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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2.28 16:28:56
  • 최종수정2021.12.28 16:28:56

추상우

청주시 공원관리과 주무관

산림에서 나무를 베려면 산림부서에 벌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공원에서는 공원 부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산림부서와 공원 부서에서 근무를 하는 녹지 공무원으로 20년을 근무하면서 수많은 벌채 허가를 담당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무를 베는 허가를 내어 준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련하지만, 나무를 키우는 것도 농사와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하면 식재를 하였으니 언젠가는 수확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벌채한 부분의 단면을 보면 어김없이 나이테가 있다. 나이테가 생기는 원리는 겨울철이 되면 성장 활동이 더디게 되고 세포의 크기는 작아지고 세포벽의 두께는 단단하고 두꺼워지며 색깔도 진해진다. 여름철에는 충분한 햇볕과 수분으로 세포의 크기는 커지고 대신에 세포벽의 두께는 얇아지고 색깔은 옅어진다. 나이테의 짙은 부분은 동절기를 나타내고 옅은 부분은 뜨거운 여름철을 지냈다는 표식이다.

나무의 나이테 중 짙은 부분을 보며 '청렴'을 떠올린다. 청렴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겨울철의 나무는 죽은 것처럼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긴 채 차디찬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다. 추위가 절정에 달하고 생명 활동이란 하지 않을 것 같은 그 시간에 나무는 힘겨운 성장을 하는 것이다. 작지만 단단한 세포를 만들어 낸다. 그 땀방울이 피처럼 짙어져 진한 나이테를 만드는 것이다. 겨울의 단단한 세포들이 나무를 튼튼하게 하고 그 강건함으로 웅장한 나무가 되는 것이다. 우리 공직자에게 청렴의 시간은 마치 나무가 겨울을 나는 것과 같을 것이다. 홀로 있을 때, 아무도 보지 않아도, 샛길을 마다하고 올곧이 걸어 나가야 하는 바른길. 모두가 어쩔 수 없이 '예스'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해야 하는 결단. 이러한 인내와 용기를 우리는 '청렴'이라고 한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서는 유력한 야당 대선 후보의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고발 사주'를 외치고 야당에서는 여당 대선후보의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대장동'을 외치며 정치 공방이 한창이다.

또한 올 초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제3기 신도시 등 자사의 사업 계획과 관련한 부동산에 대한 투기 관련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곧이어 나온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이 세종시 이전 대상도 아니면서 세종에 171억 원을 투입해 유령 청사를 짓고, 직원들은 그것을 빌미로 아파트를 특별공급받은 것으로 드러나 전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이러한 일들이 생긴 것은 공무원이 지켜야 할 '청렴'이 부재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우리 주위의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운 나이테를 만들어 가며 청렴의 나무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건은 우리 대다수의 공무원들을 자기도 모르게 부끄럽게 하고 움츠리게 한다.

그러한 불편한 시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웅장한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그 나무 그늘에서 시민들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흥덕구 가경동 꽃재 근린공원 입구 쪽에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나 있다. 참 크고 멋지게 자라 있다. 지나온 공직의 길을 되돌아보면서 저 소나무와 같은 감탄이 나올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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