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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아웃복싱‘, 朴 ‘인파이팅‘

`온건파 원로‘ vs `검증 전사‘ 두뇌싸움 양상

  • 웹출고시간2007.06.27 13:34: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숨 쉴 겨를도 없이 몰아 붙이자", `지칠때까지 기다리자"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측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가 치열한 전략.두뇌 싸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이 전 시장측은 상대방이 공격하면 같은 수위로 맞공격했던 그동안의 `강(强)대 강(强)‘ 스탠스에서 벗어나 `무대응‘ 모드로 선회했다.

이 전 시장은 26일 당 상임고문단과의 오찬회동에서 "당의 화합 차원에서 상대후보 캠프를 대상으로 당내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들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측근들은 "우리가 선제공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쉼 없이 날아오는 상대의 펀치를 피하면서 `아웃 복싱‘을 구사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다 보면 상대가 지쳐서 제풀에 쓰러지지 않겠느냐는 의도도 엿보인다.

여기에는 `네거티브 공방 자제‘와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당 지도부의 뜻에 최대한 동조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공방 과정에서 당내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포석도 담겨 있다.

또한 박 전 대표측이 `다스 자회사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 직전에 이 같은 화합 제스처를 취한 것을 두고 `김빼기‘ 작전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형준 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양측의 검증공방은 결국 말꼬리 잡기 싸움이 되고 이것이 국민을 얼마나 짜증나게 하고 우려스럽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구화지문(口禍之門)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우리가 대응을 하지 않으면 최소한 싸움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소나기 펀치를 퍼붓는 형국이다. 지난달 말 대운하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한 데 이어 이 전 시장의 투자운용사 BBK 관련 의혹, 충남 옥천 땅과 양재동 땅 보유 및 매각과 관련된 부동산 의혹, 이 전 시장 형과 처남 공동소유인 `다스‘ 자회사의 부동산 거래 의혹 등과 관련, 연일 강도 높은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인파이팅‘ 복싱인 셈이다.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는 2위 주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상대방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려 녹다운 시키거나 최소한 잇단 유효타로 점수를 역전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특이한 점은 이 같은 공세가 대개 주간지나 일간지에서 먼저 의혹이 제기되고, 캠프 차원에서 이 전 시장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의혹을 제기하진 않지만, 언론 보도로 제기된 의혹은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 박 캠프측의 주장이다. `네거티브‘ 비난을 비켜가면서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효율적인 공격 방법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양측 지략가들의 면면도 이 같은 경선 전략과 무관치 않다.

이 전 시장측은 캠프 내에서 온건파로 불리는 이 전 시장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희태 선대위원장이 경선전략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시장이 `상대측 윤리위 제소 철회‘를 결정한 것도 박 위원장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에서 `허허실실‘로 꼽히는 박 위원장은 살벌한 정치판에서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화술로 `명대변인‘ 소리를 듣기도 했고,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한 원로 정치인이다.

박 전 대표측의 `검증 전사‘는 단연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꼽힌다. 두 사람 모두 미국 경제학 박사 출신이며 함께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 검증과정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척척 맞는다고 해서 `검증 오누이‘로 불린다. 이들은 "우린 정책통인데 어떻게 하다가..."라며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두 후보의 성격이나 현안에 대한 생각도 최근의 공방 와중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번 원칙이 정해지거나, 틀을 만들어 놓으면 여간해서 이를 벗어나지 않는 박 전 대표와 상황에 따라 융통성있게 대처하는 CEO 출신 이 전 시장의 모습은 당장 25일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모임에서도 여과없이 나타났다.

이 전 시장이 "우리 적은 바깥에 있다. 경쟁하면서도 화합을 해야 한다"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정책이 나오면 정책이 잘못됐다고 하는 게 경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를) 추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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