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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원

근 30년을 청주 역사의 중심, 청주 문화의 심장인 성안길에서 나의 삶과 운명을 함께 해왔다. 근대화 이후 일각을 다투며 성장과 변화와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는 현장에 있었던 것이다. 때로는 국가와 지역의 문제로 아픔을 겪는 사람들과 함께 새날을 염원하며 가슴시린 눈물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성안길의 상가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만 봐도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열정과 희열의 아픈 상처로 뒤범벅된 삶의 고락을 함께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며 그 문제와 해법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내가 정치를 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요즘처럼 성안길이 요동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상가의 풍경은 고단하고, 중앙공원 주변의 역사공간은 아슬아슬하며,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겉으로는 밤낮없이 활력 넘치는 열정의 무대, 청춘의 거리, 쇼핑의 중심 같지만 그 속살을 엿보면 갈등과 불안과 불확실성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있다. 개인의 생존문제에서부터 통합 청주시의 정체성, 그리고 미래가치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사실 성안길 풍경 속에는 청주의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 1500년을 이어온 청주 역사의 중심이자 청주정신의 산실이기 때문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경제와 문화를 진정제처럼 소비하며 새로운 역사의 마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행정과 학문의 중심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침략과 아픔의 현장으로, 근대에는 성장과 민주화의 현장으로, 현대에는 소비와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는데 앞으로는 무엇으로 기록될지 걱정이 앞선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도시는 자신들만의 역사적인 가치와 문화적인 멋, 그리고 예술의 향기를 품고 있다. 당연히 도시민들이 그 중심에서 삶의 비타민을 만들고 새로운 미래를 탐구하며 질주하는 주역으로 활동한다. 그렇다면 청주는 어떠한 가치와 멋과 향기를 간직해야 할까. 질풍노도의 시기일수록 100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확실한 식량이 필요하며, 알곡진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한 전략과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청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세계적인 도시로 주목받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직지와 세종대왕 초정행궁, 상당산성, 성안길 일원의 문화적 자산이 있다. 가로수길에서부터 무심천, 대청호, 옥화9경 등의 빼어난 생태자원도 있다. 또한, KTX 오송역, 청주공항 등의 글로벌 교통망도 갖추고 있으며 교육문화도시라는 오랜 닉네임을 통해 청주가 더욱 빛나고 있다. 육거리시장과 청주삼겹살거리 등의 사람냄새 나는 곳도 있다. 성안길 주변에는 100년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과 골목길 풍경들이 오롯이 남아있다.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고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가 확정되면서 청주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데다 공예비엔날레, 청원생명축제, 청주읍성큰잔치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문제는 이러한 청주의 콘텐츠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주를 대표하는 축제가 무엇인지, 대표음식과 대표문화상품은 있기나 한지, 전통한옥과 근대문화거리가 살아있는지, 시민들의 꿈과 열정을 담을 수 있는 문화행정과 복지시스템은 제대로 갖추었는지 의심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경제성장, 문화예술, 시민복지는 도시발전의 3형제다. 경계도 없고 우선순위도 없다. 함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청주만의 특화된 콘텐츠와 브랜드를 찾아야 한다. 공간, 거리, 축제, 상품, 음식, 시장, 인물 등 분야별로 청주를 대표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청주의 것은 곧 세계의 것이 될 것이다. 흩어지지 말고 뭉쳐야 하고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100년의 가치, 100년의 미래를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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