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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조계종 포교사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봄은 언제나 화려하고 아름답다. 겨우내 삭막했던 들판과 황량한 대지위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어디에 숨어있는지 몰랐던 새싹들이 움트고 꽃을 피운다.

무심천가에는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는 벚꽃이, 가경천변 실개천 가에는 눈이 부시게 하얀 살구꽃이, 눈길 가는 곳마다 노란 개나리가 피어있다. 꽃들 하나하나가 모두 다 새롭고 희망에 차있으니 우리들 가슴을 설레게 한다. 누군가 나무를 심고 가꾸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감상만 하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나 짧은 봄날이다. 봄은 씨앗을 뿌리는 계절이다. 주자십회에 춘불경종추후회(春不耕種秋後悔)라 하였다. 봄에 밭을 갈고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이 되어도 거둘 곡식이 없다는 뜻이다.?바야흐로 봄은 씨앗을 뿌리는 계절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느끼는 곡물에 대한 씨앗의 파종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밭에 착한 씨앗을 심는 것도 농사를 짓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요즈음 경제가 어려우니 여러 가지 생계형 범죄를 비롯한 경제관련 범죄들도 늘어나고 사회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들도 많이 발생해 안타깝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건사고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살기가 어려울수록 본분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살아가야 한다. 우선 급한 대로 위기를 면하자는 생각으로 남을 속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남을 헐뜯으면서 자기만 살겠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우리의 밝은 미래는 보장받을 수도 없고 도약의 발판이 될 수가 없다.

견의경에서 부처님은 "열매를 얻으려거든 씨를 뿌려라. 선을 심으면 복을 얻고 악을 심으면 재앙을 얻는다. 종자를 심지 않고는 과실을 얻지 못하나니 그 마음을 올바르게 가지면 복은 스스로 그 몸에 돌아올 것이다"라고 가르친다. 좋은 씨앗을 뿌려야 좋은 열매를 맺는 인과응보의 원리를 설명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복된 인생을 가꾸기를 소망하고, 살아가면서 장애도 없고 고통도 없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러한 바람은 가만히 앉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씨앗, 착한 씨앗을 뿌려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건실하고 튼튼한 착한 씨앗을 뿌리지 않고, 부실하고 병든 불량 씨앗을 뿌리고 좋은 결실을 기다린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가? 답은 자명하다.

씨앗을 뿌리고 정성껏 가꾸지 않는다면 기대한 만큼의 좋은 결실을 얻기가 어렵다. 씨앗을 뿌리고 농부들이 정성껏 농작물을 가꾸듯이, 삶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일들도 마찬가지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씨앗을 뿌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보살펴야 튼튼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씨도 뿌리지 않고, 정성껏 가꾸지도 않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복된 삶을 원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까.

이제 봄이다. 밭을 갈고 씨뿌리기 좋은 계절이다. 마음 밭에도 묵은 흙을 뒤엎고 새 흙을 위로 올리듯 착한 마음 위에 건실하고 튼튼하고 착한 씨앗을 뿌려보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고 언제나 이웃을 도와줄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착한 씨앗을 정성껏 뿌려보자. 그렇게 하고나면 다가올 가을을 설렘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멋진 수확의 결실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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