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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15 16:39:05
  • 최종수정2021.03.15 16:39:05

장현순

바르게살기운동연수동위원회 사무국장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모르긴 몰라도 학창시절을 지내며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시 구절이다. 선생님에게 혼나가면서 외웠던 주제와 비유법 따위는 다 잊어버렸지만, 아직도 저 구절만은 나와 같이 지내주고 있다.

바르게살기위원회 업무를 위해 충주시 연수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랜만에 저 글귀가 떠올랐다.

사람도 많고 책상도 많고 여러모로 쉴 틈 없는 사무실 한구석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화초들 덕분이다.

얌전하면서도 제법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는 화초들 옆에는 '이쪽은 출입구가 아닙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장소는 원래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었는데, 리모델링을 하면서 사용하지 않도록 바뀐 모양이리라.

벽으로 막아버린 것이 아닌 탓에 버릇처럼 그쪽으로 출구를 찾아갈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쌓이다 보면 민원 보기도 불편하고 설명하는 사람들에게도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이런 식으로 예쁘게 서 있는 화초들의 애교를 앞세워 해결하다니 앙큼하기도 하고 참 머리를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이 화초들은 돈을 들여 구입한 게 아니라, 어느 건물이든 가보면 으레 창가 쪽에 기운 없이 줄 서 있는 화분들을 새단장시킨 것이란 사실에 괜스레 뭉클한 느낌까지 들었다.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던 녀석들이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임무를 받고 꽃다운 모습을 뽐내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깊은 향기와 빛깔로 우리 자신을 물론 주변에까지 좋은 영향을 주려면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한다.

바르게살기위원회도 새봄을 맞아 연수동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임무에 열심이다.

지난 설에는 회원들이 간만에 한 자리에 모여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떡나누기 행사를 진행했는데 다들 악수 한 번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마스크까지 꾹 눌러써 답답한 모양새였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따뜻한 시간이었다.

그 마음을 이어가기 위해, 봄에는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금곡천에 싱긋한 봄꽃을 심어 따뜻한 날씨에 기지개를 켜는 기분으로 산책을 나올 사람들을 맞이하고자 한다.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중앙초등학교 인근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청결활동과 쓰레기 문전수거 캠페인을 진행해 충주에서 가장 깨끗하고 쾌적한 마을, 아이들이 걱정 없이 걸을 수 있는 마을 만들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어쩌면 서로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사이였을 우리가 바르게살기위원회라는 명칭 아래 함께 하는 모습이 문득 신기한 인연이라고 느껴졌다.

'우리는 과연 그분들에게 꽃이 되어주고 있을까'하는 생각에 겸연쩍은 생각도 든다.

우리는 이웃들이 목청껏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니, 기다리기에 앞서 지역 주민들과 교감하며 그분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찾아다니는 중이다.

모쪼록 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웃들에게 삶에 색채를 더하는 싱그러운 꽃으로 보이기를, 그래서 언제나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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