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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청주 단재초 교사

"일제 30년은 황국신민을, 독재 40년은 반공투사를, 최근 30년은 인적자원만을 길렀다. 단 한 번도 존엄한 인간, 성숙한 민주주의 교육을 해본 적이 없다." 정세균 총리가 주관하는 목요대화에서 중앙대 김누리 교수가 윤은혜 부총리를 보며 한 말이다. 그는 최근 방송과 출판을 통해 지난 100년의 교육을 반(反)교육이라 단정하고 입시와 대학서열 폐지운동을 하고 있다.

독문을 가르치는 김 교수는 교육현상의 본질을 설명하는 학자가 아니라 다시 나타난 선동가일 뿐이다. 모두가 반교육을 받았다면, 독립운동은 누가 할 수 있고 민주화 운동을 전개한 동력은 어찌 설명하려는가? 반교육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대중문화, 의료가 선진화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일본과 중국은 꿈도 못 꾼 위업이 지금 한반도에 일어나지 않았는가?

교육을 제외한 분야에서 선진국이 달성하지 못한 모범 사례가 쏟아지고 있는데 오직 교육만 후진적이고 지옥일 수는 없다. 교육은 사회의 한 부분이지만, 교육이 곧 사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면에 교육이 기여한 바가 있을 것이며, 반대로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교육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온갖 어두운 책임만을 교육이 맡고 미래의 밝은 모습은 하나도 없다는 주장은 비논리적이고 부도덕한 발언이다.

진보 교육감 출신의 김상곤 장관이 입시를 지옥에서 건지고자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려다가 교육야당의 비판에 물러나버렸다. 야당은 입시의 공정성에 무게를 두고 정시의 확대에만 관심을 두었다. 김누리가 후임자 윤은혜를 보며 목청을 높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한국교육을 비판하는 수많은 야당에 대항하여 교육여당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대변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식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유치원은 돌봄과는 차원이 다른, 아동의 감성을 깨우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느라 야당과 달리 문자 지도를 하지 않았다. 초등은 습득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모둠협력 활동을 설계하느라 야당과 달리 선행을 하지 않았다. 중등은 전문 지식을 강의한 후 독서·논술 활동을 하느라 야당과 달리 문제 풀이에 집중하지 않았다. 통합된 배경지식과 仁義의 공감능력이 내면화되도록 모든 학교 구성원이 달려들었다. 다만 입시 문턱이 거칠어 상위 25% 학생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 검색은 마법의 지식주사기가 아니다. 체계화된 지식이 없다면, 검색만으론 문제인식마저 불가능하다. 인간이 동물보다 오랜 돌봄과 교육을 받듯이,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체계화된 배경지식을 더 많이, 더 오래 배우도록 계획했다. 성인이 되기 전에 인류의 유산과 문명을 이해하도록 중점을 두다보니 중등에서는 토의활동보다는 독해력 활동이 길었다. 그 덕에 대학수학능력이 높아졌으며 고교만 졸업해도 자신의 끼를 발휘할 수 있는 교양을 갖춘다.

학교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면서 이 모든 것을 최고로 하지 못한다고 욕하지 마라. 교과 외의 창의적 체험활동 종류만도 십여 가지이다. 통일, 독도, 양성, 폭력, 민주, 환경, 정보, 안전만으로도 지쳤는데 창의성이 없다고? 그 지겨운 소리에 신물이 난다. 그런 역량은 양심처럼 모든 노력의 총화이지 시작점이 아니다. 세계적 문제 상황 앞에서 배달의 국력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역량이 부족하다 말하는가?

현 상황을 개혁하는 것과 의도마저 폄훼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미영, 핀란드, 독일을 부러워하기 전에, 70이 넘은 백범 김구가 당시 교육자에게 호소한 말을 떠올려보자. 지식을 통하여 '서구의 自由와 동양의 仁義를 가르친다면, 아름다운 문화 강국이 되어 세계사의 주연배우가 되리라. '분열된 야당소리를 합쳐 개혁의 첫 단추를 제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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