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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가을에 물들다

"향에 취하고 단풍에 물들고"
헬기장 주변 3만4천 초화 가득
대통령 주간 행사도 볼거리

  • 웹출고시간2013.11.03 21:27:35
  • 최종수정2013.11.04 17:04:11

편집자 주

'만추홍엽(晩秋紅葉)'. 매년 이맘때면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울긋불긋 타오른다. 풍경의 아름다움은 물론, 은은한 국화꽃 향기가 나들이객의 눈과 마음을 홀린다. 청남대를 둘러싼 대청호 주변 만추의 아름다움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평일, 주말 할 것 없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가을이면 산도, 호수도, 사람도 단풍에 물든다는 청남대를 찾았다.

3일 오전 10시. 청원군 문의면 청남대 진입로에 들어서자 궂은 날씨가 화창하게 갰다. 맵시 있게 치장한 단풍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병풍을 두른 듯 펼쳐지는 430여 그루의 은행나무와 백합의 행렬, 단풍으로 붉게 물든 대청호의 경관까지 더해지면서 한 폭의 채색 산수화가 완성된 듯했다. 산도, 호수도, 사람도 단풍에 물들어 모두 붉어진다는 이곳은 지난 2005년 건설교통부가 주관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소개되기도 했다.

청남대 진입로의 아름다운 풍경이 2003년 청남대 개방 때 처음 공개된 것은 아니다. 문민정부시절 4km의 진입로를 일반에 개방했다. 개방된 길가에는 대청댐 건설 때 수몰된 마을 주민들이 '망향비'를 세웠다. 최근엔 드라마 '카인과 아벨' 마지막회에서 주인공들이 재회하는 장면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이곳은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었다. 덕분에 아름다운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다. 청남대 본관 입구로 향하는 아스팔트 길 옆으로는 평균수령 70년의 반송(盤松)이 사열하듯 늘어서있다.


매표소에 도착하자 많은 차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청남대 진입은 대중교통으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가용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전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10여분들 달려 도착한 청남대는 이미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대부분 50~60대 중년층, 간간이 젊은 연인들과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청남대를 찾은 관람객은 모두 70만6천314명. 지난해 같은 기간 64만5천196명보다 9% 늘었다. 보통 주중에는 5~6천명, 주말에는 1만여명이 이곳을 찾는다는 게 청남대관리사무소측의 설명이다.

청남대의 방문자 수를 월별로 따져보면 단풍이 절정을 맞는 10월~11월이 가장 많다. 연간 전체 방문객의 22.4%인 14만1천여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단풍 뿐만 아니라 대통령 주간행사를 비롯한 이벤트, 중·고등학교 수학여행, 산악회 등 단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크게 작용했다. 관람객의 방문 편의를 위해 지난 2011년 7월부터 승용차 입장을 허용, 그동안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청남대 접근성을 향상시킨 점도 중요한 증가 요인으로 보고 있다.

주차장을 지나 아름드리 숲길을 끼고 5분을 걸으면 헬기장이 나온다. 때마침 이곳에서 청남대 주 이벤트인 '국화꽃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65종, 4천500여점의 국화류와 3만4천100여본의 초화류, 150여점의 야생화가 그윽한 향을 발산했다.

"국화는 동양에서 재배하는 관상용 식물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꽃이에요. 사군자의 하나로 옛부터 귀히 여겨졌죠. 흰색, 노란색, 보라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을 띠며 품종에 따라 크기나 모양도 다르답니다."

'국화'에 해박한 청남대 안내 도우미의 설명을 들은 관람객들은 눈으로만 보기 아까워서인지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댔다. 이곳 청남대를 찾은 관광객들은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취하느라 하루가 짧은 듯 보였다.

국화꽃의 향연이 끝나면 청남대 본관 정원이 바로 눈에 띈다. 본관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정원 중심에 자리 잡은 225년 된 모과나무 수세(樹勢)가 기세등등하고 대청호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대통령들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행사도 볼거리다.


지난달 16일부터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주제로 한 주간행사가 열렸고, 13일부터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주간행사가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청남대에서 열리는 역대 대통령 주간행사는 지난해 7월 이승만 대통령 주간행사를 시작으로 지난 5월, 윤보선 대통령, 6월 박정희 대통령, 8월 최규하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등에 이어 이번이 6번째다.

보은에서 왔다는 서경덕(29)씨는 "바쁜 일상에 가을 단풍을 잊고 산지 오래돼 큰맘 먹고 가족들과 함께 청남대를 찾았다"며 "대통령의 역사를 한눈에 알수 있을 뿐더러 산책로 곳곳에 만개한 단풍과 국화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재덕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대청호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 달콤한 휴일을 즐기기에 청남대만한 곳이 없다"며 "가을을 맞아 관람객들의 눈과 귀, 코를 즐겁게 할 세계 유일의 대통령 테마 관광명소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글=이주현기자 / 사진=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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