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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1.08 15:31:37
  • 최종수정2023.11.08 15:31:37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국민들은 정치인에게 일반인과는 다른 '도량(度量)'을 주문한다. 도량이란 무슨 말인가. 사전을 찾아보면 '사물을 너그럽게 용납하여 처리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다른 뜻을 보면 '사물의 양을 헤아린다'고 했으며 '길이를 재는 자와 양을 재는 되'를 말하기도 한다.

불가에서는 '보살이 도를 이루는 장소'라고 했다. 흔히 사찰을 '도량(道場)' 혹은 도량처라고 하는데 '場'을 '량'으로 읽는 것이다. 불교에서 이상세계를 지칭하는 만다라도 도량처라 불린다. 도량에는 헤아릴 수 없는 빛 '무량광(無量光)'이 비추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일찍이 임진전쟁 때 의병을 일으켜 국가에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가 즐겨 휘호한 것이 '무량광'이었다. 부처의 심오한 경지까지 추구한 완당 김정희도 아끼던 스님 초의선사에게 곧잘 이 휘호를 써 보냈다.

일반에서 바라 본 도량은 혹 불가의 '도량'에서 나온 생각인지도 모른다. 정치를 하는 자는 하늘같이 넓고 바다 같이 깊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고대 중국에서는 도량과 아량(雅量)을 같이 썼다. 세설신어(世說新語)란 고서는 고대 송나라 때 유의경(劉義慶)이 편찬한 책이다. 이 안에 있는 아량 편에는 위진, 시대 정치인이나 선비들의 도량을 기술하고 있다. 가장 특출했던 사람이 바로 사안(謝安)이었다고 한다.

4세기 초 사람으로 정치가, 군사 전략가였다. 그는 평온하고 두려움 없는 성품으로 겉으로도 놀란 표정을 짓는 일이 없었다.

벗들과 함께 바다에 배를 띄워 유람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광풍이 몰아쳤다. 배가 곧 뒤집힐 듯 이리저리 심하게 흔들리자 사람들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나 사안은 동요 없이 태연하게 노래를 불렀다.

뱃사공도 풍류를 아는 사람이었는지 온힘을 다해 계속 노를 저었다. 풍랑을 견딘 배가 육지에 닿자 사람들은 사안의 대범함에 찬탄했다고 한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도 태풍에도 끄떡없는 자세로 일을 처리하여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고 한다.

유교사회에서는 도량과 아량을 군자의 덕목으로 삼았다. 도량이 큰 인재가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커야 민심을 얻고 도움을 받는다고 가르친 분이 바로 맹자. '어질지 않으면 친척도 배반한다(寡助之至 親戚畔之)'고 일갈했다.

속 좁은 정치인을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청년 정치인의 우상이었던 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가 또 속 좁은 행태를 벌여 국민들로부터 실망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줄곧 우리말이 아닌 영어를 쓴 것과 관련해 예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직격한 것이다.

나종호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전대표가 인요한 위원장에게 '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하고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뽑은 자당의 대통령을 누워서 침 뱉기 식으로 비난을 일삼으며 당의 불협화음을 불러일으킨 것만으로도 이 전대표의 정치적 리더십과 역량은 의심스럽다.

이번에는 또 여권 내 반윤 세력을 규합하여 신당을 만든다고 한다. 총선을 앞둔 여당에 재를 뿌리겠다는 심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어느 누가 환영하겠는가.

이런 속 좁은 도량을 가지고 장차 국가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인가. '어질지 않으면 친척도 배반 한다'는 맹자님의 가르침 정도는 알고 지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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