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국토교통부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안성~세종 간 3단계 노선을 2개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충북은 세종~오송 간 연결도로마저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충북 노선 포함여부를 놓고 책임공방전에 매몰된 충북도와 청주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은 정작 국토부의 동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과 국내 1군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천안 박물관에서 안성~세종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국토부는 당시 주민설명회에서 안성~세종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간과 관련된 2개의 노선을 주민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의 노선은 안성, 천안, 세종시를 통과하지만 경기도 안성 쪽에서는 통과노선이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졌다.
먼저, 안성시 대덕면과 미양면 등을 연결하는 서쪽 노선을 제안한 GS건설은 안성~세종 간 총 연장을 65.9㎞로 정하고, 여기에 세종에서 충북 오송 신도시를 연결하는 4~6차로 6.4㎞를 포함시켰다.
또 세부내역으로 교량 60개소를 비롯해 터널 20개소, JCT 4개소, IC 4개소 등으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서울~세종 고속도로에 오송생명과학단지를 연결하면서도 경부고속철도와의 교차통과를 배제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안성시 보개면·금광면으로 이어지는 동쪽 노선은 지난 2009년 한국도로공사가 제시한 노선으로 총 연장은 57.96㎞(6차로)에 불과하다.
교량 58개소를 비롯해 터널 13개소, JCT 3개소, IC 5개소 등으로 구성됐고, 인근 산업단지 등을 연결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지만, 정작 오송 신도시를 연결하는 계획은 포함하지 않았다.
국토부가 이날 제시한 2개의 노선은 비록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과정으로 최종 확정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국토부가 최근 안성~세종으로 이어지는 2단계와 관련해 2개의 구체적인 노선을 갖고 주민설명회까지 개최한 것은 사실상 '노선 압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서울~안성 간 1단계 71㎞를 올해 말 착공해 2022년 개통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국도로공사가 우선 착공한 뒤 나중에 민자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인 안성~세종 간 58㎞는 일반 민자절차로 오는 2020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오송 신도시로 연결되도록 하는 지선 건설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압축한 2개의 노선만 놓고 보면 진천군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충북 경유 노선은 사실상 오송생명과학단지 등과 연결되기 어렵게 된다.
대신, 안성시 서쪽을 통과해 천안~세종으로 이어지는 노선에 세종~오송 지선이 확보되면 오송~옥산산업단지 접근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충북도의 핵심사업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까지 요구하는 최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관련해 충북 노선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각 지자체는 도민들에게 구체적인 노선과 충북의 이익 등에 대해 알려줄 의무가 있다"며 "특히 정보접근이 어려운 주민들을 대신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소한 문제까지 공개해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