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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가 있다.

네 사람의 아내를 두고 살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남자는 죽음의 길이 외롭고 무서워서 아내 가운데 한 사람과 동행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가장 애지중지 사랑하던 넷째 아내를 찾아가서 자신의 뜻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젊은 아내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다.

이번에는 셋째 아내이다. 지금까지 한결 같은 마음으로 아껴주었던 부인이었다. 하지만 대답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당당하던 이 남자. 다소 의기소침해진 심정으로 마지못해 둘째 아내를 찾아간다. 젊은 시절에 만나서 곁에 두었던 부인이었지만 그 역시 고개를 내저었다.

몸은 병들어 죽음을 목전에 둔 이 남자. 할 수 없이 첫째 아내를 찾아간다. 다른 부인들과의 사랑 때문에 여태껏 눈길도 주지 않았던 조강지처였다. 뜻밖에도 첫째 부인은 이 남자의 제안을 아무 조건 없이 받아주었다.

지아비와 함께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죽음의 길이라 하더라도 따라 나서겠다는 조강지처 앞에서 이 남자는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울었다. 그 때 비로소 자신의 인생에서 정말 사랑해야 할 대상은 첫째 아내였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아내를 넷이나 두었던 이 남자의 인생 스토리는 <잡아함경>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일종의 비유(比喩)다. 이 남자가 가장 총애했던 넷째 부인은 우리네 ‘육신’을 뜻한다. 매일 목욕시키고 머리를 빗겨 주면서 춥거나 더울 때도 보살펴 주는 부인이 바로 우리의 육신이다.

그러나 입고 싶다는 옷과 먹고 싶다는 음식은 다 사주면서 애착 하지만 죽음의 길을 영원히 함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죽을 때는 무덤까지 동행할 뿐이다.

이 남자의 셋째 부인은 ‘재산과 명예’다. 젊은 시절 이것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오지 않았던가. 누구나 이 셋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죽을 때 주머니에 넣어가지 못한다. 그저 재산과 명예는 장례식장을 화려하게 꾸며줄 뿐이다.

그리고 둘째 부인은 ‘가족과 친구’를 말해 준다. 우리 인생에서 가족과 친구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슬프고 외로울 때 도움을 주는 대상이지만 죽음 앞에서는 아무도 따라가지 못한다. 차가운 무덤에 묻힐 때 손을 흔들어 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첫째 부인은 무엇을 뜻할까.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마음은 한 생 뿐 아니라 세세생생(世世生生)을 같이 가는 동행자다. 그렇지만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마치 조강지처를 버리듯 다른 일에 눈을 팔고 살아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러므로 마음을 찾아야 진정한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불교의 키워드는 ‘마음’이다. 이른바 ‘첫째 아내’를 찾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다시 말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수행이라는 뜻이다. 마음을 알면 인생의 전부를 아는 것이다. 그래서 선사들은 마음을 보는 것이 부처를 만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여기서 마음을 본다는 것을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가르침이다. 주인은 특권은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마음의 주인이 되는 삶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마음의 주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쉽게 말해 마음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마음이 변하면 인생의 문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똑 같은 대상이라도 마음을 바꾸면 모든 게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서 컵에 물이 반쯤 남아 있다고 하자.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반 밖에 안 남았다’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아직 반이나 남았다’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마음이 성숙하고 건강한 사람이다.

즉, 마음 다스리기를 실천하는 사람인 것이다. 이것은 체념과는 다르며 어디까지나 관점의 차이다. 스스로의 선택과 의지에 의해 마음의 상황을 바꾸어 가는 것이다. 마음의 고통이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마음의 어둠이 그 원인이다. 그 어둠은 마음을 바꾸면 사라지는 감정의 그늘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우리 삶의 근본이라는 생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마디로 우리 인생의 근본 명제는 ‘첫째부인 찾아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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