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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민의힘… '안철수 빛 보나'

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여야 대선흐름 살펴보니
윤석열 하락 속 야권에선 '안 대망론'
이재명 대세론 확산, 여권선 '경계론'
설 명절 전후 여론 동향 승부 분수령

  • 웹출고시간2022.01.04 17:49:03
  • 최종수정2022.01.04 17:49:03
[충북일보] 4일 오전 여야 대선캠프가 밀집된 국회의사당 주변 여의도 빌딩 숲. 딱 1시간 간격으로 여야 대선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무자급 인사 2~3명을 만났다. 일단 여권은 최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도 상승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반면, 지도부 해체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정권 교체냐 재창출이냐

윤석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의 최대 장점은 내가 아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나를 희생할 수 있다는 자세"라고 말했다. 즉 최근의 상황이 상당기간 개선되지 않는다면 윤 후보가 스스로 정권교체를 위해 통 큰 '야권 단일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윤 캠프에 모여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윤 후보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당선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여야의 다른 후보들과 크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안철수 후보를 놓고 벌인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은 다른 입장이다. 당장 윤석열 또는 여권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것은 안 후보의 확고부동한 입장으로 읽혀진다.

안 후보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읽고 있는 모양새다. 설령 윤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지 않아도 유권자들이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안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남성'과 60대 이상의 보수층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고, 상당수 유권자들이 안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여권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 소속의 한 국회보좌관은 이날 "최근 여론흐름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못해서 나타난 것"이라며 "캠프 안팎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50%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때까지 경계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TV 토론'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토론회까지 안 하겠다는 뜻이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내부에서는 역대 선거과정에서 '말 잘하는 후보'가 매우 고전한 사례까지 감안해 무리수를 두면서 'TV 토론'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붙는다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올라가고, 윤 후보 지지율은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까지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 과거 문재인·이재명 토론 또는 문재인·홍준표·유승민·안철수 간 토론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말 잘하는 사람' 보다 '진정성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기도 했다.

◇'정공법' 필요한 윤석열

국민의힘 소속 한 국회의원은 통화에서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윤 후보가 이미 기성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그럼에도 윤 후보는 정공법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국회의원은 이어 "여권은 한 때 '트리플 악재'에 시달렸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 등 3개의 지지율 모두가 폭락했다"며 "지금은 다소 호전됐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 언제든지 '트리플 악재'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전문 업체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지금 여야 후보 모두 유권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덜 실수를 하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가장 큰 고비는 설 명절 전후의 민심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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