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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태초에 상상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폭발이 있은 후 흩어졌던 성운이 모여 별이 되었다. 영원할 줄 알았지만 수천 억 배 밝아진 초신성이 어둠의 공간으로 생명의 물질을 뿌린다. 그 물질이 다시 모여 꽃이 되었고 사람이 되어 밤하늘의 북극성을 바라본다. 지금 보고 있는 빛은 660년 전 과거의 것이지만 이 계절에 꽃으로 수놓아져 역사로 인도한다.

번뇌의 불꽃을 멸절하는 길을 인도한 석가는 봄에 태어났다. 인도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을 지나 토함산의 석불까지 오는데 1,300여 년의 세월이 걸렸다. 외부의 폭력과 지배층의 탐욕적 권력에 맞서 민초를 지켜주는 별이 되었다. 다윗의 별 예수가 태어난 날이 겨울인지 몰라도 다시 태어난 날은 봄이다. 인류의 죄를 대속하여 죽어 불멸의 별로 부활한 후 그 빛이 한반도의 이승훈과 김대건으로 다가오는 데는 1,800여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계몽 사업에 뛰어들은 김구와 이승만에게 건국의 기초를 다지게 했다.

대학(大學)의 도(道)를 실천하는 유학은 성웅(4월28일)과 성군(5월15일)에 의해 한반도를 더욱 밝힌다. 두 영웅은 세종로와 전국의 초등학교 교정을 지키고 있다. 우리에게는 공맹보다 더 밝게 빛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별이다. 대학의 도는 격물(格物)에서 시작한다. 발명의 날(5월19일)이 기념하는 세종 시대의 측우기는, 격물치지에서 핀 꽃이다. 측우기는 문종의 작품이지만 세종의 빛을 가리지 않는다. 병약한 세종을 대신하여 섭정하면서 훈민정음과 신기전의 발명에도 기여를 하지만, 모든 공을 세종으로 돌렸다. 5월8일 카네이션에 담을 수 있는 문종의 효심은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그것보다 작지가 않다.

봄기운이 절정에 달하는 계절에는 빛나지 못한 별들도 있다. 일제의 총칼에 맞서 일어난 3월의 별과 독재의 총칼에 맞서 일어난 4월의 별은 헌법 전문에 꽃으로 피어났으나 5.18 광주의 별은 아직도 흐릿하다. 건국절 논란을 일으키고 5.16을 혁명으로 기억하려는 세력이 블랙홀처럼 광주의 별까지 삼키려 한다. 박정희의 후계자 전두환은 아직도 역사의 단두대에 올라가지 않았다. 골룸이 되어 40년 동안 손가락에 끼고 있는 절대반지를 광주 법정이 녹여주기를 기대한다.

진도 바다에 어린 생명의 꽃들이 가라앉을 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노래했다. 어둠은 별의 밝음을 드러낼 뿐이라고 믿었다. 기나긴 시공간을 지나 어둠을 뚫고 온 별빛이 보이지 않는 것은 비구름 때문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믿어야 살 수 있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이 계절에는 잊혀진 별들이 다시 떠오른다.

어린이는 희망의 꽃이자 미래에도 빛날 별들이다. 희망이 밝게 빛나기를 기도했던 5.31 교육개혁이 나온 지도 사반세기가 지났다. 수시와 정시 비율만을 놓고 언쟁만 있을 뿐이고 건강한 어른이 되기까지 교육이 밝혀줄 불빛은 생각보다 밝지가 않다. 5월 28일에 밝혔던 참교육의 불빛은 박근혜 정권에 의해 세상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임금인상 투쟁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오직 불의에 굴종하지 않는 삶을 외친 것이 오히려 흠이 되어버렸다.

4.16 진도의 별은 6년, 5.18 광주의 별은 40년, 그리고 5.28 참교육 혁명의 별은 31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어둡다. 촛불로 탄핵되었던 정권이 밤하늘을 가리자 두려움에 떨면서 도시 불빛 속에 숨어버렸다. 안재욱(1997)과 김수현(2013)이 열연하여 중화권까지 인기를 끈 드라마 제목처럼 '별에서 온 그대는 우리 가슴 속에 있다.'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별똥별도 아니고 마냥 흥에 겨워 쏘아올린 불꽃도 아니다. 알퐁스 도네의 목동이 지키고자 했던 스테파네트처럼 숨 쉬는 동안은 기억해야 별이 빛난다. 살아있다면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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