의료비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노력에 신고 건수 자체는 줄었지만 신고유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무원을 향한 위법행위는 여전했다.

청주의 한 행정복지센터의 직원이 웨어러블 카메라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2021년 96건의 신고중 89건이 폭언에 대한 신고였고 협박은 6건, 위험물소지는 1건이었다.

2022년에도 협박은 2건, 위험물 소지는 1건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내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20대 A씨는 공무원 B씨를 폭행했고, 폭행을 당한 B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A씨가 B씨를 폭행한 이유는 '민원업무가 불친절해서'였다.

또 같은해 12월에는 미원면 행정복지센터에 한 민원인이 손도끼를 들고 직원들을 위협했다.

이 민원인은 "기초연금 신청조건이 되지 않아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직원의 이야기에 항의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이다.

청주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악성민원인 대응 모의훈련에서 경찰이 악성민원인을 제압하고 있다.

올해도 한 민원인이 율량사천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공무원을 폭행하고 성희롱성 폭언을 쏟아냈다.

이밖에도 서원구 산업교통과를 방문한 민원인이 불법주정차 단속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하며 담당 공무원을 칼로 위협하기도 했고, 가경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한 민원인이 전입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도로명 주소를 기대해달라는 직원의 요청을 거부하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세종시에서는 40대 남성이 생계의료비, 주거급여비 심사 탈락에 항의하며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의 공무원이 다쳤다.

문제는 이같은 일이 벌어져도 공무원들이 법적대응을 하기가 여의치 않은 분위기라는 점이다.

악성민원인을 고소·고발해서 사법처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보복 등이 예상됨은 물론이거니와 공무원들이 시민을 고소·고발했다는 점을 다른 시민들이 납득하기가 힘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이란 신분이 족쇄가 돼서 악성민원인이 오더라도 낮은 자세로 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벌금형에 그치거나 훈방조치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숨 쉬었다.

또다른 공무원은 "퇴근을 하고 잠에 들면 꿈에서까지 악성민원인을 만난다"며 "동료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도 많다"고 말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시는 공무원 개인의 고소·고발이 아닌 시 차원의 법적대응 방안도 강구중이다.

시 관계자는 "악성민원인 근절을 위해 시 차원의 법적대응 등 종합대응방안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악성민원인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 대응할 예정이니 공무원들의 많은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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