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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04 18:21: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후기까지 충주 목계나루 건너편에는 가흥창이라는 국가 조창이 위치했다. 조창은 조세로 받은 세곡을 운송전 일시 보관하던 창고를 말한다. 이 영향으로 목계나루는 내륙 최대의 항구 역할을 하면서, 여기에 딸린 장터는 항상 장똘뱅이들로 북적였다.

목계나루의 번창은 아무래도 수계 입지와 관련이 있다. 일대는 수량이 풍부하고 공간이 넓기 때문에 배가 접안하고 또 물류 창고가 들어서기에 매우 좋은 입지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고려시대에는 덕흥창이라는 국가 조창이 운영됐다. 조선도 덕흥창을 가흥창으로 이름을 바꾼 후, 그 조운 기능을 계승했다.

가흥창의 위상은 조선 태종때 조운선 침몰 사고와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체 9개의 국가 조창이 운영됐다. 이중 6개는 바닷길이고, 충주 가흥창, 원주 흥원창 등 3개는 내륙 강길을 이용했다. 그러던 중 태종 3년(1403)에 경상도에서 거둔 세곡을 싣고 남해안을 따라 운항하던 34척의 배가 거친 파도에 모두 침몰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부분이 태종실록에 자세히 적혀 있다.

임금이 듣고 탄식하기를, "책임은 내게 있다. 만인을 몰아서 사지에 나가게 한 것이 아닌가. 바람 기운이 대단히 심하여 행선(行船)할 날이 아닌데, 바람이 심한 것을 알면서 배를 출발시켰으니, 이것은 실로 백성을 몰아서 사지로 나가게 한 것이다."

하고, 좌우에게 묻기를, "죽은 사람은 얼마이며, 잃은 쌀은 얼마인가." 하니, 좌우가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대개 얼마인가." 하니, 좌우가 대답하기를, "쌀은 만여 석이고, 사람은 천여 명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쌀은 비록 많더라고 아까울 것이 없지마는, 사람 죽은 것이 대단히 불쌍하다. 그 부모와 처자의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조운(漕運)하는 고통이 이와 같으니, 선군(船軍)이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도망해 흩어지는 것은 마땅하다."

하였다. 우대언 이응(李膺)이 말하기를, "육로로 운반하면 어려움이 더 심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육로로 운반하는 것의 어려움은 우마(牛馬)의 수고뿐이니,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

이 사고 후 경북 전역에서 거둔 세곡도 문경새재를 거쳐 충주 가흥창에 집결시킨 후 경창으로 운송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그 결과, 가흥창은 당시 전국 세곡 26만석중 8만여석을 운송할 정도로 그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가을추수가 끝나면 충북과 경북지역의 조곡은 가흥창에 임시 보관됐다. 그리고 얼음이 풀리는 이맘때부터 한양 경창까지 260리 길 운송이 시작됐다. 이때 한 배에 20석 정도를 실었고, 이중 1석은 뱃사공들의 삯으로 제공됐다. 신경림 시인은 충주 노은면 출신으로, 목계나루를 오가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를 바탕으로 지어진 시가 '목계장터'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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