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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본선… 특검 수용해야 중도층 흡수"

춘추관 이러쿵저러쿵 - 결선 없이 1위 확정
경선탈락 측 지지자 결속 선결 우선 과제
정권 '교체·창출' 20%p…중도층서도 불리
투사 아닌 여 후보 통합의 정신 보여줘야

  • 웹출고시간2021.10.11 16:14:33
  • 최종수정2021.10.11 16:14:33
[충북일보]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공통점은 호남과 충청 또는 호남과 부산·경남(PK)의 화학적 결합으로 탄생한 정권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분석이 아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인구분포를 볼 때 영남 인구가 가장 많다. 이어 충청권이다. 그리고 호남이다. 친문(친문재인)은 바로 이점을 간과했다. 여전히 우리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시켜줄 것으로 믿었다.

◇신드롬 보여준 이재명

이재명은 경북 출신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함께 보수의 텃밭에서 성장한 몇 안 되는 거물급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물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있기는 하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 국무총리로 김부겸 전 장관을 지명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일부 여의도 정치권에서 나왔다. 김 총리 발탁만 보면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만약 문 대통령이 충청 출신 총리를 지명했다면 호남의 이낙연과 충청의 결합이라는 분석이 나왔을 것이다. 이른바 과거 조선조의 기호학파가 형성될 수 있었다.

이낙연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전히 "지역색은 이미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보수지지, 충청의 충청대망론, 부산·경남의 지역 출신 정치인 지지 성향 등을 감안하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지역 구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은 이 모든 시나리오를 깬 신화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 경북 출신이지만, 수도권에서 정치를 시작하고,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 체급을 올려간 그의 이력만 놓고 보면 기존의 정치와는 크게 다른 행보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이재명도 이제는 여야가 붙는 본선에서는 기존의 어법과 행동, 정치철학과 주요공약과 관련해 토를 달지 않고 무조건 믿어준 지지자들만 믿고 선거에 나섰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먼저 승복이 어려워 보이는 이낙연 지지자들과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재명을 찍느니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많은 여권 지지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일관된 입장을 고수해야 하는지도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는 물론, 중도층은 정권 재창출을 희망했던 여권 지지자 층의 조건 없는 지지와는 크게 다른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족 대상 쌍욕 논란과 약간의 '논리적 허구'를 보여주는 그의 발언 등은 본선에서 자신에게 엄청난 부메랑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제 특검을 수용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특검이 아닌 검경 수사는 어차피 다수의 국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그동안 이 지사가 단 1원도 받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특검에 대해 유연성을 보여줘야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은 대략 55% 안팎이고, 정권재창출은 35% 안팎으로 약 20%p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여권이 30~40%로 추정되는 지지층만 보고 본선에 임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與 대선 후보라면

이재명은 포용형이 아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거나 타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즉, 투사의 이미지를 가졌다. 그런데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투사 이재명의 행보가 대의(大義)가 아닌 개인적 사안에 주로 집중된 것으로 보이면서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대장동 의혹은 검경이 아닌 특검에 맡기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특검을 통해 45일 이내에 수사결과를 도출하면 매우 좋다. 그렇지 않고 검경의 수사 결과 발표 후에도 '이전투구(泥田鬪狗)'가 계속된다면 여당은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여당은 도덕성과 정책 비전, 국민통합 등을 내세워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표를 얻을 수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 5년의 실정을 파헤친 뒤 대안을 제시해야 집권할 수 있다.

이재명은 야당 후보가 아닌 대한민국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임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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