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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선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출근길을 거쳐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같은 시간에 잠이 든다. 아직 일을 시작한 지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나로서는 이 과정을 30년 이상 반복하신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만 하다. 업무시간 이후에도 초과근무를 하며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이따금 나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의미 없는 일일지라도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오랜 시간을 버티기 위해서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주기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9년에 방영되었으나 여전히 즐겨보는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일만 하면 지루해. 놀기만 하면 지루해. 균형. (중략) 노는 건 중요해, 균형을 위해서. 균형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넘어져. 넘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아프겠죠.) 맞췄어." 화자는 평범하게 살아온 본인 삶의 균형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고 했다. 봉사활동을 하는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처럼 그려지다 설명한 이유가 균형을 위해서라니. 잠깐 당황스러웠으나 현재 나의 삶에 균형이 필요함을 알고, 봉사활동이 본인에게는 쉼이었다고 말하는 캐릭터가 참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어른으로 보였다.

나에게는 제빵 기술을 배우는 것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균형을 찾기 위한 일이었다. 시작은 유튜브에서 빵을 만드는 영상을 구경하다가 언젠가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었으나, '지금이 아니면 언제?'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수강을 결정했다. 평소에 요리도 잘 몰랐고 조금은 무기력한 저녁 시간을 보내던 내가 시간을 쪼개고 피곤을 무릅쓰며 약 한 달 반 동안 제빵학원에 다녔다. 업무가 많을 때는 결석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그저 퇴근 후에 평소와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신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든 과정이 끝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조금 벅찰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지만 일정이 꽉 찬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껴진 것이 새삼 놀라웠다. 잠을 줄이면 힘들 것만 같았는데, 내일이 기대되는 오늘을 사는 것이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앞으로도 생활에 활력소가 될 만한 일들을 꾸준히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취미생활을 할 때만이 아니라 본 업무를 할 때도 조금 더 적극적이고 힘찬 태도를 갖추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일에 몰두하여 깊게 파고드는 시간도 물론 필요하지만, 특별히 나에게 맞는 '쉼'이 무엇인지 알고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안다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자신에게 에너지를 주입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기에 조금은 덜 지치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잠깐이라도 바쁜 하루 속에서 오늘의 균형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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