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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최근 재미있게 보았던 '취향소개소'라는 웹툰을 다시 정주행하였다. 이야기는 주인공 김주연이 한 교양 수업에서 매주 다양한 소확행을 즐기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삶의 즐거움을 느껴보라는 과제를 부여받으며 시작된다. '난 좋아하는 걸 모르겠는데'라고 생각하던 주연은 교수의 추천으로 '취향소개소'라는 동아리에 방문하게 되고, 그 안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활동들을 경험하며 매일 새로워지는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여러 경험들을 통해, 그리고 그 경험의 의미를 성찰함으로써 사람이 변화하고 성장한다고 생각하는 내게 이 웹툰이 던지는 메시지는 다시 보게 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궁금해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나는 언제 행복할까. 여러 질문들을 던지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탐구해 나간다. 요즘 MBTI나 밸런스 게임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러한 활동이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여행할 때에는 계획적인지 아닌지, 영화나 드라마 중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등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해 나간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즐거워하는 것들은 각자의 취향이 된다.

우리는 현재 취향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개인의 취향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특히 알고리즘 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자주 듣는 음악, 자주 보는 영상과 유사한 콘텐츠가 추천 리스트에 올라오고, 관심가질 만한 제품을 추천 받아 구매하기도 한다. 별도로 검색하는 노력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나의 취향에 맞는 경험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알고리즘이 나보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한 예능에 출연한 이동진 평론가는 취향의 알고리즘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미디어 환경이 개인의 취향을 좁게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취향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를 새롭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교육의 목적은 개개인의 유의미한 성장이다. 교육은 한 개인이 이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자아실현(自我實現)'의 과정이다. 삶은 끊임없이 경험하고 변화하며 자신의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고, 교육은 이러한 변화를 촉진한다. '교육정의론(이돈희)'에서는 교육의 유의미성이 '균형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한다. 이러한 균형적 성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새로움'은 낯설고 불편하지만, 변화를 만든다. 오늘은 내게 낯설고 불편했던 것들이, 내일의 나에게는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보게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삶은 고정되지 않은 변화의 과정이다. 좋아하는 것이 싫어지기도 하고, 싫어하던 것이 좋아지기도 한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계속해서 행복하게 만들지 못할 수 있다. 주연은 취향소개소에서 이전의 자신은 해보려고 시도하지 않았을, 관심조차 갖지 않았을 경험을 하게 된다. 낯선 경험들은 몰랐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해 나간다. 마침내 좁은 취향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매일 새로워지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널려 있다.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내 안의 또 다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 보는 것은 더 큰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알고리즘의 우물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하지 않은 일,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새로움을 받아들일 때 한층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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