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4.11 16:26:16
  • 최종수정2022.04.11 16:26:16

최하원

청주오송도서관 주무관

연일 쌀쌀했던 날씨가 풀어져 이제는 제법 봄을 흉내 낸다. 따뜻해지는 날씨와 더불어 마음도 해이해지는 계절이 오고야 만 것이다. 봄 정취 따라 출장 가는 길에 꽃구경 한 코스, 사무용품 사는 길에 음료 한 잔을 어찌 뒤로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은연중에 이러한 일과가 일상이 된 부서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평소 공무원으로의 소명을 다하였으니 이 정도는 그저 직장인의 융통성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다.

공직자는 청렴한 마음 그 뿐이면 아니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과연 융통성과 부패를 잘 구별해 매번 곧은 청렴한 공직자의 길을 걷고 있는가.

'공직자가 청렴하면 청와대도 안 무섭다'라는 도서에 따르면 청렴한 공직자가 되기 위하여 '물질의 부패'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생각의 부패'라고 한다.

사실 물질적인 부패의 시작도 생각의 부패로부터 이어졌을 것이다. 전자는 수면 위로 드러나기 쉬우나, 후자는 그렇지 않다. 적당한 눈가림은 공권력의 행사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권력의 무게는 청렴에서 나온다고 한다.

2021년 5월에 게시된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9-2020년 기준,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현황 중 금품, 향응 등 수수에 관한 항목 위반이 제일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렴이라는 것이 때로는 모호해서 고마운 마음의 표시가 정말 뇌물이 될까 싶고, 가끔은 청렴한 사람의 동의어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공직 생활 전, 공공기관에서 일할 때, 기관의 공무원이 이용자가 건네는 비타민 음료 한 병도 한사코 마다하는 모습을 보았다. 또 어느 날은 옆 시장에서 사왔다며 떡 두 팩을 나눠 먹자는 말을 거절하는 모습도 보았다.

내가 그저 시민이었을 때부터 그리고 시보 해제를 조금 앞 둔 지금, 나는 아직까지도 청렴과 융통성 그 사이에서 공직자로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중이다.

다만, 그 가운데 공고히 해야 할 것은 '관행' 뒤에 숨지 않겠다는 각오이다. 융통성이라는 가면을 쓴 빤한 부패 행위를 '관행'이라는 이름 앞에 묵인하여 생각의 부패를 저지르고 있진 않았는가.

그렇다면 이제껏 교묘하게 나 자신도 속게 만드는, 가면을 쓴 부패 행위는 어떻게 잡아낼 수 있을지에 대하여 잠깐 생각해 보자. 아마도 떠올리는 것들 중 가장 쉬운 방법이 '일관성'을 기르는 것이리라.

'공직생활 중 만나는 누구에게나 항상 같은 태도로 임하며, 타인에게 적용하는 잣대를 나에게도 적용한다'는 그러한 일관성을 정립하는 일이야 말로 자신을 청렴한 공직자의 길로 이끌 방법인 것이다. 일단 그 길에 들어서면 내가 행하는 것이 청렴인지 단지 융통성인지의 고민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어느덧 완연한 봄이 다가왔다. 이름만으로도 살랑이는 이 계절 앞에, 무거웠던 겉옷의 단추는 풀어헤치고 일렁이는 청렴한 마음은 다시금 꼭꼭 다잡아보자.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