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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8.15 16:39:44
  • 최종수정2022.08.15 16:39:44

구영애

청주기록원 시민기록활동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뒤흔들어 놓았던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요즘, 나는 청주시한국공예관에서 전시해설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깜깜한 전시장에 조명을 밝히고 밤새 이상 없었는지 점검하고 사무실로 간다. 인터넷 예약 상황을 확인한 후 준비물을 챙겨서 전시장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제는 전시해설사, 도슨트의 역할에 대해 많은 분이 알고 계시지만 간단히 적어보자면,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해 작가들을 섭외하고 작품 전시를 준비하면 도슨트는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조사하고 스토리텔링을 준비해 전시장에서 방문객들의 관람을 도와준다. 아무 기대 없이 우연히 들른 분에게는 전시 관람의 재미를 주고, 관심이 많은 분에게는 작업 기법이나 작품의 깊이 있는 분석으로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때론 작가나 관련 전문가들이 방문할 때도 있는데 그때는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당한 타이밍에 질문사항들을 해결한다.

이번 혼행일치 전시는 어린이들의 공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워크시트가 준비됐다. 전시를 관람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워크시트를 꾸미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사진을 찍어봤다. 물론 시민기록활동가 양성과정에서 배운 대로 사전에 동의를 구하고 얼굴은 나오지 않도록 찍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가끔 얼굴 나와도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런데 며칠 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샘플로 벽에 붙여둔 워크시트 옆으로 아이들의 작업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었다. 작가들의 멋진 작품들을 보았으니 그 답례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 오프라인 *스타로 생각하고 보여주고 싶었을까?

문득 2019년 청주시립미술관 '아직 살아있다'전이 떠오른다. 거대한 세상이라는 틀에서 살아가는 미시적인 개인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작품들처럼 작가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의도치 않은 전시'를 보여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처음 시작하신 분 이야기가 몹시 궁금했지만 찾을 수는 없어서 뒤늦게라도 동참하시는 불특정 소수인의 이야기를 구술채록 해본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나요?"

"전시장에서 만지지 않도록 계속 주의를 줬는데 간단하지만 직접 손으로 만들어보라고 하니 좋아하네요. 어른이지만 동심으로 돌아가 스티커도 붙여보고 재미있네요."

"워크시트 다 하시면 벽에 붙이실 건가요?"

"네. 아이가 다음에 올 때도 붙어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직 생각 못 했어요."

고물가 시대에 생소한 질병까지 살아가기 힘든 세상사를 잠시 잊고 작품이 주는 아름다움에 즐거워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소중한 기억이 잊히지 않도록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남은 전시 기간에 어떤 이야기를 듣고 기록할 수 있을까,'의도치 않은 전시'는 어떻게 막을 내릴까, 초보 시민기록가는 뛰는 가슴으로 전시장 스위치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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