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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23 17:53: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염티재 오름길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청호 저멀리 서대산과 식장산이 바라다 보인다

대청호 둘레길 제3구간

남대문 공원~거구리~소전리 벌랏마을~염티재~능선갈림길(묘암리/흑령봉)~묘암리~마동창작마을
거의 평지에 가까운 마을길로 이루어진 완만함 속에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던 구간이 2구간이었다면 290m의 염티재를 넘어야 하는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 주를 이루고 있는 3구간은 산길, 마을길, 들길로 이루어져 있어 다소 시간과 체력소모가 따르는 구간이다. 넉넉잡고 6시간 정도 소요되는 긴거리감이 부담스럽다면 개개인의 체력과 시간등 여건에 따라 염티재에서 탈출을 하거나 소구간으로 나누어 걸어보는 것도 좋다.

서해안쪽에서 금강을 소급하여 온 소금을 짊어지고 회인과 보은으로 향하던 길에 넘어야 했던 '소금고개' 즉 염티재와 오지중의 오지로 알려진 소전리 벌랏마을 그리고 흔적만 남아있는 버랏나루 등 잠시 되짚어가는 시간들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서정이 내내 함께 한다.

서해안쪽에서 금강을 소급하여 온 소금을 짊어지고 회인과 보은으로 향하던 길에 넘어야 했던 '소금고개' 즉 염티재와 오지중의 오지로 알려진 소전리 벌랏마을 그리고 흔적만 남아있는 버랏나루 등 잠시 되짚어가는 시간들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서정이 내내 함께 한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회인 나들목에서 571번 도로를 따라 영동, 옥천 방면으로 가다보면 회남면 남대문교 건너기전 좌측 대청호변에 조성 되어있는 공원이 남대문 공원이다. 각종 체육시설과 편의시설, 산책로가 조성 되어있는 남대문 공원을 시작으로 둘레길은 시작된다. 산그늘 아래 엎디어 있는 대청호의 아침은 멈춘듯 고요하다. 지난봄 밑바닥까지 드러난 적나라함으로 타는듯한 갈증을 호소하던 대청호 물수위는 언제 그랬었냐는듯 찰랑찰랑 지독한 포만감을 노래한다. 재잘재잘 수다와 함께 발걸음 제촉하는데 갑자기 대청호 푸른 수면을 힘차게 차오르는 한무리의 호사비 오리떼 놀라움에 대원들 모두는 잠시 넋을 잃는다.

빙둘러 껍질을 도려내면 껍질 윗부분과 아랫부분으로 연결되는 수액이 차단되어 서서이 나무가 죽게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윤석준 숲해설가

뜻밖의 선물 받고 좋아라 만면에 화색이 도는 대원들과는 달리 미처 카메라 들이댈 틈 없이 놓쳐버린 광경이 아쉬운듯 망연스레 서있는 윤석준 대원의 얼굴은 멍하다. 부리가 커서 큰부리 까마귀, 어치, 황조롱이 줄줄이 늘어놓는 겨울새 열전은 대청호변의 겨울풍경이다.

울타리 너머 세상을 기웃대는 염소들의 울음소리에 덩달아 화답하며 둘레길은 남대문리를 지나 거구리로 접어든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따라가다 좌측 골짜기로 파고든다. 인적이 뜸한 산길은 수북수북 내려앉은 낙엽무덤으로 길은 보이질않고 대책없이 발은 푹푹 빠진다. 끙끙거리며 능선에 서니 날숲사이 아래로 소전리의 낮은지붕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우뚝선 샘봉산이 마주바라기를 한다. 간간이 발견되는 낯선 시그널들이 반갑다.

산길을 벗어나 소전리 벌랏마을로 내려서는 대원들

잠시 좌측으로 난 산길을 따르던 둘레길은 소전리 벌랏마을로 내려선다. 허름한 담벼락 아래 들꽃들 지천이었던 봄풍경과는 전혀 다른 을씨년스러움이 벌랏마을의 겨울풍경이다. 시간은 점심때가 되어 가고 있었다. 바람 피해 밥먹을 자리 찾는 대원들에게 마을회관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추운데 밖에서 먹지말고 마을회관에 들어와 먹고 가라고 하신다. '마당 예쁜집' 할머니는 먹음직스런 김장김치까지 가져다 주신다. 툭툭 던져지듯 투박함이 오히려 뼛속 깊이 각인된 그리움이었을까· 스르르 녹아드는 온몸의 긴장감은 무장을 해제한듯 이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밥상을 즐긴다.

벌랏마을을 나서 둘레길은 염티재로 향한다. 칡뿌리 한가득 지게에 짊어지고 오시는 마을 주민과 교차한다. 아무것도 없을것 같은 척박함속에서도 끊임없이 내어주는 자연의 산물은 끝이 없는것 같다.

대청호변을 따라 조성된 남대문공원내 전망대

묘지 전망대에 서니 비로소 대청호가 바라다 보인다. 군살뺀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다보이는 대청호는 동면에 들어간듯 고요하다. 끊어질 듯 애처롭게 소전리 굽이길은 힐끔힐끔 산허리를 돌아가고 대청호 너머 서대산과 식장산이 우뚝선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기척에 놀란 까투리 한마리 푸드득 날아오른다. 예상치못했던 순간적인 일이라 누가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주절주절 탓을 하지만 그들의 휴식을 방해한 것은 엄연히 둘레꾼인 것을...

염티재다. 동절기 고갯길은 이미 살얼음이 얼어 있었고 미끄럼 방지를 위해 뿌려놓은 소금이 한가득이다. 염티재 고갯마루를 지키고 있던 바람은 차다. 바뜩한 오름길 만큼이나 칼칼하다. 잠시 된걸음 끝에 능선에 서니 능선은 순해진다. 숲가꾸기로 벌목된 나무들이 여기저기 나딩군다. 불과 두어달전만해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숲가꾸기는 벌목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닐텐데 정리와 정돈까지 병행되야 진정한 숲가꾸기가 아닐까...

들녁을 가로질러 소전리 벌랏마을로 향하는 대원들

걸름없이 보여주는 주변산군이 겨울바람 속에서도 도도하게 흘러간다. 하얗게 눈고깔을 뒤집어쓴 속리산과 구병산이 팔에 닿을듯 지척이다. 성큼성큼 달려가고픈 충동에 애꿎은 발품만 낙엽을 헤집는다. 한동안 능선따라 이어가던 둘레길은 대청호둘레길 시그널이 붙어있는 안부에서 좌측으로 내려선다. 얼마전 따로이 시간을 내어 말끔하게 정리했던 수고로움이 무색하리만큼 산길은 나딩구는 나무들로 나아감이 어렵다. 또다시 치우고 고르는 둘레꾼들의 움직임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러면서 숲길은 말끔해진다.

둘레길 내내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모영술대원의 모습은 보는이들 조차 행복하게 한다.

임도다. 일찌감치 산그늘에 잠긴 임도는 차가운 공기가 흐른다. 임도를 따라 염소골을 빠져나오니 왕왕 개짖는 소리 들려오고 갖가지 야채와 물건들 싣고 마을 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움직이는 슈퍼 게다가 하루종일 둘레길에서 주운 쓰레기를 양손에 들고 걸어나오는 모영술 대원의 넉넉한 미소가 묘한 어울림으로 비치는 묘암리의 느릿한 일상은 잔잔히 흘러간다. 빛을 잃어가는 햇살은 어느새 서산마루에 걸려있고 미암고개를 넘어 마실가듯 마동리로 넘어서며 둘레꾼의 하루도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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