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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유교는 기독교와 같은 박해를 받아보지 못했다. 진시황 때 460여 명의 유학자가 매장을 당하고 마오쩌둥에 의해 핍박을 받은 정도이다. 2004년에 중국 공산당은 공자학원 1호점을 강남에 세우고 충북대학교에 2호점을 세워서 중국의 얼굴로 삼았다. 공산주의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공자를 중국 당국이 다시 살린 이유는 기독교를 박해했다가 국교화했던 이유와 다르지 않다. 한국의 불교도 왕권 강화에 도움이 되었기에 백성들이 자유롭게 믿을 수 있었다.

예수를 박해했던 사도 바울은 유대교 전체 역사를 요약할 때 부활 신앙으로 마무리한다. 그는 예수를 전하는 사람이지 예수의 말을 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치화된 조직은 사상을 전하지 않고 사람만을 전한다. 석가·공자의 사상도 중요하지 않다. 원효·퇴계의 사상을 정확히 몰라도 된다. 도그마를 비판 없이 신뢰하고 극장의 우상으로 만족한다. 별도의 교양과목을 들어도 그들의 위대성은 드러나지 않는다. 원효는 해골의 물로, 율곡은 십만양병설로, 다산은 수원 화성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안식일은 거룩히 지내야 하고, 하느님의 이름은 거룩히 여김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구약의 하느님은 안식일에 일하는 자를 죽이라고 했다. 모세가 망설이자 직접 지시하여 돌로 죽이게 한다. 빈틈이 없는 절대불변의 가르침이었다. 그런데 예수가 하필이면 이날에 환자를 고치고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자른다. 랍비를 일부러 혼란하게 하였으나 산상수훈에서와 같은 권위 있는 설교는 없었다. 다윗 왕을 예로 든 변명은 반발심만 키웠다. 이것이 메시아인지 긴가민가하게 여기는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빼앗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운명을 재촉했다.

예수는 안식일의 주인을 하느님에서 사람으로 돌린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1,400년 동안 이어진 안식일의 개념을 바꾸어버렸다. 탈무드의 가장 지혜로운 랍비라 할지라도 예수에게 돌을 던졌을 것이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내는 방법에 대해 어느 누가 사람을 섬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백성 위에 군림하지 않고 섬기는 자가 가장 높은 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은 오직 예수만이 가지고 있었다. 거룩한 섬김을 위해 스스로 희생양이 된다.

공자에게는 봉건적 사대주의자라는 딱지가 따라다닌다. 공자를 곡해할 때 쓰이는 말이자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지도자를 중심으로 지방이 분권화된 사회를 꿈꾸었고, 위대한 것(大)을 섬기려(事) 하였다. 진시황이나 마오쩌둥을 위대한 것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공자에게 자로가 임금을 섬기는 것에 대해 물었을 때 속이지 않고 직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군(事君)은 물론이고 신하를 부릴 때도 예를 중히 여겨야 하며 자신에게 충성하는 자만이 임금에게도 충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修身과 修學은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기 위한 방편이었고 忠恕가 없는 섬김을 경계하였다. 그러나 정치화된 조직은 공자의 섬김을 왜곡하였고 예수의 섬김은 일회적인 역사적 사건으로만 기억되었다.

공자는 말한다, 위대한 것을 섬기라고. 예수는 말한다, 주인을 섬기라고. 맹자가 말한다, 백성을 다스리는 자가 仁義의 大道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임금이 아니라 도둑놈이라고. 그래서 임금을 바꾸라고 한다. 짐이 곧 국가인 시대가 있었다. 개발독재 시대에도 대통령이 곧 국가였다. 영화 변호인에서 배우 송강호가 곽도원에게 말한다, 국민이 국가라고.

내 위치로 돌아와서 자문해보았다. 교직원, 학부모, 학생 등 세 주체가 모두 주인이라는 말은 너무나 교과서적이다. 학생을 위한다고 하면서 선택은 어른들이 모두 해주었다.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누구를 섬겨야 하는가? 이곳에도 거룩한 섬김이 가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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