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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27 16:13:11
  • 최종수정2023.02.27 16:13:11

우지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보건정책과 주무관

[충북일보] 작년 9월 청주시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가덕보건지소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가덕면의 예쁜 코스모스가 반기던 가을에 시작한 공직생활은 흰 눈이 반짝이는 겨울과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으로 변해가며 5개월째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보건지소는 읍·면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다소 낯설 수도 있을 것이다. 보건지소는 지역보건법에 따라 의료취약지라고 불리는 읍면지역에 진료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 운영 중인 지역 보건의료기관이다. 즉, 공공기관이면서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병원의 역할도 제공하는 곳이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간호사로 근무하며 병원에서 환자와의 신뢰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신뢰 관계는 병원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에게도 중요한 자세일 것이다. 그래서 공직에 임용되고 난 후 민원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근무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민원인들이 보통 3개월에 한 번씩만 진료를 보러 보건지소를 방문하기 때문에 신뢰 관계 형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대한 민원인이 한 번 내원할 때 평소에 어떤 일을 하시는지, 평소 혈압, 혈당 관리는 잘 되는지, 보호자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파악하려고 하는데, 가끔 만나니 손녀딸처럼 친근하게 굴기가 쉽지 않다.

그런 내가 보건지소 사업 중 가장 좋아하는 사업은 '찾아가는 마을주치의제'이다. 마을 주치의제는 보건지소의 의사, 간호사가 마을 회관을 방문해서 맞춤 진료와 보건교육을 제공하는 진료서비스로 주민들과 친해질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마을주치의제를 가면 여러 가지 인상 깊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나의 손을 꼭 잡았던 할머니와의 경험이다. 마을에 찾아오는 젊은 사람이 없어 그동안 마음이 허했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니 좋다고 하시며, 몸이 불편해 보건지소까지 가려다가 포기한 날도 많았는데 가까운 경로당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 너무 고맙다며 찾아온 우리에게 몇 번이나 감사인사를 하셨다. 드린 것에 비해 더 큰 마음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하고 가슴이 찡해졌던 순간이었다. 마을주치의제를 나가면 어떤 마을이든지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신다. 그럴 때마다 작지만 알찬 봉사를 하고 있구나하는 마음도 들고, 간호사로 일했었던 경험과 지식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마을주치의제에서 뵈었던 민원인들이 지소에 오시면 더 반갑기도 하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다'라는 문구를 만난다. 나는 이 문구가 앞으로의 공직생활 동안 계속 가져야 할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일이지만 그것을 통해서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오히려 감사하다. 이 마음으로 오늘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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