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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16 15:52:52
  • 최종수정2023.02.16 15:52:52

한현철

충북도 통상1팀장

제비 한 마리가 봄을 부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미 봄을 느낀 제비는 겨우내 얼었던 땅과 물이 녹기를, 꽃이 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자신이 첫 번째 제비인지, 천 번째 제비인지 생각할 이유가 없다. 행복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톨스토이의 말이다.

책에서 읽었던 이 말이 다시 떠오른 건 사업 설명회 공간을 가득 채운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보고 나서였다. 행사를 준비한 우리 팀 든든한 담당자의 안심해도 된다는 말에도, 내심 가졌던 참가 인원에 대한 걱정이 무색했다. 배부된 책자에 메모하고, 필요한 부분은 접어두며 경청하는 수많은 참석자들의 열기가 눈앞에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 1월 31일 '2023년 충청북도 무역통상진흥시책설명회'의 풍경이다.

지난해 충북의 연간 수출액은 324억4천만 달러다. 지난 3년간 연속해서 두 자릿수의 플러스 성장률을 보인 것은 전국 17개 지자체 중 충북이 유일하다고 한다. 물론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주력 분야 대기업의 역할이 상당 부분 차지하지만, 화학·전기전자·기계 등 히든 수출품목 기업을 비롯한 중소·중견기업의 기여가 더해지지 않았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다.

그러나 봄을 말하기에 우리는 너무나도 어려운 통상환경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대응 이후 급격한 통화긴축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하강, 글로벌 교역 생태계를 진영화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의 확산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 우리 경제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 복합위기와 불확실성 등으로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다. 특히 통상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클 것이다.

정부는 지금의 위기와 불황을 뚫기 위해 수출 및 투자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충북도는 올해 무역통상진흥시책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보다 약 10% 확대하고, 각 사업들을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수출 중소기업의 고군분투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충북지역본부, 한국무역보험공사 충북지사, KOTRA 충북지원단,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 청주상공회의소, 충북테크노파크 등 8개 수출지원기관이 '원팀'이 되어 뒷받침한다. 특히 수출 품목 및 시장의 다변화를 지원하여, 도내 기업들이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창출하고 수출경쟁력을 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수출 잠재력이 있는 내수기업을 발굴하여 수출기업으로의 성장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 우리 경제의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1%로 내렸다. 위축되기 쉽고, 위축된 몸을 풀기도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위기의 시간이지만, 설명회에서 본 수출 중소기업인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도전하는 마음이 떠오른다. 수출 온기를 되찾기 위해 회복과 도약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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