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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

청주 마야사 주지

지난 주말 초하루 법회 때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가 참석했다. 강연 말미에 예비부부를 위해서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이 조언은 필자가 주례할 때마다 강조하는 부탁이기도 하다.

첫째, 부부는 비교하지 말라고 했다.

남의 남편과 나의 남편을 비교하고, 남의 아내와 나의 아내를 비교하면 서로에 대해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부부사이는 외모는 물론이고 집안 조건이나 환경 또한 비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왜냐하면 불만이 생기면 감사를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둘째, 부부는 후회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고 했다.

서로 살아가면서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실망을 줄 때마다 '괜히 저 사람을 만났다, 결혼을 잘못 한 것 같다.' 이런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순간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깨지기 때문이다.

셋째, 부부는 계산하지 말라는 부탁을 했다.

부부는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무작정 처갓집 덕을 보려하거나, 시댁 신세를 지려고 한다면 서운할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으로 인해 팔자 고치거나 신분상승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부부는 이익타산을 떠나서 살아야 오래 갈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어떤 인디언 부족은 청춘 남녀가 결혼할 때 추장이 그들에게 활과 화살을 선물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활은 화살이 있을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화살 또한 100개가 있다고 하더라도 활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렇듯이 부부 사이는 활과 화살처럼 서로 떨어져 있으면 남이 되지만 서로 도와주는 관계가 되면 두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이런 덕담으로 초하루 법회에 즈음에서 예비부부들에게 주례사 아닌 축사를 해 주었다.

이 봄날, 두 청춘남녀는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되어 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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