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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1.04 16:29:02
  • 최종수정2020.11.04 16:29:02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과거에 급제 하지 않고 영의정에 까지 오른 인물이 바로 세조때 한명회였다. 조상의 벼슬 덕에 얻은 음직(陰職)은 태조의 개성 집이었던 경덕궁을 지키는 궁직(宮直)이었다.

나중에는 관직의 최고자리인 영의정에 올랐으며 두 임금의 장인이 되어 부귀영화를 다 누렸다. 그러나 한명회는 평생 음직으로 출세했다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으며 뒤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처지였다.

음직은 주변에서 멸시의 대상이 되었다. 장원급제로 벼슬길에 오른 이들은 음직을 받은 자들을 대우하지 않았다. 한명회도 개성에서는 설움을 톡톡히 당했다.

당시 개성에 '송도계'(松都契)라는 서울출신자들의 모임이 있었다. 한명회도 친교를 위해 가입을 희망했으나 거절당했다. '경덕궁직도 벼슬이냐·'라며 면전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일화 가 전한다.

과거시험으로 일생을 보낸 선비가운데는 죽어도 음직은 나가지 않는 자존심파도 있었다. 당장 호구가 어려운 경우가 아니면 초야의 선비로 늙었다. 실학자 이익(星湖 李瀷)은 40대 후반에 감역이란 벼슬에 임명 됐으나 부임을 않고 책만을 읽었다.

당시 시정에 '대가(代加)'라는 풍속이 있었다. 음서로 관직에 임명된 젊은이들이 고관대작의 서녀를 첩으로 맞이하면 장인의 벼슬 가자((加資)를 받을 수 있었다. 가자(加資)를 물려받으면 더 많은 녹봉을 받고 사회적 지위도 달라졌던 것이다.

조선 선조 때 조원(趙瑗)은 과거에 오르기 전 종실(宗室) 가문 서녀인 옥봉을 첩으로 삼는다. 옥봉이 할아버지를 졸라 조원의 첩이되길 자청하자 받아들인 것이다. 옥봉은 비록 서녀였지만 글재주가 있어 당시 사류사회에서도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이 정략결혼은 나중에 비극으로 끝났다. 조원이 과거에 오른 후에는 옥봉이 사대부 사이를 겁 없이 간여하며 기탄없이 시를 짓는 바람에 남편은 겁을 먹고 소박하고 말았다.

음직으로 벼슬에 나간 사람가운데 지사로 칭송을 받는 특별한 경우도 있었다. 한말 홍범식은 충청도 괴산 출신으로 음직(蔭職)으로 금산군수(錦山郡守)까지 올랐는데 한일합방 소식을 듣고는 자결했다.

최근 5년간 '민주화운동 관련자' 98명이 의예과·치의예과를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판 음서제(蔭敍制)', '민주화 운동 특수계급'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민주화운동 관련 전형 합격자는 연세대 30명, 고려대 3명, 아주대 3명, 전남대 21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민심은 싸늘하다. '민주화운동이 벼슬이고 계급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부모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게 자녀의 대학 입시에서까지 중요한 스펙처럼 활용되어서야 되겠는가. 자녀들 혜택 주려고 민주화 운동한 것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왜 우리부모님은 데모를 안했느냐'는 젊은이들의 자조 섞인 한탄도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의료계의 진료거부 파동도 특정지역에 의대를 설립하고 일부 계층의 자녀들에 대한 입학혜택제도가 문제가 된 것이다. '아빠 찬스, 엄마찬스' 이런 말이 나올수록 우리 사회의 공정 가치는 허무하게 무너진다. 이 시대 어렵게 청년기를 보내는 젊은이들의 좌절감이 크다는 것을 위정자들은 알아야 한다.

조선시대와 같이 언젠가는 음서처럼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 왕따 당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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