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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보남

충주교육지원청 감사팀 청렴업무담당 주무관

몇 달전 지인의 자녀들이 사용했던 위인전 전집을 받아 집에 왔다.

그 모습을 본 우리집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와 이게 뭐냐고 묻는다. 나는 앞으로 너희들이 다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말해주니 "헐" 한다. 평소에 책을 가까이하지 않을뿐더러 책 편식이 있는 녀석들이라 위인전은 썩 내키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강제로 일주일에 한권씩 읽을 것을 명령(?)했다. 두 아들 녀석은 엄마가 무서워 "네" 하고 억지 대답을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참에 나도 어릴 적 읽었던 위인전을 다시 한번 더 읽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선의 대표적 청렴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전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이순신 장군의 청렴 일화는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면모가 가장 잘 나타나 있는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순신 장군이 종8품 훈련원 봉사로 재직 중일 때 정5품 병조정랑 서익이라는 사람의 인사청탁을 받았다. 그때 이순신 장군은 '아래에 있는자를 건너뛰어 올리면 당연히 승진할 사람이 승진하지 못하지 아니한가'라고 말하면서 단호하게 거절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전남 고흥 발포 만호시절 관사의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겠다는 전라 좌수사 성박의 요구에 '저 관사뜰의 오동나무는 나 개인의 물건이 아니라 나라의 물건이니 베어간다는 것은 불가하다'라며 관군을 꾸짖었다고 한다.

이러한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이순신 장군은 공직자로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신념을 고집스럽게 실천에 옮기신 분이었기 때문에 오늘까지도 존경받는 위인이 아닐까 싶다.

공직자 뿐만 아니라 국민 대부분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다 알고 있으리라. 그러나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일반 국민보다 한 층 더 높은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직자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렴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릴적부터 체계적인 청렴교육을 받아 청렴에 대한 개인적 신념의 내재화와 함께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단순히 개인 한명 한명에게만 청렴함을 기대한다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청렴에 대한 프로세스나 법안의 부재는 반복되는 부패를 차단하지 못하고, 개인의 신념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사람이 업무를 담당하더라도 청탁이나 상관의 지시 등에 휘둘리지 않고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2008년 2월 29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부패발생을 예방하고 부패행위를 효율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청렴한 공직 및 사회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공직자 등의 비리를 규제하는 강화된 반부패법으로 직무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공직자 등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를 금지하기 위하여 2016년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청렴이 곧 국가의 경쟁력' 임을 인식한 정부가 청렴한 국가를 만들기 위하여 이러한 반부패제도 및 법령 혁신을 통하여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2019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18년 순위보다 13단계가 상승하여 180개국 중 39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앞으로, 청렴에 대한 개인적 신념의 내재화와 함께 반부패제도 및 법령이 정착되어 언제 어디서나 업무담당자는 외압 따위는 무시하고 투명하게 일처리를 하고 국민들은 모든 일처리에 편법이 통하지 않음을 인식한다면 공명정대한 세상, 즉 청렴한 세상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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