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경원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여느 때 아침과 마찬가지로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했다. 직장까지 가기 위해선 우리 집 교차로 사거리를 지나 직진을 해야 한다. 사거리에 도착하는 순간 난 또 1차선에 다다랐다. 나는 왜 자꾸 좌회전하는 1차선에 서게 되는 걸까? 도로 모양을 보았을 때는 1차선이 직진 선, 2차선은 우회전 선으로 느껴져 교차로에 도착할 때마다 항상 혼란스러웠다. 어쩔 수 없이 금방 갈 수 있는 직진 도로를 뒤로하고 돌아서 가는 좌회전 도로로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난 집 앞 사거리뿐만이 아니라 공단오거리 등 여러 교차로에서 이런 일을 자주 겪는다. 이 모든 상황을 도로 상황을 잘 모르는 나 자신을 탓하며 지내오던 중 어느 순간 도로에 핑크색 선들이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 핑크색 선은 운전자가 진행 방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도로에 색상이 있는 선을 표시하는 것으로 '주행 유도선'(노면 색깔 유도선)이라고 하며 교통사고 예방 등을 위해 청주시에서 실시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색선으로 운전자가 혼동하기 쉬운 길을 안전하게 안내해 교통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니 정말 인생의 멘토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우리는 인생의 갈림길 위에서 서성이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 선택한 길을 우리는 한없이 후회하기도 하고 잘했던 선택이었다고 안도하기도 한다. 이런 순간에 도심 속 교차로의 주행 유도선 같은 멘토가 내 주변에 있어 준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 변화가 생길까 생각해 본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는 말처럼 멘토가 옆에 있다고 해서 결코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단지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상담자 역할로 우리 결정에 도움이 돼 더 나은 길을 안내해 주는 것이다.

영어에서 스승을 뜻하는 멘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을 해 지도와 조언으로 그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 또는 그러한 체계를 멘토링이라고 하는데 스승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멘토, 지도 또는 조언을 받는 사람을 멘티라고 한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하고, 기업 등의 조직 안에서 인위적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나도 직장동료들과 멘토와 멘티의 입장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인연을 맺으며 지내오고 있다. 힘든 일을 이겨내거나 어려운 결정을 할 수 있게 주변 직장동료들이 본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해 주기도 하고, 새로운 업무에 직면했을 때는 지식을 공유해 주면서 같이 어우러져 헤쳐나갔기에 지금껏 잘 지내 올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멘토의 역할을 했었나 반성해 보게 된다. 나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는 나를 위로해 주고 도와줄 사람을 간절히 바라지만 타인이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하고 주변을 잘 챙기지 못했던 거 같다. 이제라도 내가 멘토를 간절히 바랬던 상황을 되새기면서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심 속 교차로의 주행 유도선'역할을 할 수 있는 멘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