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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전국 산야의 22억 형제님들께!

우리 참나무 6형제인 상수리나무님, 굴참나무님, 신갈나무님, 갈참나무님, 졸참나무님, 떡갈나무님 보십시요.

우리가 이 나라 1천여 종 80억 그루 나무 중 최고의 종으로서, 땅 깊고 비옥한 곳에서 넓은잎과 큰 키를 가지고 이처럼 푸르르게 살고 있는 것은, 헐벗은 산에 70~90년대 산림녹화사업으로 10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주신 국민들의 노력 덕분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물론, 겨울에 먹으려고 여기저기 도토리를 묻어 두어 봄에 싹을 트게한 다람쥐와 산까치의 고마움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우리 참나무는 선사시대 때부터 집을 짓는데 쓰였으며, 도토리는 적어도 1만 년 전부터 사람들이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에는 선박재, 건축재, 가구재, 숯 제조 등에 두루 이용되었고, 야생 동물들의 먹잇감과 흉년에 곡식 대신 먹는 구황식품으로 요긴하게 사용되었습니다.

'도토리는 들판을 내다보고 열매를 맺는다'는 격언도 있듯이, 흉년이 들었을 때는 열매를 많이 맺어 굶주림에 빠진 빈민을 구제하는 구황(救荒)의 역할도 한 몫 톡톡히 한 것이지요.

현존하는 구황서 중 가장 오래된 <충주구황절요>에서도 구황식품으로 도토리를 첫 번째로, 다음으로 소나무 잎을 제시하였으니까요.

고려 충선왕께서는 흉년이 들자 백성들과 함께 도토리를 드셨고, 조선 선조 임금님도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가서 도토리로 묵을 쑤어 드셨다고 합니다.

호랑이도 먹이를 먹고 난 후 소화를 위해 도토리 몇 알을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가요· 선조님들은 우리에게 '나무 중의 진짜 나무(眞木)'란 뜻의 참나무란 이름을 지어주셨고, 서양에서도 '좋은 나무'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비록 말 못하는 나무라 하나,

우리의 껍질이 은혜도 모르는 철면피처럼

그렇게 두껍지는 않잖아요·

오늘날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반년이 넘도록 지속되는 가운데, 50일 이상 이어진 사상 최장의 장마로 인하여 국민들이 겪는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처한 어려움은 말로 다할 수 없나봅니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의 희망이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생활'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힘들고 지쳤으면 젊은이들의 로망이 '남주부'이겠습니까?

늦은감이 없지 않으나, 현재의 위치에서 각자의 직분에 맞게 할 일을 다함으로써, 어려움에 처한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스페인의 도토리가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최고의 생햄인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의 근원이 되었듯이 말입니다.

나랏님 수라상에 오른 묵을 만든 상수리나무님, 가장 굵직한 도토리를 생산하는 굴참나무님, 우리 참나무 중에서 잎도 도토리도 가장 작아서 졸병(卒兵)이라 불리지만 묵 맛은 제일 좋은 졸참나무님, 이시간부터는 한 순간의 빛도 놓치지 말고 광합성 활동을 열심히 하여 열매를 많이 많이 맺어주시기 바랍니다.

나무꾼들 짚신 바닥이 닳아서 떨어지면 잎을 따서 바닥에 깔았다는 신갈나무님, 껍질과 씨로 국민들의 주름살을 펴 주세요.

떡을 찔 때 잎을 사이사이에 넣어 떡이 서로 달라붙는 것을 막고 나뭇잎 향기도 스며들게 하여 '떡갈이나무'가 된 떡갈나무님, 잎을 냉장고 속에 넣어두면 불쾌한 냄새도 없어진다 하니, 떡 싸먹기 좋게 잎도 넉넉하게 넓히시고 속상한 일도 날려 보내는 탈취제 역할도 하여 주십시요.

말년 병장 갈참나무님은 어영부영하지 마시고 끝까지 우리 참나무 숲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에 웃음을 드리려 한 숲속의 익살이니 너무 서운해하지 마십시요.)

조선시대 이인좌의 반군에 함락됐던 성을 민초 의병들이 봉기하여 되찾은 호국의 성 청주 상당산성에서 여섯 참나무들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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