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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9.14 18:14:59
  • 최종수정2015.09.14 18:14:59

김민석

'저녁이 있는 삶'을 지난 대선에서 가장 기억나는 슬로건으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치적 구호답지 않은 문학성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문학적 슬로건이 담아내는 '저녁 없는 삶'의 현실이 하도 고달파서였을까? 선거가 끝난 후에도 그 슬로건의 울림은 남았다.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야당후보들이 내놓은 작품 중 최우수작으로 꼽을만한 '저녁이 있는 삶'이 한 후보의 경선슬로건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슬로건의 저작권자는 구호를 현실로 만들 내용을 내놓지 못했고, 다른 후보들은 그만한 슬로건조차 내놓지 못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내세운 여당후보의 승리가 꼭 그 공약덕분만도 아니었고 막상 그 약속들을 지키지도 않았지만, 어쨌거나 '변화의 희망'을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야권이 여당을 압도할 구상과 그것을 압축해낸 '한마디'를 갖지 못헸다는 것은 뼈아픈 한계였다. 치열한 내부 싸움에 여념이 없는 야권의 다음 주자를 꿈꾸는 이들은 과연 '저녁이 있는 삶'이후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까? 제1야당 새정련의 지도부를 위한 경제세미나에서 이른바 소득주도성장론이 야권의 대안전략으로 집중학습되었다고 한다.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공정성장론을 내세우며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마땅한 성장대안을 찾지 못한 여권에서조차 소득주도성장을 거론하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이란 간단히 말해, 임금 등 가처분소득의 인상을 통해 내수를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과연 분배강화와 계급전쟁적 성격을 지닌 소득주도성장을 지속시키고 승리로 이끌 역량이 진보진영에 존재하는지, 양극화된 경제구조의 해결 없는 소득주도성장이 대기업노동자의 임금인상에 그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사실상 명목을 바꾼 분배경제론이 과연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인지, 유례없이 급격한 고령화로 생겨난 '50대 이후 재취업'의 큰 숙제를 푸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 대안이 될 지, 치열한 국제적 경쟁은 얼마나 고려한 것인지, 가계소득의 큰 뭉텅이를 사교육이 통째로 잡아먹고 있는 현실에서 약간의 임금인상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게다가 기업에 임금인상을 강제할 수단은 무엇인지, 고통 받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비판과 지적이 소득주도성장론을 향해 쏟아진다.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위기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물정모르고 한가하게 왠 성장론이냐는 질타와, 저성장이 고착화된 새로운 환경에서 '보수 따라하기'식 성장론이 아니라 창조적인 일자리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에 이르면 답변은 더욱 어려워진다.

야당이 치열하게 내부투쟁을 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그 중심메뉴와 고민에는 바로 야당주류가 잠정 선택한 대안인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추가되야 한다. 공정성장론뿐만 아니라, (재)교육주도성장론이 옳다느니, 복지주도성장론이 옳다느니, 일자리공동체론이 옳다느니, 비록 아직 덜 익었더라도 자신의 고민의 실마리를 드러내는 문제제기들이 나와야 한다. 감히 예견한다. 소득주도성장론으로는 못 이길 것이다. 큰 구상을 제시하는 것은 반드시 탁상공론은 아니다. 국민에겐 희망이 필요하고 정치는 꿈을 제시하는 일이다. 국민의 삶과 미래를 놓고 더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얼마든지 내부싸움을 해도 좋다.이것이 국민 생각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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