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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24 16:39:47
  • 최종수정2021.03.24 16:39:47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조선 후기 풍속화가 감흥을 주는 것은 당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담았기 때문이다. 혜원은 사대부들의 풍류나 기생들의 숨겨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많은 그림들이 비록 정지되었지만 조선사회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속도를 보여준다.

조선 정조임금을 감탄 시킨 도화서 화원은 단원 김홍도다. 지금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풍속화는 어명으로 그려진 것 들이다. 성문 밖에 나가는 것이 어려웠던 정조는 단원에게 특별한 당부를 한다. 백성들의 사는 모습을 소상히 그려 바치라고 했다.

단원의 그림가운데 풍속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진기가 없었던 조선 후기 단원의 풍속화는 서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혹은 해학적으로 담아 따뜻한 감흥을 준다. 단원의 그림도 조선 사회 영화스틸 같은 맛을 준다.

필자는 몇 해 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로 한국에 들여져 온 단원의 풍속화첩을 연구한 적이 있다. 단원이 23세에 그렸다는 묵기가 있는 이 풍속화는 모두 7장으로 기존에 공개 된 풍속화보다 품격이 있었다.

현재 남아있는 단원의 풍속화들은 언제 그렸다는 묵기가 없다. 이에 반해 이 화첩은 절대연대가 있어 풍속화를 그린 시기에 대한 편년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림은 다른 풍속화와는 다른 것이었다. 그림 속에는 어린 시절부터 도화서 화원이 되기까지 20대 청년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어린 소년이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고, 말을 탄 한 사대부의 담배 심부름을 하고 있다. 풍채 좋은 사대부가 거문고를 탄주 할 때는 그 옆에 앉아 감흥에 빠져있다.

그리고는 도화서 화원이 되어 출장을 가는 풍경과 투전판 구석에서 비스듬히 누워 졸고 있는 미소년, 화원들의 천렵 풍경, 늦은 밤 한 여인과 같이 길을 가다 다른 여인을 만나 합죽선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 그려져 있다.

주인공의 풍채는 준수하게 그려져 있는데 실지 잘생겼던 김홍도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사대부는 바로 단원을 어린 시절부터 가르쳐 온 시.서.화 삼절로 불리는 스승 강세황이었다. 단원은 스스로 자전적 풍속도를 그려 추억을 남긴 것이었다.

최근 아카데미 상후보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 '미나리'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1980년대 시골 농장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 가족 이야기를 한국인 2세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윤여정씨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 영화는 척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가운데 한국인들이 즐기는 화투, 80년대 레슬링 선수 김일에 열광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역사기록 처럼 담고 있다. 미국 권위 잡지인 포브스지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이지만, 이들이 어떻게 고난을 극복하며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사실을 소재로 한 영화는 대부분 성공을 거둔다. 미국 영화 '라스트 풀 메저'는 1966년 사상 최악의 전투가 벌어졌던 베트남 전쟁에서 전우들을 구했던 영웅이 전하는 실화를 감동적으로 그린 것이다. 세계인들을 울린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은 모성애를 다룬 아일랜드 실화다. 한국 영화 '파파로티'는 성악천재 가수 김호중씨 실화를 그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 미나리도 단원의 자전적 그림처럼 이 시대 고난의 삶을 성공시키며 살아가는 이민사의 풍속화로 역사에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기생충에 이어 아카데미 입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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