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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2.01 16:08:02
  • 최종수정2015.12.01 16:08:02

이수민

청주시 금천동주민센터 주무관

감각적인 디자인의 아이폰, 커스터마이즈(customize, 고객 맞춤)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벅스 그리고 과거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공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성.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감정을 자극하고 감성적인 디자인과 커스터마이즈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감동을 이끌어내는, 바야흐로 현대는 감성을 중시하는 감성사회다. 하지만 최근에 큰 이슈를 끌며 현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감정 노동'이다.

'감정노동'은 앨리 러셀 혹실드가 1983년에 낸 책 '통제된 마음(The Managed Heart)'에 등장한 용어로,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 노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러한 감정노동을 사람들은 단지 실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상을 당한 개그맨이 슬픈 감정을 숨기고 개그프로에 출현하여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관객을 웃기는 것처럼. 하지만 현실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감정노동은 이와 조금 다른 것 같다. 최근 모 백화점에서 규정에 어긋난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을 무릎 꿇게 한 갑질 모녀 사건처럼, '친절해야 한다'는 논리 아래 불합리한 요구와 무례한 행동을 참고 견디는 것이 감정노동이 되어 버렸다.

많은 전문가들은 감정노동이 생기는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한다. 어떤 이는 남을 모욕하고 경멸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또 어떤 이는 열등감에서 온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필자는 그 원인을 사람에 대한 '존중'의 상실이라고 생각하며 감정노동에서 파생되는 문제점의 해결책 또한 사람에 대한 '존중'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존중은 상대를 이해하게 하며, 배려를 낳게 한다. 필자 또한 행정민원을 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상대에게 존중을 받았거나 반대로 존중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꼈을 때는 작게는 신분증을 던지거나 무작정 반말을 하는 경우였고, 크게는 법제적으로 해줄 수 없는 것에 대해 욕설을 하며 강압적으로 항의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을 때는 하루 종일 우울함을 느꼈지만 동료 직원과 이야기하며 기분전환을 하였다.

평소 민원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지 좀 더 세심하게 챙기려고 노력하였고, 마음으로 민원인의 입장을 이해하려 늘 노력하였다.

그러다 보니 민원인 또한 필자를 존중해 주는 것을 느꼈고 그로 인해 필자는 더 친절하고 정확하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는 마을을 항상 갖게 되었다.

한편, 사회적 분업의 측면에서 봤을 때도 서로를 존중하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생산되어 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음식점에서 점심을 사먹는 것에서부터 치안, 국방까지 말이다.

이와 같은 물질적, 비물질적 재화는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사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필요한 것을 제공받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적시에 제공하는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필요로 하는 것을 적시에도, 뛰어난 품질로도 빠르게 얻을 수 없다.

이처럼 우리는 상호의존적이며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볼 때 서로에 대한 존중은 당위성을 가진다.

존중은 상대를 존중함으로써 존중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원하는 서비스의 제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춘수는 '꽃'이라는 시에서 존재에 대해 그리고 존중에 대해 노래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우리도 앞으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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