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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

첫 출근은 언제나 떨린다. 이직을 거듭하며 첫 출근만 세 번째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놓인다는 것은 항상 긴장되는 일이다. 처음 출근한 날은 정기 인사와 맞물려 정신이 없었다. 누군가는 떠나고 새로 오고 떡과 화환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그리고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짧은 시간이지만 공직생활에 적응하며 느낀 점들을 말해보려 한다.

먼저, 청렴을 강조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인트라넷에 접속하면 청렴에 대한 문구나 교육자료가 화면에 뜨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전에 알던 청렴이란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사자성어뿐이었다. 그 때문일까, 청렴이란 말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가난해야 하는구나"였다. 그러나 청렴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 속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해서는 안되며, 행실을 바르게 하라는 것임을 알게 됐다. 부당한 이득이란 수당 등의 부정 수령에서부터 크게는 금품 수수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등이 있을 것이다. 간혹 청렴을 지키지 않아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사례를 수없이 봐왔고, 그 결말은 좋지 않았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스스로 떳떳한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면 누가 봐도 그러할 것이다. 나도 항상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공직생활을 해나갈 것이다.

공직생활에서 느낀 또 다른 점은 정이 많다는 것이다. 첫 출근 날도 그랬지만, 인사이동이나 승진이 있을 때에는 떡과 화환으로 축하나 감사의 의미를 전달한다. 게다가 새로운 근무지로 떠나는 직원을 배웅해 주기까지 한다. 이런 경험은 회사를 다니면서는 겪은 적이 없다. 회사에서는 인사 이동보다는 퇴직이 많고, 퇴직을 한다고 하면 술 한잔하며 지난날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는 사무실에서 짤막한 인사를 나누고 떠난다. 그러나 인사이동이 잦은 공직사회의 특징일까? 지금 떠나는 사람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 같다.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정을 쌓고 이어가는 경향이 큰 것 같다. 어찌 됐건 정을 나누는 것은 따뜻한 조직문화라고 생각한다. 처음 들어왔을 때 걱정이 많았는데 다들 먼저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잘 적응하며 정을 많이 느꼈다. 첫 직장에서는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치됐는데, 그에 비하면 온도 차가 크다. 다양한 조직문화를 경험한 만큼 나도 후배에게 정을 주며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아직 공무원이 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근무지의 분위기도 모르고, 새로운 업무를 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이미 내가 몸 담기 전에 수많은 분들이 거쳐간 자리이고, 그렇기에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선은 맡은 일에 충실히 경험을 쌓아 어느 곳에 가더라도 기본은 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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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