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국제공항은 인천, 김포, 제주, 김해, 청주, 대구, 양양, 무안 등 모두 8개다.
여기에 지난 2012년 대선공약에 포함된 동남권 신공항과 10일 발표된 서귀포 '제주 2공항'을 포함하면 국제공항은 무려 10개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충남권 국회의원들과 서산시 등이 추진하고 있는 서산비행장의 민항기 유치가 현실화되면 국내 국제공항은 11개로 증가할 수 있다.
11개의 국제공항과 함께 국내공항은 군산, 여수, 포항, 울산, 원주, 사천, 광주 등 모두 7개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내·국제공항이 모두 18개로 늘어나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 17개 광역단체에 1개 이상의 공항을 보유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부의 '제주 2공항' 건설계획은 사실상 지난해 11월부터 예고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26일 새누리당은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제주공항 장래수요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사전타당성 용역(기존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 건설)을 조속히 시행키로 했다.
김무성 대표는 더욱이 지난해 8월 25일 서울 강서구 베뉴지 웨딩홀에서 열린 '김포공항 및 주변지역 발전 토론회'에 참석해 "여행객의 편의와 강서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김포공항의 운항 국제노선을 홍콩까지 넓혀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포공항이 동북아 교통의 요충지와 국제적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발전하려면 국제선 2천㎞ 운항 규제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종합할 때 정부와 새누리당의 공항 정책이 지나치게 즉흥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국가 전체의 중·장기 로드맵 대신 지역의 민원에 대한 돌발 약속이 잇따르면서 적자구조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지방공항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신규사업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제주 2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향후 동남권 신공항, 서산비행장 민항기 취항에 막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주국제공항과 김해공항 등 다른 지방공항의 노선특화 전략에도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국내 노선 대부분이 기존 제주공항이 아닌 제주관광의 중심지인 서귀포시 '제주 2공항'에 대거 취항할 경우 제주시 경제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공항 신설에 몰두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공항 난립' 현상을 초래하고 있고, 이에 따른 적자공항 속출 등 '비정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솔직히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 국내·국제공항만 18개나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