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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02 14:28:44
  • 최종수정2025.04.03 22:55:59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조선 초기 청화백자를 흔히 '고소메'라고 한다. 일본인들이 지은 고소메를 한문으로 쓰면 고염(古染). 혹은 고심(古深)이 된다. 청화자기는 당시 명나라로부터 수입된 회청(回靑. 소마리청)으로 구워 매우 아름답다.

조선 초기 청화백자는 15세기 초반부터 왕실이나 사대부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이들은 백자에 청색으로 아름답게 시문 된 자기를 보는 순간 매료되었다. 조선에 청화자기가 처음 들여져 온 것은 원나라 말기로 추정되며 태조(이성계)는 전래 돼 온 청화자기를 성균관에 하사하여 귀하게 쓰도록 했다.

도자기는 깨지기 쉬운 관계로 이 청화자기가 언제 일실되었는지 기록이 없다. 그 이후 명나라로부터 청화자기가 많이 수입되었는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세종임금은 청자와 분청사기를 굽던 광주 일대 가마에서 이를 번조토록 했다.

청화자기를 한 번도 구어보지 못한 조선 도공들은 어떻게 이를 수용하여 발전시켰을까. 아직도 도자학계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명나라 도공들이 몰래 합반도로 입국 도운 것인지 아님 조선 도공들의 견본을 보고 발전시킨 것인지.

세종 당시 명나라는 정국이 불안하여 도자기 산업이 파국상태를 맞는다. 바로 암흑기 혹은 공백기(空白期)라고 하는 시기다. 명 조정은 사치하고 화려하다고 하여 일체의 청화백자 번조를 중지키고 조선에 회청의 수출도 금했다.

최대 도자기 산업의 중심인 경덕진의 불이 꺼졌으며 도공들은 연경으로 가지도 못하고 유랑하며 살았다. 이들 중 일부 도공들이 서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숨어들어 온 것은 아닌지. 광주 일대 도요지를 조사해보면 당시 중국에서 번조도 됐던 자기편들이 많이 출토된다.

광주 퇴촌면 우산리, 도마리 등 과거 왕실 도자기를 굽던 가마에서 초기 청화백자를 번조했다. 이미 30년전인 1995년도에 국립박물관에서 도마리 가마를 발굴,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는 한시가 쓰여 진 전접시 파편이 소개되어 있다. 접시 안쪽 내면에 1행에 5자씩 5련을 적은 것이다. 글씨의 품격으로 보아 화원의 솜씨이거나 문사의 작품이다. 처음 보고서가 나왔을 때는 이 시의 작자나 내용을 밝히지 못했다.

그런데 이 시는 당나라 시선 이백(李白)이 봄날을 맞아 만발한 꽃 풍경 속에 술을 그리워 한 '대주부지(待酒不至)'란 시의 일부분이다. 접시에 쓰여 진 시는 다음과 같다.

'玉壺繫靑絲,沽酒來何遲。山花向我笑,正好銜杯時'

푸른 끈 맨 옥호병을 들고 술 사러 갔는데 / 술 사오기가 어찌 이리도 늦는 가 / 오늘이 술잔 기울이기 좋은 때로구나…. (나머지 4련은 생략)

술과 풍류를 소재로 한 이백의 시는 고려 조선시대 사류들이 애송하는 대상이었다. 화원이 청화로 이백의 시를 썼다면 왕실의 주문으로 번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선 전기 청화백자는 중국으로부터 들여져 왔지만 조선 도공들은 지혜로 명나라 청화자기를 능가하는 명품을 만들었다. 명나라 초기 선덕연간 유행했던 세한삼우도(松竹梅) 문양은 그다음 황제 시기인 성화(成化)연간에 명맥이 끊겼다. 그런데 이 문양을 그린 명품 조선청화백자에서 부활하여 명나라 사신들이 조선에 오면 선물로 받아 귀하게 들고 갔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시기 번조된 '청화백자 세한삼우도' 큰 항아리 한 점이 최근에 일본에서 회류돼 필자가 고증했는데 정작 한국에서 알아보는 이들이 없다.

조선 초기 청화백자는 송나라에서 수입 된 청자기술에 상감청자라는 독특한 예술품을 완성, 세계적 명품을 이룩한 고려 도공들의 예와 같다. 지난 주말 광주가마터를 답사, 작은 고소메 청화백자 조각을 수습했는데 이백의 봄날 술을 기다리는 시구가 생각나 적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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